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34]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EP(Evangelical Pastoral)-1234'에서 가지 또는 열매에 해당하는 네가지 중 마지막은 섬김(Diakonia)이다. 디아코니아는 원래 '식탁에서 시중 드는 것'을 가리키던 용어였으나 성경적 의미로는 남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며 헌신하는 삶을 나타낸다. 이웃을 위한 봉사, 특히 보잘것없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는 소외된 이웃들에게 삶에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이들에게도 기쁨과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교회 발전에도 동력이 된다. 전통적으로 각 본당 연령회(또는 애령회) 상가 봉사활동이 선교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 준다.
▨섬김의 사명
섬김은 세상을 향한 교회의 사명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통치자라는 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르 10, 42-43). 그리고 최후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심으로써 이런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섬김은 사랑의 구체적 표현이며,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알게 해주는 증표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 34-35).
이처럼 그리스도의 삶에서 유래하는 교회의 섬김은 자기 울타리를 넘어서는 이웃 사랑의 실천 방법이다. 섬김은 단순한 양적 선교 전략의 차원을 넘어서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요 존재 이유이다. 이는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 현대인들 특히 가난하고 고통받는 모든 사람의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 제자들의 기쁨과 희망이며 슬픔과 고뇌"(사목헌장 1항) 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에서 잘 드러난다.
섬김 곧 봉사를 통해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인간의 수호자'로서 그리스도교의 매력과 향기를 발산해 비그리스도인들의 세상에서 오아시스가 된다. 그럼으로써 교회는 세상 구원을 위한 성사가 되는 것이다.
▨토털 서비스
현대 사회에서 섬김의 사명을 올바로 구현하는 길이 바로 '토털 서비스'(total service), 곧 완전한 봉사다.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토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은 종교 영역에서도 영적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하고 종합적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는 전통적으로 세례ㆍ견진ㆍ고해ㆍ혼인ㆍ병자성사를 통해 전 생애에 걸친 영적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런 영적 서비스 외에 현실 삶에 필요한 다른 부가적 서비스들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법률 상담, 자녀교육 상담, 수지침 봉사, 영화 상영, 음악회 개최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본당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토털 서비스 차원의 섬김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유념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전략의 다양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평생 동반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세례와 첫영성체부터 병자성사까지 이어지는 성사적 봉사가 모든 이들에게 제공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 각 지역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사회봉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곳에는 탁아소가, 노인들이 많은 지역에는 노인대학이, 가난한 무의탁자가 많은 곳에는 무료급식소가 필요한 것이다. 넷째, 생명ㆍ문화ㆍ환경 운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