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EP-1234 프로그램: 본당 이렇게하면 활성화된다 (평화신문에서 발췌)

미래사목연구소의 차동엽 신부님의 EP-1234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EP-1234 를 따르기만 하면 본당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반드시 되게 돼 있습니다.
어떤 본당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 차동엽 신부 -

[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시작하며

[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시작하며: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

EP-1234 를 따르기만 하면 본당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반드시 되게 돼 있습니다.
어떤 본당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미래사목연구소 차동엽 신부는 확신했다. EP-1234 는 본당이 활성화할 수 있는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기에 모든 상황 모든 본당에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

  EP-1234는 심각한 위기국면에 직면한 한국 가톨릭교회를 살려보려는 순박한 애정과 무모한 모색의 결과로서 생겨난 하나의 몸부림입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끝없는 혁신의 길로 가야 하는 참으로 비장한 교회 존재 방식의 대안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일선 본당에서 EP-1234 를 현실화할 수 있을까. 차 신부에 따르면 EP-1234 는 인식의 문제가 가장 선행돼야 한다. EP-1234 라는 모델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사목 일선에서 균형잡힌 통합적 사목을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차 신부는 이와 관련 복음적 사목(EP)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교육 이라며 EP는 1234의 10가지에 대해 점검표를 만들어 수시로 점검하고 교육하고 반복하는 과정 이라고 설명했다. 즉 EP-1234 는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 각각을 위한 비전을 복음에서 찾아내고 그 비전을 교육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과정은 디딤돌을 잘 놓는 것에서 출발한다. 차 신부는 EP-1234를 본당에 적용하기 전에 본당의 사목실태를 진단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본당 간이진단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며 많은 본당에서 EP-1234를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차 신부는 이 EP-1234를 체계적으로 엮은 「성공적인 교회들에는 비밀이 있다」(에우안겔리온)를 발간 보급에도 나서고 있다.

우광호 기자
[평화신문 2005.08.07]

[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① 총론

[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① 총론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2004 교세통계」에 따르면 고해ㆍ혼인성사 참여자는 갈수록 줄고 있고 쉬는신자는 전체 신자의 3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회 활성화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소공동체 운동도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영향으로 갈수록 활력을 잃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교회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평화신문은 이 파고를 이겨낼 방향타로 EP-1234 를 제안합니다. 이번 호부터 EP-1234 가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두 12회에 걸쳐 살펴볼 것입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원하는 본당에 프로그램을 실제로 적용하는 시도도 해볼 것입니다. 본당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는 사목자와 사목위원 및 단체장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글 싣는 순서

① 총론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⑧ EP 4 - 교회 가지: 제 7 계명 -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⑫ 종합

 신자수 4000명의 A본당. 주일마다 성당에는 신자들로 가득찬다. 주임신부와 보좌신부는 고해ㆍ혼인ㆍ병자성사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이상하다. 주임신부는 늘 바쁘기는 한데 뭔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 이라고 말한다.

 주일미사에 정기적으로 나오는 신자 비율도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성당에 나오는 이들도 건성건성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신자들 눈에서 열성을 읽을 수 없다. 쉬는신자도 30%를 넘고 있다. 본당에서 무슨 행사를 하려고 해도 신자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민이 또 하나 늘었다. 유아세례자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주임신부는 결심했다. 다른 본당에서 실시해 큰 성과를 거뒀다는 좋다는 약 들을 찾아 나섰다. 우선 평화신문에 보도된 본당 활성화 사례들을 찾아봤다. 결론이 내려졌다. 선교운동 소공동체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고리기도 방문ㆍ거리선교 묵주기도 봉헌운동 구역반 미사가 이어졌다. 남성 신자 신앙 활성화를 위해 아버지 모임 과 축구단 모임 도 만들었다. 결과는 당연히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신자들은 예전보다 더 뚱 한 표정이다. 왜 귀찮게 하느냐 는 표정들이다. 도대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주임신부는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품는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왜 신자들이 따라오지 않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많은 본당에선 어느 본당에서 어떤 방법(프로그램)을 사용했더니 좋은 성과가 나왔더라 는 소문을 들으면 그것을 곧바로 도입하려 한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성과를 가져올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성과를 전혀 가져오지 못할 때가 많다. 본당 주임신부 역량이나 신자들 자질 부족 때문이 아니다. 사목상황 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본당에서 성공한 활성화 모델이 다른 본당에 적용될 경우 어느 경우에는 통하고 어느 경우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경험이다. 방법적 접근이 지니는 한계 때문이다. 방법적 차원만 흉내내서는 진정한 본당 활성화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각 본당 성공 사례에 깔려있는 그 원리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 이제 본당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는 원인들을 분석할 때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교회들이 있었고 실패한 교회들이 있었다. 이중 성공한 교회들에는 비밀이 있다. 바로 EP-1234 다. EP-1234 를 개발한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소장 차동엽 신부)는 EP-1234 가 단순히 공허한 이론적 기획이 아니라고 말한다. EP-1234 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교회들의 성공비결 을 원리적으로 종합한 사목모델이라는 것. 덧붙이자면 일선 사목현장(본당 사목)에서 열매를 맺는 것으로 검증된 인자(factor 본당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들 만을 체계적으로 집성한 모델이다.

  EP-1234 에서 EP 는 복음적 사목(Evangelical Pastoral) 약어. 사목 전체를 총괄하는 사목 비전을 의미한다. 1234 는 ▲1: 교회 토양(교회 활성화를 위한 동력원)에 속하는 한 가지 요소(성령) ▲2: 교회 뿌리(영적 인프라)에 속하는 두 가지 요소(기도 영성ㆍ전신자 은사 계발) ▲3: 교회 줄기(시스템 및 조직)에 속하는 세 가지 요소(소공동체ㆍ기능적 조직ㆍ뉴 리더십) ▲4: 교회 가지(사명 및 열매)에 속하는 네 가지 요소(수용중심 선포ㆍ은총의 축제ㆍ고감도 사랑ㆍ토털 서비스)를 각각 의미한다.

 1 2 3 4에 속하는 요소를 모두 모으면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가 된다. 이 인자들은 전체 교회 유기체적 질서(토양-뿌리-줄기-가지) 안에서 서로 지원하고 열매 맺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EP-1234 는 10가지 활성화 인자를 교회 전체 차원에서 인식하고 연결시킬 때 본당 활성화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이 인자들을 종합하면 교회 활성화를 위한 10계명이 제시된다. ▲1계명: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교회 토양) ▲2계명: 합심하여 기도한다 ▲3계명: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이상 교회 뿌리) ▲4계명: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5계명: 조직이 기능을 최적화 한다 ▲6계명: 뉴리더십을 발휘한다(이상 교회 줄기) ▲7계명: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8계명: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9계명: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10계명: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이상 가지)가 바로 그것.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는 지난 4월 미래사목연구소가 주관한 EP-1234 제안 학술발표회 에서 EP-1234는 내ㆍ외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한국교회에 원리를 바탕으로 체계적 접근방식을 담고 있는 희망적 대안 이라며 본당이 경영 합리화를 꾀하지 않으면 종교 시장화 물결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적절한 본당 활성화 모델이 제공돼 환영한다 고 말했다.

우광호 기자 kwangho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5.08.07]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EP-1234 에서 EP(복음적 사목 Evangelical Pastoral)-1 은 교회 활성화를 위한 동력원 즉 토양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 요소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바로 성령 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구원활동이 성령의 감도를 받아 이뤄진 것처럼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목활동도 성령의 현동(現動) 속에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성령은 그래서 복음적 사목의 첫머리에 놓입니다.

성령은 나머지 EP-2 EP-3 EP-4 를 살리고 죽이는 전권을 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은 첫번째 교회 활성화 인자(因子)요 가장 중요한 활성화 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령은 일선 사목현장에서 본당 활성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 인자(Factor)로 작용한다. 미국 가톨릭 본당 협의회 연구팀은 최근 한 연구에서 탁월한 복음적 성과를 낸 본당들의 공통점을 발표했다. 그 공통점 중 한 요소가 바로 성령의 역사하심을 믿고 따르는 두려워 하지 않음이다.

 아무리 최첨단 장비를 갖춘 공장이라도 전원이 끊기면 가동되지 않는다. 교회에도 성령이 끊기면 그 순간부터 작동하지 않는다. 또 교회는 생동력의 원천인 성령으로 말미암아 탄생하고 성장하고 쇄신된다. 마치 뿌리가 없으면 나무도 설 수 없듯 성령은 교회를 이루는 뿌리다. 나무 뿌리가 눈에 보이지 않듯 성령도 실제로 작용하고 있지만 포착할 수 없다.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처럼 필수적이고 바람이나 폭풍처럼 역동적이며 볼 수는 없으나 강력한 그 무엇 그것이 바로 성령이다.

 교회는 다락방에서 이 성령의 강림을 통해 탄생했다. 그리고 이 성령은 계속 교회를 세우고 교회를 수호한다. 또 교회를 성장시키는 주체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다. 그런데 하느님은 교회 안에서 성령을 통해 활동하신다. 교회의 지속도 하느님의 영인 성령으로 보장된다. 쇄신 또한 성령의 감도로 이뤄진다.

 성령을 본당에서 현동하게 하는 것이 본당 활성화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관건은 성령께 주도권을 드리는 것이다. 이미 신자들에게는 세례와 견진을 통해 성령의 은사가 주어져 있다. 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힘으로 일하려 하고 성령께 기회를 드리지 않으면 성령은 역사하시지 않는다. 이 숨어 있는 특은을 되살려야 한다. 성령의 은사를 신자 개개인이 스스로 발견하고 발휘하도록 할 때 본당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기초가 세워지는 것이다.

 사목자 입장에서는 신자들이 그 은사를 발견하도록 도와주고 발휘하도록 독려하고 활용할 기회와 장을 마련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가지고 있는 성령의 씨앗이 꽃으로 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지휘봉은 사목자들에게 맡겨져 있다. 소홀히 여기면 고사하고 귀하게 여기고 가꾸면 만개한다.

