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섬김의 리더십

[데스크칼럼] 섬김의 리더십 -- 가톨릭 신문

인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리더십을 보여준 이는 누구였을까? 리더십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요즘,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나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새삼 절감하는 요즘 떠올려 보았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세계적으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 수많은 지도자들이 존재했지만 단언컨데,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예수님을 완벽한 리더십의 모범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성경 말씀에 잘 드러나고 있다.

“너희 중에 으뜸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마태 23, 11~12)

섬김의 역할을 강조한 예수님은 ‘종과 목자’로서의 완벽한 리더십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은 겸손하게 섬기는 종의 위치에 자신을 두셨다. 종은 주인을 섬기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세상과 하느님 백성을 섬기고 궁극적으로 우리 죄를 대신해 당신의 목숨을 하느님께 바치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였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까지 하느님과 인간을 섬긴 그 희생과 사랑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섬김으로 시작한다. 꼭대기에서 지시하는 자가 아니라 스스로 낮아지려 할 때 진정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세계 최대 청소업체인 서비스마스터의 윌리엄 폴라드 전 회장이 1999년 부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한 일은 고객사인 한 병원의 계단과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었다. 미국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직장 상사도 가족처럼 편하게 여길 수 있고 일하는 재미와 유머가 넘치는 직장이라면 고객에게도 최고의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발상으로, 채용이란 말을 쓰기보다 가족으로 입양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직원을 배려하려는 마음을 나타냈다.

오늘날 리더십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다. 국가든 조직이든 리더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국민들과 조직원들의 운명이 크게 좌우된다. 리더의 도덕적 역량과 섬김의 자세야말로 지도자로서의 가장 큰 덕목일 것이다.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다. 예수님과 같은 섬김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먼저 하느님을 섬기고 다음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섬길 줄 아는 리더십은 향후 가톨릭 교회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교회를 이끌고 있는 소위 리더인 성직자, 수도자들은 서품과 서원 때 하느님과 백성의 종으로 헌신할 것을 서약한다.

목자로서 하늘나라 건설에 모든 것을 걸었던 강렬한 지도력과 종으로서 모든 이들을 섬겼던 예수님의 삶을 따르겠다는 다짐이다. 따라서 교회 리더들은 신자들과 교회를 섬기며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앞장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아울러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은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민의 복음화를 위해 함께 호흡하며 섬기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것이 선교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신앙인의 기본자세일 터.

말하긴 쉽지만 얼마나 행동으로 옮기기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한 팀의 리더로 살면서 체감하고 있다. 우선 리더 스스로 솔선수범의 모범을 보였을 때 리더십도 빛을 발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힘입어 복음의 정신으로 나라와 민족, 국민을 섬기며 세상 변화를 주도해 왔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군림하지 않는 섬김의 리더십과 리더가 그리운 시대다.

마승열 편집팀장
기사입력일 : 2008-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