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8/23 연중 제20주간 토요일…야곱의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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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3일 연중 제20주간 토요일- 마태오 23장 1-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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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모세의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니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또 그들은 무겁고 힘겨운 짐을 묶어 다른 사람들 어깨에 올려놓고, 자기들은 그것을 나르는 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성구갑을 넓게 만들고 옷자락 술을 길게 늘인다. 잔칫집에서는 윗자리를,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사람들에게 스승이라고 불리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스승님은 한 분뿐이시고 너희는 모두 형제다. 또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 그리고 너희는 선생이라고 불리지 않도록 하여라. 너희의 선생님은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마태 23,1-12)


<어릴 때 내 꿈은>

‘어릴 때 내 꿈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나뭇잎 냄새 나는 계집애들과/먹머루빛 눈 가진 초롱초롱한 사내 녀석들에게/시도 가르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들려주며/창 밖의 햇살이 언제나 교실 안에도 가득한/그런 학교의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중에서)

나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 첩첩산골에서 보냈다. 그 시절의 추억은 내 삶의 한쪽에서 아릿한 그리움과 따스함을 주는 평화로운 안식처다. 겨울엔 눈이 억수로 내리고, 한여름엔 청아한 매미소리를 들으며 시원한 버드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들과 맑고 깊은 물속에서 더위를 식히며 노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 나의 꿈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정말 선생님이 되었다.

어제는 시골에서 함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닌 친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선생님인 멋진 남자와 결혼해 속초에서 재미있게 살고 있다. 남편의 직업과 내 직업이 같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만나지 않아도 뭔가 통하는 좋은 친구다. 이제 오십이 다 되어가는 친구 남편은 곧 ‘교감’이 된단다. 그러면서 친구는 “넌 언제쯤 될 것 같으니?” 하고 물었다. 난 언제쯤 ‘교감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교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 위에 서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하며 남들과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교감•교장 선생님이 되려면 그만한 인품을 지녀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친구와 통화를 끝내고 곰곰이 내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과연 앞으로의 나의 모습을 위하여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의 스승이시며 주관자이신 그분께 여쭈어 본다. “전 언제쯤 될까요?”

‘아직도 내 꿈은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되는 거예요/물을 건너지 못하는 아이들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길을 묻는 아이들 지팡이 되고 싶어요/ 헐벗은 아이들 언 살을 싸안는 옷 한 자락 되고 싶어요/푸른 보리처럼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동안/가슴에 거름을 얹고 따뜻하게 썩어가는 봄 흙이 되고 싶어요’(도종환, <어릴 때 내 꿈은> 중에서)

김정임(인천 인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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