아끼다의 성모님
사사가와 수녀가 만난 수호 천사
일본의 아키타시의 근교인 유자와다이 언덕에 자리잡은 재속수도회인 성체봉사회의 수도원에선 아녜스 사사가와 수녀가 그녀의 수호 천사로부터 방문을 받았으며 나무로 조각된 성모상으로부터 3번에 걸쳐 인류의 운명과 관련된 중요한 메시지를 받게 되었다.
아키타는 일본 가톨릭 역사에서 1624년에 순교자를 낳은 역사적 땅이었다. 이는 사사가와 수녀의 수호천사가 그녀에게 "성모님께서 이 땅 아키타를 선택하시어 말씀을 보내셨는데..." 라고 알려줌으로써 그 역사를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청각의 상실
1973 년 1월 말경부터 사사가와 수녀는 두 귀의 청력이 둔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으나 성당 일이 바빠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3월 16일 금요일 아침, 성체봉사회 본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 돌연 청력을 잃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벨이 울리는 소리는 들었으나 수화기를 드는 순간, 상대방의 소리나 주위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말았던 것이다.
병원에서의 진찰 결과 왼쪽 귀는 전혀 듣지 못하는 전농(全聾)상태이고 오른쪽 귀도 80데시벨이라는 상태로서 분명히 진해성 난청이며 회복의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소리의 세계로부터 차단되어버린 것이다. 이는 성모상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받기 위한 시련의 준비가 시작되었음을 뜻하는 한편 사사가와 수녀에겐 기나긴 고난의 시작이기도 하였다.
그녀는 사회복귀 훈련의 하나로 상대방의 입술을 보며 말을 이해하는 독순술(讀脣術)을 배워야 했다.
신비의 빛
1973 년 6월 12일 화요일 사사가와 수녀는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에 감실에서 신비스러운 밝은 빛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날 있었던 신비한 경험에 대해 그녀는 사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이토 주교에게 나중에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감실문을 열려고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가는데 돌연 감실에서 눈부신 빛이 나타나 그 광채에 쏘인 순간 정신없이 그 자리에 엎드렸습니다. 물론 감실을 열 용기도 없었습니다. 어림잡아 한 시간 가량 그러고 있었을까요. 그 무슨 위력에 얻어 맞은 것처럼 그 빛이 보이지 않게 되었어도 두려움과 떨림으로 머리를 들 수 없었습니다.
후에 제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면서 죄 많은 저를 비추고자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이 빛으로써 당신 자신을 시현해 주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제 자신의 착각이었는지 몹시 당황했습니다.
전 에 묘요꼬오 순회 성당에 교리교사로 근무할 때 몇 번이고 감실문을 열고 성체조배를 드린 적이 있었지만 이와 같은 경험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만큼 제 머리가 이상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돼 다시 한 번 성당에 가서 기도를 드려보았으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난생 처음 겪는 너무나 이상한 체험인지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만의 비밀로 가슴에 품고 그날 밤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녀는 이틀 후인 6월 14일에 같은 경험을 하게 되어 그것이 단순한 환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날엔 감실에서 나온 빛을 둘러싸 듯이 옆에 있는 빨간 성체 등불이 화염처럼 타오르고 있고 맨 윗부분은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며칠 후인 6월 28일, 예수성심축일 전날인 목요일의 성체조배 시간에 일어난 일을 사사가와 수녀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잠시 있으려니 전에 세 차례나 본 것과 똑같은 눈부신 빛이 성체에서 방사되어 그 번쩍이는 빛살을 감싸는 듯한 안개와 연기 같은 것이 제단 둘레에 서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단 주위로 무수한 천사와 같은 모습들이 나타나서 일제히 성체 쪽을 향해 조배 드리고 있었습니다. 전 그 놀라운 광경에 빨려들어 무릎을 꿇고 그 빛을 향해 조배 드렸습니다. 그리고 혹시 누가 밖에서 불을 피워 연기가 제단에 반사된 것이 아닐까 해서 뒷편 유리창문을 힐끔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별로 그러한 것 같지도 않았고 그저 제단만이 이상한 빛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체에서 나오는 광채는 똑바로 볼 수 없을 정도의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고 엎드려 경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체조배의 시간이 끝났어도 그대로 엎드린 채 있었으므로 수녀들이 성당 밖으로 나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천사의 방문
이튿날인 예수성심축일인 6월 29일엔 사사가와수녀의 수호천사가 그녀를 방문하였다. 그 천사는 그녀가 4년 전에 묘오꼬오 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할 때 심한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서 의식불명이 되었을 때 방문했었다.
당시에 그녀가 나흘 동안 의식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을 때 한 낯선 부인이 그녀의 침상 곁에 나타나 로사리오 기도를 같이 하였으며 로사리오 기도의 각 단 끝에 다음과 같은 기도말을 덧붙이라고 가르쳐 주었다고 하였다.
'예수여,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지옥불에서 구하시고 연옥 영혼을 구하시되 특히 주님의 사랑을 가장 필요로 하는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해 주소서. 아멘'
그 기도말은 1917년 파티마에서 성모님께서 세 어린이에게 가르쳐 주셨던 것으로 당시엔 아직도 일본말로 번역되어 있지 않았었다.
