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숭배
그릇된 예배
그릇된 예배의 죄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께 드려야 할 예배를 그르치기 때문에 예배의 본성에 정면으로 반대된다. 그릇된 예배, 우상숭배 행위는 다음 3가지 유형이 있다.
1. 참되신 하느님께 대한 그릇된 예배: 하느님께 합당한 영광을 드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인간에게 봉사하도록 하느님을 끌어들이려는, 헌신적인 신심의 정신이 결여된 그러한 외적 예배행위
2. 우상숭배 : 거짓 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예배행위
3. 미신과 마술 : 악마와 어둠과 마술적인 힘에 대해 종교적 신앙과 신뢰심 비슷한 것을 갖는 것.
1. 하느님께 대한 그릇된 예배
참된 예배는 하느님께 영예와 영광을 드리는 데에 있다.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신심과 완전한 복종을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로 그릇된 예배는
1) 하느님을 인간의 유익을 위한 종교 행위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
2)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내적 신심과 봉헌을 진실로 표현하지 않고 하느님께 합당치 않은 외적 수단들을 사용하는 것
3) 순전히 인간의 감정과 열망을 해소하기 위한 종교적 행위들이다.(의무감에서)
* 신심의 준마술적 행위 :
이 것은 어떤 규정된 예식을 엄격하게 지킴으로써, 또는 요구된 번수대로 그 예식을 반복해서 행함으로써, 특별한 효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특정 예식이나 기도들을 말한다. (이런 기도나 예식은 예컨대, 사람이나 동물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나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 또는 어떤 사람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등등의 목적으로 행하게 된다.) 그 효과는 하느님의 자유롭고 자비로운 선물로 생각하지 않고, 그 예식이나 기도 자체의 신비로운 힘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힘이 사람이 바라는 성공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준마술적 행위는 사도 바오로가 말한(1고린 12,28-30) 하느님이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얻는 치유의 은사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이런 은사는 하느님께 대한 순수한 신뢰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본이나 유해가 상징하는 그리고 그것들을 통하여 예배와 신앙과 존경을 드려야 할, 하느님과 성인들과는 관계없이 그 성물들 자체에서 특별한 효력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위들은 하느님께 대한 내적 신심보다는 물건 자체에서 효력이 발생한다고 믿는 오류이다.
* 부당한 방법에 의한 그릇된 예배 :
제사와 예배 행위는 하느님께 지불해야 할 세금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금을 내기만 하면 사람은 그분이 원하시는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 것은 하느님께 대한 신심의 순수한 표현이 아닌 예배의 방법과 행위들로서, 구약의 예언자들이 아주 강하게 비판했던 예식주의 형식주의에 빠진 예배를 말한다. <너희의 순례절이 싫어 나는 얼굴을 돌린다. 축제 때마다 바치는 분향제 냄새가 역겹구나. 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친교제물로 바치는 살진 제물은 보기도 싫다. 거들떠보기도 싫다. 그 시끄러운 노랫소리를 집어치워라. 거문고 가락도 귀찮다.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아모 5,21-24; 참조 이사1,11-17; 예레 7,21-26)
하느님은 무엇보다도 먼저 사람의 마음과 사랑과 순종을 원하신다. 이러한 내적인 정신이 없는 제물과 예식은 헛된 것이다.
2. 거짓 신들에 대한 예배(우상숭배 : Idolatry)
그릇된 예배의 가장 심한 형태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거짓 신들, 순수 피조물, 악신, 마귀 등에 대한 예배와 흠숭이다.
* 우상숭배는 세상에 대한 이원론적 개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선하신 하느님 외에 그분께 반대되는 악령들도 있다. 악령의 노여움을 달래어 그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게 찬사를 드리고 제사를 바쳐야 한다. 이스라엘이 우상을 숭배하려 했던 경향도 일반적으로 이러한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야훼를 섬기면서도 동시에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힘을 가진 그 지방의 잡신들을 공경하였다. 그러나 성서는 그러한 잡신 공경의 이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악한 세력과 악마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들도 완전히 하느님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결코 그것들에게 예배를 드려서는 안되고 덕스러운 생활로 그것들을 물리쳐야 한다.
