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자의 말: 주여, 나는 당신께 나아가오니, 당신의 선물을 받아 나의 일이 잘되고 또 "당신의 어지심으로써 굶주린 자에게 마련해 주신"(시편 68,10)당신의 거룩한 잔치를 즐기기 위함이로소이다. 나의 모든 희망을 둘 수 있고 또 두어야 할 그 모든 것은 전혀 당신께만 있나이다. 당신은 나의 구원이시오, 구속이시오, 희망이시오, 용기시오, 명예시오, 영광이로소이다. 그러므로 주 예수여, "내 마음 주를 향하여 올리오니 당신 종의 마음을 기쁨으로 가득 채우소서"(시편 86,4). 나는 지금 당신을 신심 있게 공경을 다하여 영하기를 사모하오며 또 자캐오와같이 당신께 강복을 받고 아브라함의 자손들 중에 들기에 합당하면 당신을 내 집으로 인도하기를 간절히 원하나이다. 내 영혼은 당신 성체를 원하고, 내 마음은 당신과 결합하기를 사모하나이다.
2. 당신을 내게 주소서. 그만하면 나는 만족하오니, 당신외에는 나에게 아무 다른 위로가 쓸데없나이다. 당신이 없이는 나는 지낼 수가 없고 당신이 나를 방문해 주시지 않으면 나는 살수가 없나이다. 그러므로 나는 자주 당신께 나아가 내 구원의 약이 되시는 당신을 영할 필요가 있사오니, 천상 양식을 받지 못하게 된 경우에 길에서 혹 기진 할까 두려워하는 까닭이옵니다. 극히 인자하신 예수여, 백성에게 강론하시며 여러 가지 병을 낫게 해주실 때에 말씀하시기를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나와 함께 지내면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하였으니 참 보기에 안되었구나. 가다가 길에 서 쓰러질지도 모르니 그들을 굶겨 보내서야 되겠느냐?"(마태 15,32)라고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이미 당신은 신자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성체 성사에 머물러 계시니 내게도 이렇게 해주소서. 당신은 영혼의 맛있는 양식이시오, 또 당신을 적당히 영하는 자는 영원한 영광에 참석하고 또 그의 상속자가 되리라. 이렇게 자주 넘어지고 범죄하며, 이렇게 급히 나태해지고 핍진하는 나에게는, 자주 기도하고 고해 성사를 받으며 당신 성체를 영함으로써 나를 새롭게 하고 깨끗하게 하며 열렬케 할 필요가 있나이다. 이는 너무 오래이 양식을 안먹어 거룩히 뜻한 바에 어긋날까 함이옵니다.
3. 사람의 마음은 그 어릴 때부터 악으로 기울어지며 하느님의 약이 없으면 사람은 곧 더 큰 악으로 떨어지니이다. 그러므로 영성체하는 것은 죄를 멀리하고 선을 행함에 견고케 하나이다. 성체를 영하며 미사를 지내는 데도 이렇게 자주 경솔하고 내 마음이 차갑거든, 만일 이 약을 쓰지 아니하고 이 큰 도움을 찾지 아니한다면 어찌 되겠나이까? 내가 비록 어떤 날에 적당히 준비하지 못하여 미사를 지내기에 합당치 못 할지라도 그래도 적당한 때를 이용하여 천상 은혜를 영하고 이만한 은총을 얻기로 힘쓰겠나이다. 당신을 멀리 떠나 이 죽을 육신을 끌고 다니며 사는 동안, 충실한 영혼에게 특별히 위로되는 것은, 자주 자기 하느님을 생각하여 신심 있는 마음으로 자기 사랑하는 분을 영함이옵니다.
4. 오! 주 하느님이여, 모든 신을 조성하시고 생활케 하시는 하느님이신 당신이 나의 주린 것을 풀어 주시기 위하여 천주성과 인성을 다하여 이 불쌍한 영혼 위에 내리고자 하시니, 당신의 우리에 대한 인자는 실로 기묘하옵나이다. 주 하느님이신 당신을 신심 있게 영하고 또 당신을 영함으로써 신령한 즐거움을 가득히 누리는 그 정신은 얼마나 행복스러우며, 그 영혼은 얼마나 복되옵니까? 그 영혼이 영하는 주님은 그 얼마나 위대하시옵니까? 맞아들이는 그 손님은 얼마나 사랑하는 분이시옵니까? 환영하는 친구는 얼마나 미쁨이 있나이까! 그가 안아 모시는 정배(淨配)는 얼마나 아름다우시고 높으신 분이옵니까! 모든 사랑함직한 자들보다도 모든 원함직한 것보다도 얼마나 더 사랑할 분이옵니까! 극히 착하신 나의 사랑하올 이여, 당신 대전에는 하늘과 땅과 그 만물이 묵묵해야 할 것이오니, 거기에 무슨 아름다운 것이 있고 찬미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 당신이 자애롭게 주신 것에 지나지 않고 또 측량할 수 없이 지혜가 있는 당신의 영광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