그때의 그 천사가 다시 4년 후에 방문한 것이다. 그 상황을 사사가와 수녀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 묵주를 쥐고 기도를 시작하려는 순간 하나의 형체가 바로 내 오른편에 나타났습니다. .. 저의 오른편에 나타난 형체란 것은 틀림없이 4년 전 바로 그때의 그분이었습니다. 저는 무의식 중에 묵주를 꼭 쥐고 한 알 한 알 묵주알을 굴리면서 그분에게 맞춰 천천히 기도를 했습니다. ... 그 후 묵상으로 들어가 조금 지났을 때 어제와 똑같이 성체에서 발하는 매우 강한 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신없이 엎드려 조배 드리고 눈을 떠보니 또 다시 안개인지 연기인지 부드러운 광선이 제단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수많은 천사들이 나타나 빛나는 성체를 향하여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라고 찬미하는 드높고 맑은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제 귀에 울려왔습니다. 그 소리가 끝나자 동시에 제 오른편에서 기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주교님이 지으신 '성체봉사회의 기도'였기 때문에 저도 그 소리에 이끌리어 무릎 꿇고 그에 맞춰 기도했습니다. 이어서 '모든 백성의 어머니'의 기도가 들렸습니다. 그 소리는 전술한 그 부인의 것이었는데 이러한 기도 소리는 앞서 '각 단의 끝에 바치세요.'라고 지시한 때보다도 더욱 아름답고 깨끗해 마치 천상의 소리처럼 울려 퍼지며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에 맞춰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때 문득 앞에 장궤하고 계시는 주교님의 옷 등에 문장 같은 것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저까지 모두 7,8명이 주교님 제의 양옆에 내려진 붉은 끈을 함께 잡고 있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환상같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마치자 그러한 광경은 사라졌습니다. 그 후 얼마 동안이나 장궤한 채로 기도하고 있었는지 한 수녀가 어깨를 두드릴 때에야 정신을 차리고 함께 루르드의 성가를 부르며 조배를 끝냈던 것입니다.
이때의 일도 '별다른 일이 있거든 보고하라'하신 주교님 말씀에 따라 모두 설명해 올렸습니다. 그때 주교님 제의 등에 문장을 다셨느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그런 것 달고 있지 않다는 대답에 'M자 위에 성작과 성체가 있는 모양으로..'라고 설명하자 그것은 내 문장이라고 놀라셨습니다. 7,8명의 수녀님으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제의 끈에 매달려 있음을 설명해 드렸더니 주교님은 무엇엔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성모님의 첫 발현
7월 6일 새벽 3시경에 손에 나타난 성흔의 격통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이루고 있을 때 어디서인지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이전에 사사가와 수녀와 함께 기도했던 그 수호천사의 목소리였으며 성모님의 손의 상처는 더욱 커서 깊이 앓고 계시다며 가서 보기를 독촉하였다. 그녀가 찾아본 성모상은 신비하고 눈부신 빛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너무 놀라운 나머지 그녀는 엉겁결에 무릎을 꿇어 성모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이날 사사가와 수녀는 성모님과 함께 성체 봉사회의 기도를 하던 중에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의 성심이여, ...'를 성성모님께서 '성체 안에 참으로 계시는 예수의 성심이여...'라고 하시고 당황해 하는 수녀에게 '이제부터는 참으로라는 말을 덧붙여라' 하시며 그 말에 힘을 주셨다고 했다.(이토 주교가 기초한 성체봉사회의 기도문에는 '참으로' 라는 말이 없었음)
그 후로 두 번의 발현이 더 있었으며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발현은 1973년 10월 13일에 있었다.
그리고 악마의 방해
1973 년 8월 4일, 당시의 전례력으로 성 도미니꼬의 축일에 사사가와 수녀는 저녁의 성무로 성당에 들어가다가 별안간 등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강하게 잡아채는 데 놀랐다. 불러 세우는 행동치고는 너무 격렬하고 난폭하였기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웬 검은 그림자가 덮치고 있었다.
황급히 손을 올려 어깨 언저리를 떨쳐버리려 했으나 바위와 같은 힘으로 꽉 눌러 쥐고 있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몸서리치면서 이내 '아베 마리아! 수호천사여, 도와 주세요!'하고 소리쳤다. 그때 전의 수호천사가 모습을 나타내 그녀를 성당으로 인도하듯이 앞장서 주는 것이었다. 그 순간 어깨를 짓누르던 힘은 사라졌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성수를 손끝에 찍어 십자성호를 긋고 입당하여 자기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 순간의 일이지만 인위적인 영역을 초월한 이상하고 무시무시한 습격이었다.
그 후에도 똑같은 일이 같은 장소에서 다시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주여, 도와주소서,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하여 즉석에서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이 악마의 공격임을 본인도 알아차렸다.
왜냐하면 하느님으로부터 은혜를 받을 때는 마음의 감미로움과 심오한 평안을 남기는데 반하여 이와 같은 경험은 참으로 기분 나쁜 뒷맛과 공포를 남기기 때문이었다.
성지 전문 여행사 사람과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