  그것은 권세나 힘으로 될 일이 아니라 내 영을 받아야 될 일이다 (즈가 4 6). 교회의 존속과 성장에 관한한 이 말씀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우광호 기자 kwangho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5.09.04]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사례 1)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사례 1)

미국 개신교계의 경우 종교다원주의 확산과 자유주의 신학 영향으로 신자 수가 급감하는 위기상황에서도 유독 성령 을 강조한 오순절 계통 교단들이 평균 인구 성장률보다 3~4배 더 높은 신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감에 의하면 1965년에서 1994년까지 30년간 미국 교회의 교단별 교세 성장률을 비교할 때 오순절 계통 교단들이 괄목할만하게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사기간 동안 이른바 비오순절 주요 개신교 교단(장로교 감리교 등) 교회는 신자 수가 평균 18%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오순절 계통 교단 교회는 평균 470%의 비약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느님의 성회 는 306% 하느님의 교회 (클리브랜드)는 252% 그리스도 안의 하느님의 교회 는 무려 1232%나 성장했다. 한국에서도 장로교와 개신교 등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여의도 순복음교회 를 위시한 오순절 계통 교단들이 초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오순절 계통 신자들이 장로교 감리교 등 비오순절 계통 교단의 신자 수를 앞지르고 있다. 2000년 통계에 의하면 불과 40년 전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했던 전 세계 오순절계 교단들의 신자 수가 5억2000만명에 이르고 있는데 이는 오순절 계통을 제외한 세계 개신교 총 신자 3억4000만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물론 개신교계 안에서 오순절 교단의 이런 성과에 대해 개인 구원과 양적 성장에 치중한 기형적 현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오순절 계통 교단은 사회복지 사회참여 등 다양한 사회적 노력을 통해 스스로의 잠재력을 외부로 확대시키는 보완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교회가 성령으로 충만해져 있다면 다른 모든 기능과 역할이 언제든지 수행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는 외형적 성장도 내적 결실도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광호 기자
[평화신문 2005.09.04]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사례 2)

[EP-1234]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사례 2)

▲철야 성체조배 ▲ 다락방 기도회 ▲성령기도회 월례회의 ▲은혜의 날 치유 미사…. 서울대교구 연신내본당(주임 오태순 신부) 주보는 성령 으로 가득차 있다. 본당 상징도 하늘에서 성령이 강물처럼 흘러내리는 형태다.  단순히 외형적 모습만 성령 으로 치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태순 주임신부는 사제가 먼저 성령으로 성화해야 한다 영적 부대가 있어야 한다 는 신념으로 하루 3~4시간씩 성체조배를 거르지 않고 있으며 관련 신심 행사를 이끄는 등 모범을 보이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 성령 기도회를 만들었고 정기적으로 ▲가정(가계) 치유미사 ▲자녀 축복 미사 등을 봉헌하고 있다.

 성령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숨어 있던 양들이 나타나 목자를 따르기 시작했다. 2003년 신설 당시 미사 참례자가 350여명에 불과했지만 2년여 만에 620여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밋밋한 신앙생활을 유지하던 신자들이 성령을 체험하고 나니 삶이 달라졌다 며 성당에 몰린 결과다. 이제는 성체조배가 일상화됐고 각종 기도회는 신자들로 넘치고 있다. 30~40대 젊은 부부 신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고 청년회 회원들도 40여명 가까이 늘었다.

 백광열 보좌신부는 주임 신부님의 기도와 겸손 성령에 대한 관심이 본당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며 성령께 의탁하는 것이 교회 활성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느꼈다 고 말했다. 백 신부는 나아가 본당 사제의 성령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본당 활성화의 가장 큰 단초 라고 말했다. 백 신부는 오태순 신부가 지난해 12월 사제수품 35주년 미사에서 말한 내용을 소개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 뜻대로 살았고 내가 무슨 일을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지만 앞으로는 하느님 뜻대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사제 겸손한 사제 주님께 봉헌된 삶을 사는 사제로 살고 싶다.

우광호 기자
[평화신문 2005.09.04]

[EP-1234]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EP-1234]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본당 활성화 방안 EP-1234 에서 EP(Evangelical Pastoral 복음적 사목)는 사목전체를 총괄하는 복음적 비전 교육을 말하고 1234는 교회 유기체의 각 기관에 배속되는 열가지 활성화 인자를 말한다. 그림 참조 그중 EP-1은 교회 활성화를 위한 동력원 곧 토양에 해당하는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성령을 의미한다. 그래서 성령이 현동(現動)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교회 활성화 10계명 중 제1계명이다.

 EP-2는 교회 유기체의 뿌리에 배속되는 2가지 인자를 말한다. 그것은 곧 기도(영성)와 전 신자 은사계발이다. 성령의 무한한 은사는 영적 인프라 요 뿌리 격인 기도 를 통해서 전신자 은사 계발 로 드러나게 된다. 뿌리는 토양에 있는 성령의 은사가 줄기로 전달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본당 활성화 십계명의 제2계명은 합심하여 기도한다 이다.
 
 본당 활성화의 동력원으로 토양에 속하는 성령이 교회라는 유기체(나무)에서 활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일차 통로인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성령의 충만한 은사들 곧 교회 활성화를 위한 무한한 가능성들은 뿌리를 통해서 줄기로 옮아가고 마침내 가지에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이 뿌리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기도다. 뿌리가 기도로 토양 속에 튼튼히 박혀 있을 때 토양으로부터 성령의 은사를 빨아들여 줄기에 전달할 수 있다. 기도는 성령의 은사가 교회 조직 안으로 흘러들게 하는 통로이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면 곧 교회 공동체가 기도로 충만해 있지 않으면 성령의 은사를 나무 전체에 전하는 통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기도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역사하시도록 하는 통로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1테살 5 1)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당 공동체가 활성화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개인으로 그리고 공동으로 기도하는 일이다. 실제로 평화신문 등 교회 매체들을 통해서 소개된 모범 사례나 성공 사례를 모아보면 많은 본당들이 기도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성과를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가톨릭 본당협의회 연구팀이 조사한 탁월한 본당들도 기도하는 깨어 있음 의 자세를 교회 활성화 인자로 꼽았다. 기도는 이처럼 신자들 자신과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하느님의 강력한 개입을 이끌어내기에 가장 강력한 교회 활성화 인자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기도는 본당 공동체에 성령의 불씨를 살려 불길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통로 성령을 수용하는 펌프다.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성령의 불을 끄지 말라고 당부했는데(1테살 5 19) 성령의 불을 끄지 않도록 하려면 기도가 필수적이다. 기도가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성령의 불길을 일으킬 수 없다.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께 믿음을 두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께 믿음을 두는 공동체는 기도하는 공동체다.

 기도가 성령이 활동하시는 통로임을 보여주고 또 기도를 통해 활성화된 가장 대표적 사례로 예루살렘 교회를 꼽을 수 있다. 사도들은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고 (사도 1 14) 이렇게 기도하고 있을 때 사도들에게 성령이 내려오셨으며 그 성령에 힘입어 3000명이나 세례를 받은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예루살렘 공동체는 이후 교회의 모델이 되고 있는데 이는 이 교회 공동체가 기도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사도 2 43-47 참조).

 기도는 개인기도 공동기도 할 것 없이 이처럼 활기찬 신앙생활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런데 EP-1234에서 더욱 강조하는 기도는 공동기도다. 공동기도란 신자들이 함께 모여서 바치는 기도를 말한다. 기도를 통해서 활성화된 본당 사례들을 보더라도 공동기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기도를 어떻게 바치느냐 하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함께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모임 구역모임 단체회합 기도모임 등 공동기도의 형식은 참으로 다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함께 모여서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에서도 나의 집은 뭇 백성이 모여 기도하는 집이라 불리리라 (이사 56 7)고 가르친다. 기도 지향이 공동체의 현안과 활성화를 위한 것일 때 공동기도는 더욱 중요하다.

  본당의 선교 성공 사례들을 보면 하나같이 선교가 기도의 열매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신자들이 마음을 모아 지속적으로 바친 기도가 신자들을 성령의 은사로 무장시켜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기도 없이는 본당이 활성화될 수 없다.

  기도에 관한 마지막 한 가지. 개인으로든 공동체로든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마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기도로 꽉 차 있어야 한다. 기도는 우리의 영적 호흡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 삶은 죽은 것과 다름 없다. 개인도 그렇고 본당도 그렇다.

정리=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1.31]

[EP-1234]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사례)

[EP-1234]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사례)

서울대교구 시흥4동성당(주임 이상헌 신부)에서는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당의 신심단체나 구역ㆍ반에서 기도 모임을 갖는 게 아니다. 이 때가 되면 시간이 되는 신자들은 그냥 성당으로 온다. 그리고는 함께 묵주기도를 드리고 성경을 읽는다. 묵상 기도를 할 때도 있고 특별한 지향이 있으면 지향대로 기도를 바치기도 한다. 이렇게 공동으로 바치는 기도는 4시까지 계속된다.

 신자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적을 때는 두세 명 남짓일 때도 있다. 그러나 보통 10여명이 기도 모임에 참석한다.

 이렇게 함께 기도하는 시간은 매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한 번 더 마련된다. 밤 기도는 보통 성령쇄신봉사자들이 중심이 돼 이뤄지지만 원하는 신자면 누구나 기도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이렇게 전 신자를 대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도 모임은 벌써 만 3년 가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기도 모임을 시작한 것은 이보다 5~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신자들이 사순시기와 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 100일 동안 매일 밤 9시부터 2시간씩 기도 모임을 가졌다.

 그러다가 이상헌 신부가 부임한 이후 기도 시간을 한 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매일 오후 3시와 밤 10시 두 차례 갖는 것으로 바꿨다.

  신자들이 하루에 두 시간씩 기도를 계속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서 한 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두 차례 기도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신자들의 의견을 물어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자신도 함께 기도에 참석했지만 요즘은 게을러서(?) 함께 못할 때가 많다는 이 신부는 기도에 나오는 신자들의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1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같이 3년 가까이 기도모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 이라고 전한다.

 기도모임에 참석하는 신자들은 또 다른 측면에서 매일 기도모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성당 공동기도에 나가지 않더라도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아 지금이 기도 시간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연히 마음으로라도 동참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신자들과 일치가 되는 것 같아요 (천효순 힐다 60).

  오후 3시 기도 시간이 아니더라도 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신자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매일 하는 공동기도가 신자들에게 기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고 할 수 있어요 (김영애 데레사 50).

 기도의 힘 덕분일까. 시흥4동본당은 친교와 화합이 잘 이뤄진다. 본당의 크고 작은 일들을 늘 함께 하는 화목한 분위기가 강점이라고 이 신부는 덧붙인다.

 외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은 없지만 시흥4동본당은 전 신자에게 열려 있는 매일 기도모임을 통해서 성령의 현동을 체험하고 있다. 서로 잘난 체하지 않는다는 것 본당 공동체 전체에 일치하고 화목하는 분위기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1.31]

[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기도없인 구현 불가능

본당 활성화 십계명의 제3계명은 전 신자 은사계발 이다. 여기서 은사란 성령의 선물을 말한다. 곧 본당 공동체 전 구성원에게 성령께서 내려주시는 다양한 은사들을 일깨움으로써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3계명은 제2계명의 연장선에서 추구된다. 합심하여 기도하는 제2계명을 소홀히 하고서는 전 신자 은사계발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 신자 은사계발은 기도와 함께 교회라는 조직의 영적 인프라(기초구조)를 이룬다. 본당 공동체를 나무라는 유기체에 비유할 때 은사계발은 기도와 함께 뿌리에 해당하는 인자(因子)다. 토양인 성령이 기도를 통해 신자들 안에서 다양한 은사로 표출되는 것이다.
 