고대 동방의 종교와 희랍과 로마제국의 종교들은 모두 다신교였다.? 많은 신들과 여신들을 숭상하게 된 원인은 일반적으로 참 하느님에 대한 의식적인 배신이 아니고 단순한 무지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세상의 피조물도 우상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황제들은 흔히 신격화되었고 그 외의 이름난 사람들도 그러했다. 짐승, 나무, 바위와 같은 피조물들도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
* 성서가 말하는 우상숭배의 참으로 중요한 의미는 피조물이나 현세적 가치를 최고의 선으로 격상시키는 데에 있다. 성서는 돈과 쾌락, 그와 비슷한 현세적 사물들을 최고의 선으로 받드는 사람들을 우상숭배자들이라고 표현한다.(마태6,24; 에페5,5; 필립3,19; 골로3,5). 현대 문명에서는 부귀, 물질적 발전, 국력 등등에 대한 우상숭배가 가장 위험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인간이 하느님을 버리고 현세적. 물질적, 육체적인 것에 완전히 빠지게 되면, 현세적 가치에다 신적 영광의 옷을 입혀 그것을 위해 자기 생애를 바치게 되며, 자기의 본질을 이루는 종교적 본성을 저버리게 된다.
3. 미신(U≫aa superstition)
넓은 의미에서 미신은 객관적으로 근거없는 대상에 대한 무익하고 맹목적인 신앙과 실천을 행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참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실천의 준마술적 남용도 포함된다.
좁은 의미에서 미신은 상상적인 어떤 세력을 믿음으로써 행하게 되는 무익한 신앙과 실천이다.
신자들의 미신적인 종교생활의 오류는 실제로 존재하는 하느님과 성인들로부터 어떤 은혜를 얻기 위하여 부당하고 무익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고, 좁은 의미의 미신의 오류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어떤 힘을 믿는 것이다.
1) 미신의 원인에는 무지가 크게 작용한다. 과학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 자연의 현상을 알지 못하는 사람, 하느님의 참된 개념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미신에 쉽게 빠진다. 무지한 사람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비상하고 두려운 일을 당할 때 그것에 대한 해명을 얻기 위하여 어떤 신비로운 힘을 믿게 된다. 또한 미신은 흔히 조상들로부터 물려받는다. 조상들이 물려준 것이기 때문에 개인으로서는 그것을 피하기가 어렵다.
2) 미신의 가장 심층적인 원인은 하느님께 대한 참된 신앙이 없고 참된 종교를 믿지 않는 데에 있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도 많은 미신이 성행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에게 참된 신앙이 없기 때문이다.
과 학이 발달하고 지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 때문에 마음이 불안정하다. 이런 불안정과 걱정 속에서 사람은 안전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을 찾는다. 하느님의 섭리에서 피난처를 찾지 못하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을 얻지 못한다면, 사람은 자기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고 생각되는 미신에 떨어지기 쉽다.
3) 미신은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자기 존재를 알아보려 하고 그러한 불안정과 걱정에서 도피하려는 절망적 시도의 하나이다. 그것은 자기 존재의 심오한 진리와 초월성을 향한 질서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신은 하느님의 절대적 통치권에 대한 인간의 시각을 왜곡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신은 자기의 불투명한 존재를 좌우한다고 생각되는 잡신이나 세력을 주문 암송과 예식으로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 성서는 점장이. 복술가, 혼백에게 물어보는 자, 주문을 외는 자, 마술사, 술객 등 미신을 행하는 자들을 모두 단죄하고(신명 18,9-14; 이사2,6;8,19; 예레27,9-10; 사도19,19), 요술쟁이와 죽은 사람의 혼백을 불러내는 사람이나 점장이는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출애22,18; 레위20,27) 그러한 미신행위가 신앙이 없는 데서 기인된 것이라면 불신앙의 중죄가 된다. 확실히 미신은 적어도 객관적으로 볼 때 사람이 건전한 이성에 의해서가 아니고 환상에 의해서 결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가끔 개인적. 사회적 무책임을 범하는 죄가 된다. 따라서 필요한 결정을 하지 못하고 활동은 무력해지며 참으로 생활에 필요한 것을 직시하지 못한다.
* 미신은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상징이나 표징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예식이나 관습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영적인 실재를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종교적. 전례적. 상징의 사용은 그 순수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상징은 사람으로 하여금 신적인 것에 접근하도록 도와준다.
* 미신은 인간의 초심리학적 능력의 사용과도 구별되어야 한다. 가끔 일상생활 속에서 이상한 여러 가지 힘이 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초능력의 과학적 합리성은 설명되지 않고 있지만 초능력의 존재는 경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현상 중에 많은 것들을 미신이나 마술로 보아 넘겼지만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그것들은 실재로 존재하는 것들임을 인정해야 하며, 그것들의 사용을 일방적으로 죄라고 보아서는 안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초능력과 같은 비상한 현상을 모두 다 마술적이고 미신적인 것이라고 무조건 배척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그것들이 속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든 종교적인 성격을 지닌 것이든 너무 쉽게 믿어서도 안된다.
페쉬케著 그리스도교 윤리학 3권 우상숭배에 관한 글을 황양주신부가 요약. 정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