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왜 일어났나(4)
4. 역사적 반성 및 교훈
16세기의 종교개혁은 한 가톨릭 신부인 Luther의 교회 안에서 가톨릭적 교회쇄신에서 시작하여 정치적 개인과 경제, 사회적 상황에서 교회밖에서의 개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종교개혁의 직접적 원인은 Luther자신의 개인적 성격과 사상과 더불어 중세 말기 종교적 배경에 있다. 신학에 있어서 교회생활과 연결되지 못한 데에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신학이나 교리는 성서구절의 인용이나 학문적인 견해의 나열과 같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의 삶과 그 방법을 일깨워주는 지혜를 반드시 지적해야 한다. 그리고 당시에 인간의 가치를 들어높히던 인문주의와 사도시대로의 복귀를 내세운 개혁의 요구와 종교개혁과 연결하여 볼 때에 인간성 회복은 우선 신을 전제로 해야 하며, 교회쇄신의 주창은 독실한 종교성을 갖추고 과격하거나 혁명적이기보다는 설득적이어야 한다. 아울러 종교개혁은 교회의 내분에 그 원인이 있다면 우리는 교회의 일치에 유의해야 한다. 교회는 항상 그 내부로는 쇄신을 요구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는 침해의 위험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단합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는 어떤 세속적, 물질적인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복음정신에 입각한 사랑과 이해의 연결이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중세 말기의 교회의 세속화는 종교개혁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세속화를 개탄하기 이전에 우리들 자신이 세속화되어가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겠다. 성직자의 경우에, 신적 소명감과 영신적 사명의식 속에서 공인으로서 물욕과 명예욕에서 해방되어 세속적 직업이 아닌 사제직을 이러한 사욕의 충족을 위한 도구화하기보다는 사도적 청빈의 실천으로 삼아야겠다. 그리고 중세 말기의 정치와 종교의 혼동에서 정교분권의 원칙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이원론적 입장에서 유의할 점은 교회가 동등한 자세에서 정치 속에 휘말리기보다는 그 위에서 국가의 사회논리와 도덕향상을 위해 충고와 격려로 선도적 역할을 해야겠다. 수도원은 무엇보다도 생활을 통해서 교회 영성의 활성화에 이바지해야 하며, 평신도의 교회예전의 참여에 있어서도 형식주의를 지양하고 그 참된 의미를 깨닫고 보다 적극 적인 신심행사에 임하여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생활해야겠다.
사목 67호, 1980년 1월, 14-25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