 은사계발 왜 중요한가

  초대 교회 공동체는 성령의 은사가 잘 드러난 공동체였다. 사도 바오로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다양한 성령의 은사를 주시는데 그 은사들은 곧 지혜의 은사 지식의 은사 믿음의 은사 치유의 은사 기적의 은사 예언의 은사 식별의 은사 방언의 은사 방언을 해석하는 은사 등이다(1 코린 12 7-11). 중요한 것은 이 은사들이 공동선을 위한 것 곧 교회의 유익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1코린 12 7; 14 1-13.22 참조).

 초대교회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오늘에도 교회 공동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으려면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서 계발돼야 한다. 이는 참여 민주주의 또는 참여 사회 라고 하는 시대적 분위기와도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전 신자 은사계발이란 신자들이 단순히 사목 대상으로 수동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교회의 주체가 돼 능동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은사계발 어떻게 할 것인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인용된 리브스의 우화 동물학교 는 은사계발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옛날 동물들이 신세계에서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를 열었다. 그들은 달리기 오르기 수영 날기 등으로 교과목을 짜고 동물들 모두가 똑같은 과목들을 수강토록 했다. 오리는 수영 과목은 교사보다 잘했고 날기도 꽤 훌륭했다. 그러나 달리기는 매우 부진했다. 그래서 방과 후에도 나머지 공부를 했고 나중에는 달리기 연습 때문에 수영 수업에도 빠지게 됐다. 그러다 보니 물갈퀴도 닳아서 약하게 됐고 수영에서도 평균 점수밖에 못 받게 됐다. 토끼는 달리기는 일등으로 시작했으나 수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느라 신경쇠약에 걸렸고 다람쥐는 오르기는 뛰어났지만 교사가 맨 땅에서 날아 오르도록 했기 때문에 좌절에 빠졌다. 학년말이 되자 수영은 아주 잘 하나 달리기ㆍ오르기ㆍ날기는 약간만 잘 하는 이상하게 생긴 뱀장어가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받아 졸업생 대표가 됐다.

 이 예화는 각자의 고유한 은사를 존중하지 않으면 교회 공동체 역시 이렇게 하향 평준화에 빠지는 비극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준다.

  전 신자 은사계발이란 오리는 오리로 토끼는 토끼로 뱀장어는 뱀장어로서 타고난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기를 살려주며 그 은사들을 활용할 공간과 여지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 신자 은사계발에서 사목자의 역할은 특출한 능력으로 신자들을 훌륭하게 돌보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잘하는 사목은 전 신자가 각자의 은사들을 발휘하도록 깨우치고 돕고 기회를 주는 사목이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2.22]

[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사례)

[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사례 -
마산교구 창원 가음동본당 은사계발

구역모임에서 사목위원 직접 뽑아

마산교구 창원 가음동본당(주임 강윤철 신부) 사목협의회 위원들은 여느 본당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다.

 사목협의회는 11개 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신자들은 구역 모임에서 각 위원회에서 활동할 적임자 5명씩을 추천한다. 여기에 기존 위원장이 추천한 2명과 본당 신부가 위촉한 이들 그리고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단체 대표들이 위원으로 합류한다.

 회장은 협의회 총회에서 선출해 주임신부 인준을 받고 회장단은 회장이 제청해 사목협의회 총회 동의를 얻어 주임 신부가 인준한다.

  이렇게 각 위원회 위원들이 구성되면 위원장 또한 위원들이 선출해 회장 제청으로 주임 신부가 인준한다. 부위원장은 위원장이 선임해 위원들 동의를 얻고 위원회 산하에 평균 3~4개씩 있는 분과장들 역시 위원들이 뽑아 위원장 동의를 얻는다.

 사목협의회 구성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본당 봉사자들이 적재적소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말하자면 신자들이 지닌 잠재력과 은사를 최대한 발휘토록 하기 위해서다.

  가음동본당은 소공동체 구성도 독특하다. 가장 큰 특징은 지도력의 분산. 그래서 구역에는 구역장과 총무 외에 부구역장 선교부장 봉사부장 홍보부장 친교부장 같은 직책을 두어 저마다 역할을 분담토록 하고 있다. 이는 반도 마찬가지다. 사도 라고 부르는 반장(소공동체장) 외에 부사도(부반장) 총무 선교 봉사 친교 같은 담당을 두고 있다.

 이렇다 보니 소공동체원(반원) 거의 전부가 각자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구역ㆍ반장 또는 총무에게 집중됐던 역할을 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분담해 맡을 뿐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 즐겁게 일을 하게 된다. 또 본당 전체로서는 전 신자의 1인 1직책 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참여효과도 높아진다.

 가음동본당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모임이 있다. 소공동체 연수팀이다. 10여명으로 이뤄진 소공동체 연수팀은 교구 소공동체 세미나를 수료한 후 본당에서 별도로 6주간 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지난 2004년부터 8차례에 걸쳐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구역별 소공동체 교육을 실시한 것을 비롯해 신입교우나 새 영세자들을 대상으로 소공동체 교육을 실시하고 인근 본당에서 요청이 오면 파견 교육도 나가는 등 소공동체 운동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소공동체 연수팀은 현재 본당에서 소공동체 모임에 어려움을 겪는 공동체가 있으면 4~6회 정도 모임을 이끌어 공동체가 다시 활성화하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가음동본당은 이런 식의 사목협의회와 소공동체 운영을 통해 전 신자가 참여하는 교회 역할을 분담하는 교회상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신자들의 다양한 은사들이 계발되고 이것이 본당 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본당이 이런 시도를 하기에 앞서 준비한 것이 있다. 바로 말씀의 생활화 다. 2003년부터 성서읽기 운동을 시작한 가음동본당은 이듬해부터는 ①날마다 성경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기 ②성경 쓰기 ③성경 가훈ㆍ좌우명 갖기 운동을 통해 말씀의 공동체를 구현해 나가는 데 힘을 쏟아왔다. 이런 노력과 함께 사목협의회 및 소공동체 구성과 운영 방식도 바꿔온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신자들 반발도 만만찮고 회의적 시각도 컸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본당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우정모(요셉 48)씨는 지난해 본당 행사를 보면 예전에 비해 구역들이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띠면서 활성화하는 것 같고 참여율도 높아졌다 면서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눈에 띈다 고 말한다.

 여성부회장 이정원(소피아 49)씨도 그동안 반신반의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지난해 여름 전국 소공동체 대표자 연수에 가서 보니 우리 본당이 제대로 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면서 소공동체 모임에는 요즘 여성 80% 남성 60% 정도의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강윤철 주임 신부는 본당이 이 단계에 오기까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 고생이 컸다 고 털어놓으며 현재 단계는 뿌리를 내렸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강 신부 말처럼 참여하는 교회 소공동체 중심의 교회를 지향하는 창원 가음동본당의 현재까지 과정은 성공한 사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당이 복음적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가음동본당은 분명히 눈여겨볼 만한 본보기이다.

 강 신부는 또 이렇게 전 신자들이 함께 하는 교회 공동체를 가꿔가는 데 필요한 사목자ㆍ지도자의 자세와 관련 다음과 같은 글을 인용했다. 공동체로부터 그가 우리를 위해 해줬다 는 말을 들으면 나쁜 지도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도록 그가 도와줬다 는 소리를 들으면 그저 그런 지도자입니다. 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이를 해냈다 는 소리가 나오면 훌륭한 지도자입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2.22]

[EP-1234]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EP-1234]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EP-1234 에서 EP(복음적 사목 Evangelical Pastoral)-3 은 본당 활성화 인자 열가지 가운데서 교회 유기체의 줄기에 해당하는 세 가지를 말한다. 소공동체와 기능적 조직 뉴리더십이 그것이다. 기도와 은사계발을 통해서 드러난 성령의 은사는 이제 교회 조직을 통해서 통합될 필요가 있고 교회 조직에 해당하는 세 가지가 바로 소공동체와 기능적 조직 뉴리더십인 것이다. 그 중에서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삼는 것이 본당 활성화 제4계명이다.
 
 ▨소공동체란 무엇인가

 요즘 소공동체란 말을 모르는 신자는 거의 없다. 현재 신자들 사이에서 소공동체는 일반적으로 반모임 또는 구역모임과 동일시된다.

 소공동체는 다음과 같은 것을 지향한다. 1)규모 면에서 소수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 공동체 즉 소수이기에 서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공동체에 속한 누구나 그 공동체의 주체로 체험되게 한다. 2)단지 규모만 작은 것이 아니라 보잘 것 없는 이들 가난한 이들을 놓치지 않고 공동체 중심에 둔다. 3)하느님 앞에 작은 자들 가난한 자들임을 고백하는 공동체다. 4)가장 작은 단위 공동체 곧 가정 공동체와 이웃 공동체를 세포 조직으로 하여 이를 우선적으로 성장시킨다.

 따라서 소공동체는 작고 보잘 것 없는 풀뿌리와 같은 이들이 공동체의 중심이 되며 공동체원 각자가 가진 다양한 은사에 따라 누구나 인격적 주체로서 책임자로서 참여하는 교회 구조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하는 교회 곧 친교의 교회 참여하는 교회 모습에 부응하는 것이다.

 요컨대 소공동체는 개인적이고 형식적이며 본당 중심적이고 의무 중심적 신앙생활을 공동체적이며 역동적이고 현장 중심적이며 복음 중심적 신앙생활로 변화시키는 것을 지향한다.

 ▨왜 소공동체인가

 신문이나 잡지 등 교회 매체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소공동체가 활성화한 본당은 살아있고 활력에 넘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소공동체가 살아있는 세포조직으로서 본당이라는 유기체에서 줄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세포 조직 곧 소공동체가 살아있지 못하면 전 신자 기도 및 은사 계발(뿌리)을 통해 드러난 성령의 풍부한 은사들이 가지까지 연결되지 못해 열매를 맺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소공동체는 교회가 살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가 아니다. 소공동체는 전략이 아니라 생존이다. 전략은 여러 가지 대안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생존은 선택 문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중대형 본당으로는 복음적 교회 공동체 모습을 구현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공동체 기능

 소공동체는 세포조직으로서 본당 조직 및 뉴 리더십과 함께 교회 유기체의 줄기 를 형성한다. 이 줄기는 뿌리로부터 기도(영성) 및 은사를 수렴하고 통합 조정한 후 다시 가지로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소공동체 기능은 무엇보다도 수렴하고 파견하는 기능이다. 풀뿌리 같은 신자들의 다양한 의견(영성)들과 다양한 재능(은사)은 소공동체를 통해 수렴돼 본당 조직 및 뉴리더십 같은 줄기 를 통해 사목 역량을 극대화하도록 통합 조정된 후 다시 소공동체를 통해 분배되고 현장으로 파견됨으로써 삶의 현장에서 예배와 증거와 나눔과 섬김으로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공동체는 단순히 수렴하고 전달하는 기능으로 그치지 않는다. 소공동체는 통합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우선 소공동체는 필요한 은총을 자급자족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믿음이 약한 사람은 믿음이 강한 사람을 통해서 믿음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들을 소공동체로 가지고 와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기도하고 성령의 은총으로 지혜를 모음으로써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마태 18 20) 하신 예수님 말씀은 소공동체에 해당한다.

