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자의 말: 주여, 어찌하면 내가 홀로 당신만을 찾아 모시게 되어 당신께 온 마음을 바쳐 내 영혼이 원하는 대로 당신을 내 즐거움으로 삼으리이까? 그리되면 아무도 나를 경멸하지 않고 아무 조물도 내 마음을 요동케 하지 아니하며 바라보지도 아니하오리니, 당신이 홀로 내게 말씀하시고 내가 당신께만 말할 것이오니, 이는 마치 사랑하는 자에게 말하고 친구가 친구와 잔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옵니다. 주여, 나는 온전히 당신과 결합하여 내 마음이 조물을 끊어 버리고 또 더욱 영성체함과 가끔 미사를 드림으로써 천상의 것, 영원한 것에 맛들이게 되는 것을 빌고 또 바라나이다. 오! 주 하느님이여, 나는 언제나 완전히 당신과 결합하여 있고 당신께 흡수되어 나를 완전히 잊으리이까? 당신은 내 안에 계시고 나는 당신 안에 있게 하시어, 우리가 더불어 합하여 하나가 되어 머물기를 은혜로이 허락해 주소서.
2. 참으로 당신은 내 사랑하는 분이시오, "만인 위에 뛰어난 사람이시니"(아가 5,10), 내 영혼이 제 온 일생에 당신 안에 거처하고자 하나이다. 참으로 당신은 내게 평화를 주시는 분이시니 당신 안에 지극히 평화와 참된 안정이 있고, 당신밖에는 수고와 고통과 한없는 불행이 있나이다. "하느님께서 너도 몰래 너를 보살피시니" (이사 45,15), 당신은 악인들과 같이 상의하시지 않고, 당신이 겸손한 자들과 순직한 자들에게 말씀하시나이다. "주님의 불멸의 정기는 만물 안에 들어 있다!"(지혜 12,1). 당신이 자녀들에게 당신 즐거운 사랑을 보이시기 위하여 가장 단 면병을 하늘로부터 내리시어 그들을 은혜로이 기르시나이다. "우리 하느님 야훼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분이시다. 그처럼 가까이 계셔 주시는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신명 4,7). 당신은 모든 신자들에게 가까이 계셔 일용할 위로로 마음을 천당으로 향하게 하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주시어 먹고 누리게 하시나이다.
3. 우리 그리스도의 백성과 같이 훌륭한 백성이 어디 있나이까! 신심 있는 영혼과같이 사랑을 받는 조물이 이 세상 어디에 있나이까? 하느님께서 이런 영혼에게 임하시어 당신 영화로운 육신으로 그를 기르시나이다. 오! 형언할 수 없는 은혜여! 오! 신기한 어짐이여! 오! 사람에게만 베푸신 무한한 사랑이여! 이 은혜를 위하여, 이렇게 탁월한 사랑을 위하여 주께 무엇으로 갚으리이까? 내 마음을 내 하느님께 완전히 드려 서로 친밀하게 결합시키는 것보다 더 마음에 맞는 것을 드릴 수 없나이다. 내 영혼이 완전히 하느님과 결합하게 되면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용약하리이다. 그 때에 하느님께서 네게 이르시기를,"네가 나와 더불어 있고자 하면, 내가 너와 더불어 있으리라." 하시리이다. 내가 대답하기를, "주여, 내가 즐겨 당신과 더불어 있고자 하오니, 은혜로이 나와 더불어 머물러 계시옵소서. 내 마음이 당신과 결합되는 것이 나의 모든 원이옵나이다." 하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