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匿名)의 그리스도인
비록 무신론자라도 진리를 탐구하며 자기의 도덕적 양심이 요구하는 바를 실천하는 자를 익명(匿名)의 그리스도인(Anonynous Christian) 이라 한다.
1. 익명의 그리스도인
인간 쪽에서 보면 그는 그리스도인이 아닌 무신론자일 수 있어도, 하느님쪽에서 보면 인간이 본성적으로 신적 성품을 모시고 있는 하느님의 자녀이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목표로 고백하고 있는 영생에 이를 수 있다.
그 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비(非)그리스도인, 설령 무신론자라도 그들의 구원 가능성에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의 깨달음에 도달 하기를 원하시는"(1디모 2,4)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들의 구원 가능성을 비관적(悲觀的)으로 본다는 것은 온 인류를 구원 하시는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의 뜻을 과소 평가하게 된다.
그러므로 '익명의 그리스도인' 이란 단지 겉으로 드러난 그리스도인이 아니라고 하여, 무신론자나 다른 종교인들을 함부로 앝보거나 배척 해서는 안될 뿐 아니라, 형제적 자세로 대화할 수 있으며, 인간 사랑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그리스도교적 표현이다. 결코 무신론자나 타 종교인이게 그리스도교적 이름을 강제로 씌우려는 의도는 아니다.
진정한 자아사랑, 이웃사랑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는데 다른 종파라는 것이 제약이 될 수 없다. 무신론자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얼마든지 맹목적인 그리스도교 신자 이상일 수 있다.
2. 명시적(明示的, 참된) 그리스도인
그저 교적부에 이름을 올려 놓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 자신을 내어 주심으로서 인간에게도 요청하는 사랑의 정신("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시오"(요한 15,12)을 구체화 시키는 사람이다.
즉, 그리스도의 생애를 연장(延長)하는 사람이다(마더 데레사 수녀, 안중근 토마스 의사 등, 1~2항 참조). 그리스도교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 일지라도 '명시적'으로 그리스도의 활동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 든지 있을 수 있다.
3. 신앙과 세례의 필요성
그 리스도께서는 신앙과 세례의 필요성을 명백한 말씀으로 강조하셨다. 모든 사람이 마치 문(門)을 통하는 것처럼 세례(洗禮)를 통하여 들어가는 교회의 필요성을 확인하셨다. 그러므로 교회가 구원의 정상적 방법이다. 그러나 본인의 탓 없이 복음(福音.그리스도)을 알지 못하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하느님만이 아시는 길로써 구원으로 이끄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