 나아가 소공동체는 자율적 교육의 장으로서 또 사명을 깨닫고 수행하도록 돕는 장으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말씀 을 중심으로 모이는 소공동체는 하느님 말씀을 배우고 나누고 적용하고 실천하게 해주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또 공동체 구성원들이 개인으로나 공동체적으로 교회 사명 곧 예배와 증거와 나눔과 섬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소공동체의 조직화

 소공동체를 어떻게 조직해야 할까. 가장 바람직한 것은 평신도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소공동체가 자생적으로 생겨나도록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위로부터 하향 지시적으로만 소공동체를 조직화하는 것도 좋지 않다. 위로부터는 지속적 교육과 지원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뒷받침하며 아래로부터 자발적 움직임을 통해 소공동체가 조직되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3.10]

[EP-1234]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사례)

[EP-1234]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사례 - 인천교구 계산동본당 소공동체 모임)

남녀반장 함께 둬 참여와 친교 강화

▲ 계산동본당 2구역 2반 공동체 가족들이 2월16일 소공동체 모임을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인천교구 계산동본당(주임 최병학 신부). 4개 지역 18개 구역 87개 반으로 이뤄진 이 본당에는 여느 본당과는 다른 소공동체 조직이 눈에 띈다. 우선 여성 반장 외에 남성 반장을 두고 있는 반들이 있다.

  남녀 반장을 함께 두고 있는 반에서는 통상적 소공동체 모임은 여성 반장이 주도하지만 여성들만으로는 쉽지 않은 복지활동 같은 일이나 남성 반원들의 참여와 친교를 강화하는 일은 남성 반장이 맡아서 한다. 여성 반장 외에 남성 반장을 더 둔다는 것은 봉사자 수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봉사자가 많아짐으로써 반모임뿐 아니라 구역모임도 자연히 더 활성화된다.

 그래 선지 구역(반) 사정에 따라 한달에 한번 또는 두번 소공동체 모임을 갖고 있는 계산동본당의 경우 반원들이 모이지 않아 반모임을 하지 못하는 반은 거의 없다. 87개 반 가운데 평균 82~83개 반이 매월 소공동체 모임을 갖고 있다. 소공동체 모임은 대체로 목요일 낮 또는 저녁에 열린다. 목요일은 소공동체 모임을 하는 날이라는 인식이 은연 중에 신자들에게 들어 있다. 반 모임 참석 인원은 평균 7~8명 정도다. 본당 전체로 볼 때 반모임 참석자는 평균 600~700명선. 주일미사 참례 인원이 평균 2500~3000명임을 감안한다면 참석률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계산동본당 구역 모임은 남녀 구역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남녀 구별없이 구역장과 부구역장 총무를 각 한 사람씩 두고 있다. 이외에 구역마다 남성회장을 별도로 두고 있다.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남성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다.

 남성회장은 구역 모임 외에 한 달에 한 번 구역 남성모임을 별도로 주관한다. 구역 남성모임은 구역 형제들의 친교뿐 아니라 복지활동이나 선교활동 등을 통해 구역 활성화를 도모한다. 구역들은 구역 남성모임 외에 구역 전체모임을 한달에 한번 또는 3개월에 한번 정도 갖고 구역 활성화를 위한 제반 사항들을 협의하고 실천한다.

 본당에서는 매월 본당 사목회장 주재로 지역장과 구역장 회의를 열어 각 소공동체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본당에 전달하고 본당 사목방침들을 소공동체에 전한다. 소공동체에서 올라온 의견들은 사목평의회를 통해 조정해 시행하게 된다.

  계산동본당의 이같은 소공동체 모임 조직과 운영은 이제 정착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신자들의 전출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적 특성을 지녔음에도 인천교구에서 소공동체 모임이 활발한 본당으로 꼽힌다. 이는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본당이 소공동체 중심 체제로 운영돼 소공동체 모임이 아주 자연스럽게 신자들에게 각인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택시 운전을 하면서도 소공동체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류순자(클라라 49)씨는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얼굴을 한 번씩이라도 더 보게 되고 그럼으로써 친교도 훨씬 돈독해진다 면서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가족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좋다고 말한다.

 본당 사목회 김영원(시몬) 회장은 교우들 사이 유대가 좋을 뿐 아니라 본당 일에 관심이 많고 호응도와 참여도가 높은데 이는 소공동체로 인한 변화 라고 말했다.

  계산동본당은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는 구역 수호성인을 정해 수호성인 축일이 되면 구역별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축일 행사를 갖도록 하고 있다. 또 본당 빈첸시오회 활동을 구역 단위로 시행하는 등 구역별 나눔과 선교 활동도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본당 사목회 강상호(필립보 44) 공동체분과장은 소공동체를 통한 구역 활성화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지역을 작은본당 형태로 운영할 정도로 활성화한다는 게 본당 신부님 방침 이라고 전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3.10]

[EP-1234]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EP-1234]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EP-1234 십계명에서 5계명인 조직 기능의 최적화는 소공동체 및 새로운 지도력과 함께 교회 유기체의 줄기인 EP(복음적 사목 Evangelical Pasto-ral)-3 에 해당한다. 교회 유기체가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조직이 효율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조직은 공동체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조직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그 조직에 필요한 은사를 지닌 평신도 지도자들의 발굴이나 지도력의 위임이 가능하다.
 
 ▨기능 조직이란 무엇인가

 조직은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직계 조직이다. 직계 조직에서는 명령체계가 상부에서 하부로 내려간다. 권한과 책임이 위에서 아래로 주어지며 위에서는 생각하고 기획하고 지시하며 아래에서는 그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

 둘째는 구조 조직이다. 구조 조직에서는 명령체계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지만 아래에서는 서로 연합하고 협동해서 일할 수 있다. 명령을 받아 시행하면서도 각 분과와 부서간 상호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셋째는 기능 조직이다. 기능 조직은 구조 조직 형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하부 부서나 분과에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어느 정도 위임돼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자기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며 맡은 업무의 책임과 권한의 한계가 분명하다. 또 자체적으로 필요한 분야 인재를 양성해 일을 시킬 수 있다.
 
 ▨왜 기능 조직인가

 교회 조직이 기능 조직이고 또 기능 조직이어야 하는 이유는 교회 조직을 운영하는 3대 원리에서 연유한다. 교회 조직의 3대 운영 원리는 교계원리와 협의체원리 보조성원리를 말한다.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맞물려 운영될 때 교회 조직은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교계원리는 교회가 위계조직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을 말한다. 초대 교회는 위계제도에 따른 교계직무를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섬김 또는 봉사 로 이해했다. 하지만 시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위에서 시혜를 베풀고 명령을 내리고 아래에서는 주어지는 은사를 받고 명령을 이행하는 일방적 형태로 흐르는 경향이 많았다.

 이를 바로잡은 것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가 사목 대상일 뿐 아니라 사목 주체임을 또한 교계직무가 봉사와 섬김을 위한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교계직무가 교회 공동체를 위한 봉사와 섬김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때 그 권위가 바로 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권위주의에 빠지고 만다.

 협의체 원리 역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확인하고 요청한 교회조직 운영 원리다. 주교회의나 교구사목평의회 본당사목평의회(사목회) 등은 모두 협의체 원리에 따른 것이다. 함께하는 교회 모습을 구현하는 게 바로 협의체 원리다. 함께하는 교회는 또한 참여하는 교회다. 참여 는 교회 정신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실제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참여를 통해 공동체의 일체감이 증대되고 힘을 안배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고 참여하는 협의체 원리가 실행 과정에서만이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참여는 통합적 참여 가 아닌 형식적 참여 로 그치고 만다.

 보조성 원리란 상위 집단은 하위 집단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하위 집단에 개입할 때는 도와주는 차원에서만 개입해야 함을 말한다. 이 보조성 원리는 상호존중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보조성 원리는 교계원리의 우선권을 인정하되 그 독단을 경계하며 협의체 원리를 지원하되 그 부작용인 다수의 횡포를 용인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조성 원리는 모두가 사는 길이다.

 ▨어떻게 기능조직을 최적화할 것인가

 교계 원리와 협의체 원리가 무리없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려면 보조성 원리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한다. 본당에서는 본당신부 사목평의회 소공동체 사이에 보조성 원리가 잘 반영된다면 그 본당은 최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공동체(반ㆍ구역 또는 지역)의 자율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본당 공동체와 연대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재정 활동 계획 등에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반ㆍ구역ㆍ지역ㆍ사목평의회 등 각각의 차원에서 협의체적으로 수렴되고 결정된 사안을 각각의 상위 조직 차원에서 잘 수용돼 기능이 올바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또 범본당 차원의 결정(교계원리)을 간섭이나 지시로 오해하지 않도록 구역ㆍ반 조직의 중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3.17]

[EP-1234]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EP-1234]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본당 조직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사목자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본당의 사활은 사목자 곧 사제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P-1234 에서 요청하는 리더십은 바로 사목자들에게 해당한다. 리더십이란 공동 목표를 향해 집단의 활동을 이끌어가는 한 개인의 영향력 행사 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EP-1234 의 제6계명이 요청하는 리더십은 뉴 리더십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개념의 리더십이라는 것이다. 뉴 리더십은 소공동체 기능 조직과 함께 교회 유기체의 줄기에 속한다.
 
 ▨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십 유형을 결정하는 변수로서 일반적으로 지도자 (추종)집단 공동 목표 이 세 가지가 꼽힌다. 뉴 리더십의 새로움은 이 세 가지 변수와 관련해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지도자를 보는 관점의 변화가 새로운 리더십을 요청한다. 독점과 통제 직위 중심에서 공유와 친화력 역할 중심으로 지도자를 보는 관점이 바뀌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추종) 집단의 변화가 새로운 리더십을 요청한다. 신자들이 교회 운영 동반자로서 받아들여지고 자신들 제안이 수렴돼 교회 운영에 반영되기를 점점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는 공동 목표가 새로움을 요청한다. 신자 개개인 욕구와 바람을 수용한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새 시대가 요청하는 뉴 리더십은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뉴 리더십은 공동 참여형 리더십이어야 한다. 지도자가 스스로를 동반자로 여기며 신자들 참여의식과 주체 욕구를 반영해 공유비전을 추구하는 리더가 돼야 한다. 둘째 조정자형 리더십이어야 한다. 지도자는 신자들의 다양한 이해 관계와 사고방식을 잘 중재하고 조정함으로써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개척자형 리더십이어야 한다.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줄 아는 리더가 돼야 한다.
 

 ▨뉴 리더십의 역할

 뉴 리더십을 지닌 사목자는 두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는 구심적 리더십이다. 신자들과 본당 공동체가 전체 교회의 일원임을 느낄 수 있도록 주교와 또 동료 사제들과 유대관계를 통해 구심 역할을 하고 신자들 일치를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 그뿐 아니라 신자들 은사 계발을 격려하고 계발된 은사들을 조직적으로 수렴하고 통합 조정하며 최종 책임자로서 지도력을 행사해야 한다.

 둘째는 원심적 리더십이다. 이것은 신자들이 파견받은 사명을 생활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수행하도록 독려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말한다. 또 신자들이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 역량을 키워주고 다양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도 원심적 리더십에 해당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당신부는 촉진자요 격려자요 교육자다.
 

 ▨교회 운영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교회 리더의 자질

 교회는 군대나 일반 사회와 다른 조직이다. 교회는 이익집단이 아니라 공동사회이고 현세적인 것을 넘어서 초월적인 것을 추구한다. 이는 교회가 인간들로 이뤄져 있지만 또한 신적 기원을 지니는 데서 연유한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교회에는 민주화 원칙이 일방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교회는 이를 넘어서야 한다. 곧 교회 지도층에 대한 존중(교계 원리) 신자 참여권 존중(협의체 원리) 이 두가지 원활한 조화(보조성 원리)가 아주 잘 어우러진 동반 여정 곧 시노드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교회 운영에서 준수돼야 할 원칙이다.

 교회 리더 역시 사회 리더와는 다른 자질을 지녀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회 리더에게는 지배보다는 섬김 명령보다는 모범을 요청된다. 그렇다면 이에 부응하는 인격을 갖춰야 한다. 성경은 교회 지도자가 갖춰야 할 인격으로 성실 열정적 신앙 겸손 온유 인내 사랑 등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교회 리더는 영성적이어야 한다. 이는 리더십 또한 성령의 은사 곧 카리스마라는 사실에서 연유한다. 따라서 교회 리더는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도 받아야겠지만 그보다 우선적인 것은 기도다. 훌륭한 리더가 되려면 기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와 함께 교회 리더는 일반 사회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 곧 결정력 조직력 비전력 같은 역량도 아울러 갖춰야 한다.
 
 EP-1234 모형도에서 뉴 리더십은 생명유기체 줄기(기둥)의 중심에 위치한다. 뉴 리더십이 기능을 상실하고 정체되면 거의 모든 것이 작동을 멈추게된다. 그만큼 뉴 리더십이 중요하고 그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다.

정리=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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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06.04.07]

[EP-1234]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사례)

[EP-1234]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사례 - 서울대교구 화곡동본당 차원석 신부)

작은 일도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

서울대교구 화곡본동본당 주임 차원석 신부는 회의를 많이 하는 사제다. 차 신부는 본당 회장단 회의(회장ㆍ 부회장ㆍ 총무ㆍ기획분과장ㆍ 남녀총구역장ㆍ 수녀)를 한 달에 두 번은 꼭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을 토론해서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안에 대한 토론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것을 의제로 삼아 논의한다. 적어도 두 달 앞서서 생각하자 는 취지에서다.

  중요 사안은 분과장들이 포함된 상임위원회 회의(매달 1회)에 부쳐 결정하고 더 중요한 사안은 사목회 전체회의(매달 1회 소집)에서 결정하지만 웬만한 일들은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하고 시행한다. 차 신부는 여기에서도 두 가지 작은 원칙을 갖고 있다. 하나는 본인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생각해도 회장단에서 반대하면 결코 추진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소해한 일이라도 회장단 회의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니까 독단적 이라는 말은 듣지 않는 것 같다 고 차 신부는 말한다.

  차 신부가 이렇게 회의를 통해 모든 일을 결정하는 것은 독단적 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가 아니다. 신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존중하고 신자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회장단과 한달에 한번 정도는 식사 자리를 함께 하면서 친교를 나눈다. 허물없이 흉금을 터놓고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또 회의 때는 무엇이든지 용납한다. 격한 소리가 나오더라도 제지하지 않고 격의 없이 진지하게 회의가 이뤄지도록 한다. 속된 말로 빡시게 회의를 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때로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차 신부는 이럴 경우에 중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회의 결과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고 홈페이지에 올려서 신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모두에게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은 등급을 매겨 등급에 해당하는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투명하게 일을 처리함으로써 신자들에게 신뢰감을 깊이 심어주고 관심도와 참여도도 높일 수 있다.

 화곡본동본당은 지난해 10월 서울대교구에서는 처음으로 공동사목을 시행 현재 한 지붕 세 가족(화곡본동 화곡6동 신월1동 본당) 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공동사목은 교구장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화곡본동이 제일 먼저 공동사목을 시행하게 된 것은 차 신부 나름대로 뜻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 차 라고 불릴 정도로 기발한 착상을 통해 매주일 성당을 찾는 신자들에게 뭔가 기쁨과 즐거움을 주고자 노력한 차 신부는 어느날 충격을 받았다. 성당에 오면 재미있고 활기차서 좋은데 과연 우리 신부님이 언제 내 이름을 알고 계셨나? 언제 나를 기억하고 손 한번 잡아 주셨느냐? 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고객(신자) 만족을 넘어서 고객 감동을! 이란 신조로 지내왔는데 그 소리는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신자가 1만3000명이고 34개 구역에 216개 반이 있었는데 신자들을 다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른 이유들도 있다. 다른 교구에서는 사제들이 서품 5~6년 차가 되면 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는데 서울은 여전히 보좌로 한 부분만 담당하고 있는 현실 본당을 신설할 경우 부지 마련과 성전 신축 등 신자들이 져야 할 엄청난 재정 부담 등이 공동사목이라는 대안을 생각하게 했고 이것이 교구 방침과 맞아떨어지면서 일차적으로 공동사목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물론 현재 시행 중인 공동사목이 완전하다는 결코 아니다.

 그러나 차 신부의 이런 사목 방식은 교회 활성화를 위해 요청되는 뉴 리더십과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차 신부가 밝히는 사목 신조(?) 몇 가지를 소개한다.

 -고객 만족을 넘어서 고객 감동을!
 -밥값(?)을 하자.
 -두 달 전에 미리 생각하자.
 -(신자들에게) 믿고 맡기자.
 -재탕하지 않는다.(고민을 많이 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본당 신부들과 수녀들이) 우르르 몰려 다니지 않는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4.07]

[EP-1234] ⑧ EP 4 - 교회 가지: 제 7 계명 -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EP-1234] ⑧ EP 4 - 교회 가지: 제 7 계명 -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EP-1234에서 EP(복음적 사목)-4 는 교회 유기체의 가지 또는 열매에 해당하는 4가지 인자를 말한다.

 교회 사목에 활력을 주는 원천인 성령의 무한한 은사(EP-1)는 교회 유기체의 뿌리에 해당하는 전 신자 기도(영성)와 은사계발(EP-2)을 통해 드러난다. 이렇게 드러난 기도(영성)와 은사들은 소공동체 기능적 조직 뉴리더십(EP-3)이라는 세가지 조직 요소에 의해 수렴 통합 조정돼 사목 일선에 분배되고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게 된다. 그 가지 또는 열매에 해당하는 네가지(EP-4)가 바로 복음증거(Martyria) 전례(Liturgia) 친교(Koinonia) 섬김(Diakonia)이다.

 이 네가지를 21세기 사회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수요 중심의 복음선포 은총의 축제인 전례 고감도 사랑의 친교 토털 서비스를 통한 섬김이다. 신자들은 각자 받은 은사에 따라 4가지 사명을 수행하는 주체로 파견된다. 각자 은사에 따라서 선교 일선이나 전례 친교 봉사에로 부르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를 총괄해서 지휘하는 것은 줄기에 해당하는 소공동체-본당 조직-뉴리더십이다.

 EP-1234의 제7계명은 수요중심의 복음증거다. 복음증거가 교회 사명의 핵심이라는 것은 신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복음증거를 나타내는 라틴어 마르티리아(Martyria)는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고난을 견디어내고 기꺼이 순교하기까지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그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라는 것이다.
 
 ▨복음증거란

 복음증거 또는 복음선포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교황 바오로 6세가 발표한 「현대의 복음선교」는 교회의 복음증거 또는 복음선포의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 교회로서 복음 선교를 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다 넓은 지역에서 또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만이 아니고 하느님 말씀과 구원 계획에 상반되는 인간의 판단 기준 가치관 관심의 초점 사상의 동향 사상의 원천 생활 양식 등에 복음의 힘으로 영향을 미쳐 그것들을 역전시키고 바로잡는 데 있다고 하겠다 (19항).

 이렇게 볼 때 복음선포는 단지 믿지 않은 이들을 교회로 인도해 세례를 받고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복음선포 또는 복음증거는 신자들의 삶 자체가 복음적으로 바뀌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 복음선포

 지금까지 교회의 복음선포 활동은 대체로 선포자 중심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좋은 것을 갖고 있으니 와서 보라 는 식이었다. 그러나 종교 시장 으로 표현되는 21세기 선교 상황은 수요자 중심 복음선교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 복음선교란 복음의 수요자 곧 미(비)신자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 처지와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 복음을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수용자들의 필요와 요청에 부응해 때로는 해방자로 때로는 치유자로 때로는 착한 목자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복음선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갖춰야 할 요건들이 있다.

 첫째는 강생의 영성이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어 길 잃은 이들을 찾아나셨듯이 강생의 영성은 왜 오라 고 하지 않고 가야 하는지 왜 그들의 입장이 돼야 하는지 를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는 영성이다.

 둘째는 시대 징표를 읽을 줄 아는 눈 과 백성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귀 가 있어야 한다. 시대 징표를 헤아릴 줄 모르고 백성의 소리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복음은 더 이상 기쁜 소식이 아니라 공허한 소리가 되거나 오히려 신음하는 이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올려놓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 (마태 23 4) 꼴이 될 수도 있다.

 셋째는 실질적 대안 제시 능력이다. 우리 인생의 온갖 물음에 대한 궁극적 해답은 물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이 그리스도를 궁극적 해답으로 믿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중재하고 도와주는 것은 바로 교회의 몫이다. 복음선포자의 몫인 것이다.
 
 ▨수요자 중심 복음선포의 방법

 수요자 중심 복음선포가 왜 필요하고 또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갖춰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요자들이 처해 있는 처지와 환경 등을 고려한 다양한 복음선포 방법들이 동원돼야 한다. 그래야만 복음선포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방법들은 기존의 다양한 선교방법들이나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가 최근 펴낸 「선교훈련 시그마 Σ코스」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5.08]

[EP-1234]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EP-1234]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EP-1234에서 EP(복음적 사목 Evangelical Pastoral)-4 곧 교회 유기체의 가지 또는 열매에 해당하는 두번째는 전례다. 전례는 하느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기에 신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그들 삶을 변화시키며 나아가 다른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은총의 축제 여야 한다. 전례가 은총어린 축제로 신자들에게 다가가고 신자들을 감동시킨다면 지루한 전례 때문에 신자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은총의 축제인 전례

 은총의 축제로서 전례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전례에 성령의 감도가 깃들어 역동성이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 전례가 역동적이 될 때 신자들은 전례에서 살아 계신 하느님을 체험하고 감동받게 된다.

 둘째 전례의 본질을 드러내야 한다. 특히 미사 전례의 경우 미사의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말하자면 은총의 축제 라는 점에 치우친 나머지 미사 전례의 본질을 해칠 정도로 음악이나 조명 그밖의 인위적 기법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 미사 전례가 신자들에게 재충전 시간 이 되도록 해야 한다. 곧 안식일의 의미가 미사 전례에서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하느님 품에 안겨 전인적으로 안식을 취하고 성령의 생기로 충만한 전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전례가 은총의 축제가 되려면

 미사 전례가 전례가 은총의 축제가 되려면 미사 고유의 정신을 살리면서 축제 체험 감동을 좋아하는 오늘날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주말 연속극처럼 기다려지는 미사 눈물과 웃음이 있는 미사 성령께서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는 미사가 돼야 한다. 이렇게 전례를 은총의 축제로 거행하려면 다음 몇 가지 요건들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첫째 하느님께 초점을 둬야 한다. 신자들을 즐겁게 하려는 오락적 요소로 미사의 초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둘째 전례의 형식과 자유로움 간의 균형을 살려야 한다. 전례에는 지켜야 하는 상징과 의식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게 딱딱해서는 곤란하다. 지나치게 전통과 의식만 강조하거나 너무 영적인 것으로만 이해해서도 안 된다. 형식에 생기를 불어넣는 자유로움도 필요하다.

 셋째 신자들이 동참하는 전례가 돼야 한다. 보는 미사 구경하는 미사 단지 자리를 지키는 미사가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미사가 돼야 한다. 지켜야 할 형식과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참신한 발상으로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넷째 복음을 살리는 강론이 돼야 한다. 신자들은 복음에 충실한 강론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실제적 문제에 빛을 던져주는 강론을 바란다. 질책과 단죄보다는 복음을 통해 용기와 위로를 주고 복음을 현실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내용이어야 한다.

 다섯째 성가를 통해 신자들의 영적 감성을 고취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성가가 살아 있는 곳에는 미사 전례가 생동감 넘치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5.21]

[EP-1234]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사례)

[EP-1234]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사례)

서울 반포4동본당 주일 밤 10시 미사

 ▶반포4동성당 주일 밤 10시 미사에서 음악 봉사를 하는 성가대와 연주자들. 현악기 몇대가 전례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부활 제3주일인 지난 4월30일 밤 9시20분 서울 반포4동성당. 아래층 한쪽에서 성가대 노래 소리와 악기 소리가 간간이 들리는 가운데 몇몇 봉사자들이 성당문 입구에 작은 봉헌초들을 갖다 놓았다.
 
 ▶9 시30분쯤 되자 성가연습을 마친 성가대원들이 성당으로 올라오더니 초를 하나씩 들고서는 성당 가운데 통로를 통해 제대 앞으로 가서 제단 중앙에 놓고는 성가대석으로 향했다. 미사에 오는 신자들도 저마다 초를 하나씩 받아들고서는 제단에 봉헌한 후 자리에 가서 미사 준비를 했다. 미사가 시작할 때쯤 되자 수백개의 봉헌 초가 제단 중앙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본당에서는 주일 밤 10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을 위해 봉헌초를 마련한다. 초를 봉헌하는 것은 이 주일미사가 다른 누구가 아닌 나를 위한 미사라는 것. 구경하듯이 미사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신자 공동체와 함께 미사에 참여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를 봉헌한 후 자리에 앉으면 왠지 더욱 경건해지는 느낌이다.
 
 ▶밤10시. 미사가 시작됐다. 이 미사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강귀석 주임신부가 집전한다. 미사가 시작되자 열려 있던 성당 문들이 조용히 닫혔다. 늦게 온 신자들은 뒤에 서 있다가 본당 수녀와 봉사자들의 안내로 전례에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조용 빈 자리를 찾아갔다.

 시작 성가를 비롯한 미사 성가곡은 가톨릭성가와 복음성가(생활성가)가 섞여 있었다. 성가대가 주도를 하지만 신자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곡들로 선곡됐다. 오르간 외에도 바이올린 2대와 첼로가 반주를 해서 그런지 성가 분위기가 훨씬 살아 있었다. 화답송으로는 떼제 성가 찬미하여라 를 불렀다. 떼제 성가 특유의 단순하고 반복되는 가사와 가락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면서 그 뜻을 새길 수 있도록 도와줬다.

 미사가 거행되는 동안 성당 안은 조용하고 경건하면서도 찬미하는 분위기가 살아 있었다. 전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조용 움직이며 안내하는 봉사자들 노래가 지루하고 단조롭지 않도록 생활성가와 가톨릭성가를 적절히 섞어 선곡하고 성가를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성가대와 악기들의 반주 등이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자아내고 있었다.

 
 미사 강론. 성당 안은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500명이 넘는 신자들이 있었지만 10분 남짓한 강론 시간에 주보를 읽는 등 해찰하는 신자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생활에서 부딪치는 사례를 복음 말씀과 연결짓는 강론 내용을 모두가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신자들의 기도(보편지향기도) 시간. 모두들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바이올
린과 첼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약 4분 정도 침묵 중에 기도를 바쳤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 주례 사제는 오늘 평화의 인사는 수고했어요 괜찮아요 로 합니다 하면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에 따라 신자들도 서로 수고했어요 라고 인사하고 괜찮아요 로 화답했다. 웃음과 함께 기쁨이 묻어나는 인사였다.

 미사 전례에서 주례 사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사 전례 형식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 영성체 시간에는 성체성가를 함께 부르고 나서 성가대가 특송으로 찬미했다. 성가대 특송은 신자들에게 음악과 함께 침묵 중에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10시 정각에 시작한 미사는 11시 5분쯤에 끝났다. 미사 후 성가대는 성당 문을 나서는 신자들을 위해 민요를 선물했다. 남아 있던 신자들은 박수로 감사와 격려 표시를 했다.

 미사를 마치고 성당 문을 나섰다. 서늘한 밤공기 때문일까. 상큼하다는 느낌과 함께 여운이 남았다. 좋은 영화나 연주회를 감상하고 나왔을 때와 같은 그런 여운이.

  반포4동성당의 주일 밤 10시 미사는 요란하지 않고 깔끔했다.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미사에 집중하게 해주었다. 반포4동성당 주일 밤 10시 미사에 가보세요. 너무 좋아요. 시간이 될 때마다 이 성당 주일 밤 10시 미사에 참례한다며 기자에게 가볼 것을 권한 인근 본당 신자 부부의 말이 떠오르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반포4동성당에서는 모든 미사를 이렇게 거행하는 게 아니다. 주일 밤 10시 미사는 이른바 특화 미사 다. 분위기를 바꾸고 변화를 준다면 신자들에게도 좋지 않을까 해서 강귀석 주임신부가 시작했다.

  물론 여러 준비가 필요합니다. 성가와 음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따로 마련해야 하고 성가대에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강론 준비를 비롯해서 그날 전례나 신자들의 분위기에 맞는 적절한 멘트를 통해 변화를 주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합니다.

 특화된 성가를 위해서 반포4동본당은 가톨릭성가와 생활성가 복음성가 등에서 발췌한 곡으로 별도 성가책을 만들어 성당에 비치했다. 또 주일 밤 10시 미사를 전담할 성가대도 결성했고 음악적 효과를 살리고자 바이올린과 첼로 주자 등에게 유급으로 봉사토록 했다. 이들은 신자들과 함께 부르는 성가 외에 보편지향기도 시간과 영성체 후에 묵상을 도와줄 음악을 연주한다.

  오르간과 함께 이들 현악기 몇대는 성가대의 부족함을 충분히 메워줍니다.
악기 몇 대가 발휘하는 위력이 대단히 큽니다.

 전임지에서도 특화 미사를 하곤 했다는 강 신부는 주일 밤 미사 외에도 매주 화요일 밤 9시 미사와 금요일 오전 10시 미사도 특화 미사 로 집전하며 금요일에는 강론 시간을 이용해서 성서 강의도 한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5.21]

[EP-1234]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EP-1234]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친교(koinonia)의 사명

 친교는 교회가 개인주의, 형식주의, 수직적 위계구조 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신자들 간 온전한 신뢰와 사랑, 인격적 만남으로 삼위일체의 삶을 구현하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교회의 본질적 존재방식이자 사명이다.

  친교는 생활과 신앙 차원에서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가진 것을 함께 나눔으로써 일치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친교가 교회의 기본 사명에 속하는 이유는 교회가 본질적으로 한분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살아가는 가족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친교는 삼위일체 신앙의 정수다. 삼위일체의 본질은 사랑이며, 따라서 사랑의 친교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관련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여러 차원의 친교

  친교는 여러 차원에서 요청된다. 첫째는 신자들 사이의 내적 친교다. 교회 공동체의 대형화와 익명화 현상은 '소외의 보편화' 현상을 낳고 있는데 이는 친교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교회는 신자들이 열린 대화를 통해 서로 인격을 나눌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거나 중재하고 소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인격적 나눔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종파와 종교를 달리 하는 이들과 외적 친교다. 개신교 신자들, 타종교 신자들과 대화를 통해 친교를 도모하고, 비신자들과도 사귐과 나눔을 통해 친교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는 연대적 사랑의 친교다. 특별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사랑, 원수를 향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연대적 사랑은 친교의 영성이 지향하는 바다. 이는 친교가 궁극적으로는 섬김과 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우쳐 주는 대목이다.
 
 ▨고감도 사랑의 친교

  그동안 가톨릭 신자들은 마음에 사랑을 품고 있어도 드러내지 않는 것을 겸덕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개신교 신자들에 비해 덜 친절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마음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 드러내야 하고 표현해야 한다. 친절하고 따뜻한 표정, 말씨와 자세 등으로 서로를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를 위해 자기 욕심을 버리고 겸손하며 남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친교의 핵심은 사랑이다. 사랑이 없는 행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진정으로 하느님의 뜻을 이룰 수 없다. 그리스도인의 모든 행위 바탕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이 사랑은 타인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다름과 잘못까지도 받아들인다. 사랑은 또한 혼자만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전해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 사랑을 주변에 옮겨야 한다.
 
 ▨고감도 사랑과 소공동체

  고감도 사랑은 규모가 작을수록 수월해진다. 공소 공동체는 규모나 시설에서는 열악한 상황이지만 사랑의 나눔과 친교 공동체로서는 모범이 될 수 있다. 현재 농촌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 본당은 신자가 2000명이 넘고 대도시 본당 신자는 5000명에 가깝다. 교회가 10여년 전부터 소공동체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렇게 대형화한 본당에서는 고감도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고감도 사랑을 나누는 소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모가 중요하다. 적절한 규모의 공동체를 구분하는 식별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이에게 공통적으로 있는 인간성이 발견될 수 있을 만큼의 크기. 곧 고통과 두려움과 즐거움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둘째, 각자가 하나의 인격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개별성이 보장돼야 한다. 셋째, 최대한도의 인간적 가까움, 안온함, 공동 연대감 등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작은 규모여야 한다. 넷째, 공동체 성원이 자신의 공동 책임성을 실천할 수 있는 만큼의 규모여야 한다. 다섯째, 개별 공동체 성원이 공동체 전체의 운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의 크기여야 한다.

 주의할 것은 끼리끼리 모임을 구성하지 말아야 한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6.02]

[EP-1234]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사례)

[EP-1234]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사례)

의정부교구 구리본당 친교 모범사례

▲ 구리본당은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복음적 친교 공동체를 가꿔가고 있다. 사진은 구리본당 15구역 구역 공동체 신자들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선 바자. 구리본당 제공.

의 정부교구 구리본당(주임 서춘배 신부)은 부활이나 성탄 같은 대축일이나 명절 때 그리고 새 사제 탄생과 같이 본당에 경사가 있는 날이면 성당 인근 주민들에게 부활 달걀 바구니나 떡 같은 작은 선물을 돌린다. 성당의 축제를 신자들만 축제로 지내지 않고 그 기쁨을 이웃 주민들과 나눈다는 취지에서다. 평소 성당 신자들로 불편함도 적지 않았을 텐데 참고 지내온 주민들에게 대한 고마움의 표시도 들어 있다.

 의정부교구 1지구 지구장좌인 구리본당은 이주노동자사목도 활발하다. 1년 6개월 전 교구가 출범하면서 이주노동자사목을 본격화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본당 부주임신부 1명이 아예 이주노동자사목을 전담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쓰라며 할머니들은 쌈짓돈을 모아 오고 신자들도 틈나는 대로 달려와 사무실 수리와 차량 지원 등 봉사활동을 자원해서 한다. 얼마 전에는 방글라데시에서 온 젊은 새댁이 본당 교우 집을 친정으로 삼아 한달 이상 출산 및 산후 조리를 하고 간 적이 있다. 집 주인과 이웃 교우들이 정성껏 산모와 아이를 돌봐주었음은 물론이다.

 본당에서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비신자가 10여명 있었으나 이제 모두가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됐다. 본당 노인대학 어르신들은 다른 것보다도 성경 말씀을 더 듣고 싶어한다고 노인대학 관계자는 전한다. 주방에서 봉사하는 아주머니 가운데는 독실한 불교 신자도 있다.
 

 ▨소공동체를 통한 친교

 소공동체가 활발한 구리본당은 별도 예비신자 교리반이 없다. 예비신자들은 매주 반모임(소공동체 모임)에서 「함께 하는 여정」이나 반모임지를 가지고 공부를 한다. 소공동체 모임 시간이 곧 예비신자 교리 시간인 셈이다. 물론 한달에 한번은 본당에서 보충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해서 6개월이 지나면 세례를 받는다. 이렇게 하니까 새 영세자 가운데 쉬는 신자가 없다. 소공동체 모임 자체도 더욱 진지해진다. 예비신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이런 것들이 소공동체 활성화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이런 식의 소공동체 모임은 자연 신자들간 친교와 나눔을 더욱 두텁게 해준다. 소공동체를 통해 신자들은 이웃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하며 멀리 있는 혈연보다 더욱 가까운 가족적 분위기에서 살아간다. 불이 나서 삶의 보금자리를 몽땅 잃어버렸지만 본당 신자들의 위로와 격려 물질적 도움과 기도 덕분에 더 큰 힘을 얻어 살아가는 신자 가정 가장이 세상을 떠나자 함께 했던 구역 형제들이 서로 힘을 모아 자녀를 뒷바라지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 교우들의 극진한 사랑과 보살핌 속에 아내를 먼저 하늘 나라에 보내고 이제는 사정상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지만 교우들 사랑 때문에 이사를 가지 못하고 있는 형제…. 구리본당이 2년 전부터 매년 펴내고 있는 「소공동체에 관한 교우들의 보고서」에는 이런 사연들이 가득하다.

 
 ▨친교를 위한 다른 배려들

 소공동체를 통한 친교는 기도를 통한 내적 친교와도 연결된다. 이런 내적 친교를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 기도지향판과 미사지향판이다. 성당 입구 한쪽에는 신자들이 갖가지 사연과 함께 기도 지향을 써붙인 기도지향판이 있다. 이 기도지향판을 보면서 신자들은 서로 기도를 해주고 이를 통해 하나가 된다.

 미사지향판은 기도지향판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미사지향을 위해 보통 미사예물을 바치게 되는데 신자들은 미사지향으로 봉헌할 예물을 가난한 이들에게 희사하고 미사지향판에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라고 써놓으면 사제는 그 지향대로 미사를 봉헌해준다. 이를 통해 영적 기도와 물질적 나눔이 하나가 되는 것이다.

 본당 주일학교 운영 또한 친교를 지향하고 있다. 본당은 학년별로 주일학교 반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본당 전체를 8개 공동체로 나눠 중1부터 고2까지 한반으로 편성해 나눔 중심으로 주일학교를 운영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관계의 폭도 넓히고 핵가족 중심 가정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공동체 정신도 체험하게 된다.
 
 ▨말씀을 통한 복음적 친교를 향한 여정

 구리본당은 소공동체를 중심으로 사랑의 친교 공동체를 가꿔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도 많다. 다른 본당에 비해 소공동체가 활발하지만 아직도 소공동체 모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구역 반들도 있다. 신앙 안에서 말씀을 통해 복음적 친교를 나누는 공동체로 성숙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임신부는 말한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신자들이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게 됐다는 사실이다. 박용숙(아녜스) 여성총구역장은 아픈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도해주고 좋은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보면 피를 나눈 혈육보다 교우들이 더 친밀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같다 고 말한다. 복음적 친교를 향한 여정을 이미 걷고 있는 것이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6.02]

[EP-1234]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EP-1234]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EP(Evangelical Pastoral)-1234'에서 가지 또는 열매에 해당하는 네가지 중 마지막은 섬김(Diakonia)이다. 디아코니아는 원래 '식탁에서 시중 드는 것'을 가리키던 용어였으나 성경적 의미로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며 헌신하는 삶을 나타낸다. 이웃을 위한 봉사, 특히 보잘것없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삶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도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교회 발전에도 동력이 된다. 전통적으로 각 본당 연령회(또는 애령회) 상가 봉사활동이 선교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섬김의 사명

  섬김은 세상을 향한 교회의 사명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르 10, 42-43). 그리고 최후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써 이런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섬김은 사랑의 구체적 표현이며,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알게 해주는 증표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4-35).

  이처럼 그리스도의 삶에서 유래하는 교회의 섬김은 자기 울타리를 넘어서는 이웃 사랑의 실천 방법이다. 섬김은 단순한 양적 선교 전략의 차원을 넘어서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요 존재 이유이다. 이는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사목헌장 1항) 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에서 잘 드러난다.

 섬김 곧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인간의 수호자'로서 그리스도교의 매력과 향기를 발산해 비그리스도인들의 세상에서 오아시스가 된다. 그럼으로써 교회는 세상 구원을 위한 성사가 되는 것이다.
 
 ▨토털 서비스

  현대 사회에서 섬김의 사명을 올바로 구현하는 길이 바로 '토털 서비스'(total service), 곧 완전한 봉사다.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토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은 종교 영역에서도 영적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하고 종합적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는 전통적으로 세례ㆍ견진ㆍ고해ㆍ혼인ㆍ병자성사를 통해 전 생애에 걸친 영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런 영적 서비스 외에 현실 삶에 필요한 다른 부가적 서비스들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법률 상담, 자녀교육 상담, 수지침 봉사, 영화 상영, 음악회 개최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당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토털 서비스 차원의 섬김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유념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전략의 다양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평생 동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세례와 첫영성체부터 병자성사까지 이어지는 성사적 봉사가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 각 지역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회봉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곳에는 탁아소가, 노인들이 많은 지역에는 노인대학이, 가난한 무의탁자가 많은 곳에는 무료급식소가 필요한 것이다. 넷째, 생명ㆍ문화ㆍ환경 운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6.19]

[EP-1234]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사례)

[EP-1234]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사례 - 수원교구 상현동본당 봉사활동)

▲ 상현동본당은 구역별로 인보마을, 성모영보자애원, 천상의 집 등 지역 사회 불우한 이웃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의 기쁨도 함께 체험하고 있다

수 원교구 상현동본당(주임 김동원 신부) 4지역 금호5차 1구역 여성 신자들은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용인에 있는 성모영보자애원으로 간다. 그곳 요양원 환우들에게 점심을 차려주기 위해서다. 차로 50분 정도 달려 요양원에 도착해 담당 수녀와 조리사 2명을 도와 식사 준비와 배식을 하고 설거지까지 하면 오후 2~3시가 돼야 끝난다.

 보통 4~5명이 한조가 돼 200명 가량 되는 환우들에게 식사 봉사를 하다 보면 한나절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고 피곤하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게 더 많다고 최원숙(클라라, 53) 구역장은 말한다.

 "시설에 계시는 분들이 저희들 봉사에 정말로 고마워하시는 것을 보면서 작은 나눔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그분들 모습을 통해서 저희들 일상 생활에서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되고요."

 지난 4월부터 여성 신자들의 봉사활동이 호응을 얻으면서 그동안 시간을 내지 못했던 구역 남성 신자들도 이달부터 매달 한번씩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 구역뿐 아니다. 상현동본당 7개 지역 36개 구역 거의 대부분이 봉사 장소를 정해 매주 또는 매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아직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일부 구역들도 하반기부터는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신자들이 봉사하고 있는 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들은 성당 인근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천상의 집'을 비롯해 수원 시내에 있는 우만종합사회복지관, 용인에 있는 인보마을과 성모영보자애원 등 10여곳에 이른다.

 이같은 봉사활동은 '가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여라'는 올해 본당 사목목표에 따라, 지역 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하느님 나라 건설에 참여하고 또 신자들 자신이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3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물론 봉사활동을 갑자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1월 수지본당에서 분가, 신설된 이후 상현동본당 신자들은 천막 성당에서 생활하면서도 뜻있는 신자들끼리 또는 구역별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 봉사가 때로는 귀찮고 힘들기도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얻고 보람을 느끼게 되고, 구역이 활성화되는 등 봉사활동을 통한 긍정적 체험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본당에서는 올해 사목목표에 맞춰 지역 사회 봉사를 전 신자 대상으로 확산시키기로 하고 구역별 봉사활동을 시행하게 된 것이다. 본당은 신자들의 봉사활동을 격려하고자 올해 구역당 봉사활동 지원비를 책정했고, 봉사활동 체험을 나누고자 구역별로 활동 내용과 활동 체험 및 소감 등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100여명에 그쳤던 봉사 인원이 올해에는 500명 선에 이를 정도로 봉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상현동본당은 이런 정기 봉사활동 외에도 사회복지분과 산하 사랑의 나눔부를 통해 신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진 것을 나눠 가난한 이웃에게 전하도록 하고 있으며, 환자간호부와 상담부를 통해 호스피스 봉사 활동과 상담 봉사활동도 펴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창설자 중 한사람으로 유교 문화와 사상적 기초에서 복음을 받아들인 직암(稷菴)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1751~1792) 선생 기념 성당인 상현동본당은 직암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지난 몇해 동안 사목목표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로 설정해왔다.

 본당 신설 첫해인 2003년에는 본당 기본 조직을 갖춘 데 이어 2004년에는 '수신의 해'로 신자 영적 쇄신을 위해, 지난해는 '제가의 해'로 가정 성화를 위해 노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올해는 '치국의 해'로, 하느님 나라를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김동원 주임신부는 "치국의 해를 맞아 선교활동을 통해 하느님 나라 선포에 앞장서며, 가난하고 불우한 지역 사회 형제들을 찾아 봉사하는 활동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6.19]

[EP-1234] 종합: 모범 본당의 공통 요소

[EP-1234] 종합: 모범 본당의 공통 요소

한 인자라도 잘 이뤄지면 조직 유기적 기능

EP-1234와 관련된 본당 사례를 취재하면서 사례로 제시된 본당들에는 특별히 두 가지 공통되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어느 한 측면이 활발한 본당은 다른 측면들도 대체로 활발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은사계발이 비교적 잘 이뤄지는 본당은 소공동체가 활발하고 본당 조직도 유기적 기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창원 가음동본당, 안양 매곡본당). 또 소공동체가 활발한 본당은 친교나 봉사, 복음선포 활동도 상대적으로 더 활발한 모습이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차동엽 신부는 "EP-1234가 지닌 통전적 전망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본당 활성화를 위한 열가지 인자가 개별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표지라는 것이다.

 둘째, 본당 활성화에는 사제, 특히 주임사제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기자들이 본당을 취재하면서 흔히 느끼고 많은 신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EP-1234 취재 과정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P-1234에서는 이를 본당 활성화 제6계명인 리더십과 관련지어 풀어낸다.

 성령의 활동에 감화되고(토양) 기도와 은사계발(뿌리)을 통해 드러난 신자들의 은사가 복음선포와 예배(전례), 친교와 봉사라는 가지를 거쳐 열매를 맺으려면 줄기를 통과해야 한다. 신자들이 받은 다양한 은사는 줄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결코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 줄기를 이루는 것이 소공동체와 조직, 그리고 리더십인데, 리더십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소공동체가 세포조직으로서 기능을 원활히 하고 조직이 유기적 기능 조직으로 활동을 채비를 갖췄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다. 그러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소동체나 기능적 조직이 조금 미약하더라도 얼마든지 강화될 수 있다.

 차 신부는 이와 관련 "EP-1234의 열가지 활성화 인자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여섯번째인 리더십이 사실상 다른 9가지 인자를 활성화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리더십이 살아날 경우 나머지 전체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어느 사제도 자신이 책임진 본당 공동체가 활기를 잃어버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문제는 방법이다. 뉴 리더십에 부합하지 않는 방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뉴 리더십이 기능을 상실하고 정체되면 거의 모든 것이 작동을 멈추게 된다.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다.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6.23]

[EP-1234] 종합: 어디에나 열려있는 EP-1234

[EP-1234] 종합: 어디에나 열려있는 EP-1234

EP-1234, 교회 활성화 비전 제시

▲ EP-1234 곧 본당 활성화 십계명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어느 한가지 인자가 활성화하면 다른 인자들도 활성화한다. 사진은 서울 반포4동 주일 밤10시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장면

EP-1234, 곧 복음적 사목-십계명은 닫혀 있는 틀이 아니라 열려 있는 틀이다. 다시 말하자면 본당 활성화 또는 성공적 교회 모델로 꼽을 수 있는 어떠한 프로그램도 'EP-1234'의 틀에 다 넣을 수 있다는 말이다. EP-1234를 제시한 차동엽(미래사목연구소장) 신부는 "EP-1234는 본당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들에 들어 있는 원리들을 뽑아낸 것이기 때문에 이 열가지 활성화 인자에 속하지 않는 활성화 방안이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EP-1234는 복음적 사목 비전(EP)과 동력원(1), 영적 인프라(2), 조직(3) 및 사명(4)을 통전적, 통합적으로 아우른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동력원(1)은 생명유기체의 토양에 해당하는 성령, 영적 인프라(2)는 뿌리에 해당하는 기도(영성)과 전신자 은사 계발, 조직(3)은 줄기에 해당하는 소공동체와 유기적 기능조직과 리더십, 그리고 사명(4)은 가지 및 열매에 해당하는 수요 중심의 복음선포와 은총의 축제인 전례, 고감도 사랑의 친교, 완전한 봉사(total service)를 말한다.

 그러나 EP-1234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제돼야 하고 또 지향해야 할 측면들이 있다. 이를 도외시할 때 EP-1234는 기능을 상실할 뿐 아니라 그것을 EP-1234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 측면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EP-1234의 비전은 예수님의 복음적 사목 비전 및 그에 기초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아시파(AsIPA:아시아의 통합적 사목 접근), 한국 천주교회의 각 교구 시노드가 표방하는 '하느님 백성'(=참여)과 코뮤니오(Communio=일치, 친교 또는 연대)의 교회관을 핵심 비전으로 삼는다.

 둘째, EP-1234는 교회 건설의 활력을 동력원(1, 성령)과 영적 인프라(2, 기도와 은사계발)의 협동으로 보는 신인상보적(神人相補的) 전망을 취한다. 다시말해서 교회 건설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주도 하에 인간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자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셋째, 교회 운영 구조(소공동체와 유기적 기능 조직, 리더십)와 관련, 자발성을 바탕으로 사제ㆍ수도자ㆍ평신도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책임 구조를 지향한다. 그리고 실제에 있어서는 교계 원리와 협의체 원리, 보조성의 원리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이 자신들의 신앙감각에 따라 자율적으로 유지되도록 한다.

 넷째, 사명(수요 중심의 복음선포, 은총의 축제 전례, 고감도 사랑의 친교, 토털 서비스) 수행이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차원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 즉 현재 교회 안팎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모든 일을 다 가치 있는 거룩한 직무로 여긴다.

 다섯째, EP-1234는 가톨릭교회의 신원인 동시에 소명이기도 한 '가톨릭'(catholic)의 이상, 즉 보편성을 구현하고자 한다.

 여섯째, EP-1234는 역사적 변천에 대해 통전적 전망을 견지한다. 즉 끝없는 성찰과 쇄신에 열려 있다.

정리=이창훈 기자changhl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6.06.23]

[EP-1234] 종합: 본당 활성화 방안 개발한 미래사목연구소 차동엽 신부

[EP-1234] 종합: 본당 활성화 방안 개발한 미래사목연구소 차동엽 신부

"교회 활력 되찾는 '누룩' 역할 기대"

" 본당 활성화 방안 EP-1234를 발표하고 관련된 교육을 시작한 지 1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습니다. EP-1234는 위기 국면에 직면한 우리 한국가톨릭교회가 활력을 되찾기를 바라는 애정에서 생겨난 하나의 몸부림입니다."

 '본당 활성화를 위한 EP-1234' 기획 연재를 마무리하면서 만난 차동엽 신부는 이같이 말하면서 EP-1234가 교회 활력을 되찾는 데 씨앗과 누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기대했다.

  지난해 4월 EP-1234가 발표되고 난 이후 연 4000명 정도가 교육을 받았다고 전한 차 신부는 교육을 통해 △본당 신부가 일하기가 쉬워졌고 △신자들의 의욕적으로 바뀌었으며 △성령의 활동과 은사에 대해 새롭게 깨닫게 됐다는 등의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 신부는 특히 "연수를 받은 본당 신부님들에게서 일하기가 휠씬 쉬워졌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이는 EP-1234 교육을 통해 신자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라면서 "신부님들이 연수를 받으면서 자신들이 부족했던 점들을 반성하게 된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이런 맥락에서 EP-1234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 비전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P-1234에서 제시하는 비전과 활성화 원리를 사목자가 먼저 인식하고 이를 신자들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전과 인식을 공유하게 될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차 신부는 EP-1234의 열가지 인자 중에서 어느 하나만 잘 돼도 그 공동체가 살아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인적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싶은 것은 세번째인 전 신자 은사계발이라고 말했다.

 " 현재 주일 미사에 나오는 신자들 가운데서 봉사하고 활동하는 신자들은 5~10%에 불과합니다. 5~10%가 아니라 신자들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은사가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십분 발휘하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소수가 아니라 모든 신자가 함께 손을 잡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 가톨릭교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전신자 은사계발로 본다는 차 신부는 전 신자 은사계발에 투신하면 그 성과가 당장에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반드시 그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P-1234 교육 연수는 현재 대전교구 정하상 교육회관(041-863-5690)에서 상설 과정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미래사목연구소(031-997-0935)를 통해서 신청할 수도 있다.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