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통하는 신앙공동체를 꿈꾸며..

우연히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대형항공기인 보잉747을 능가하는 A380이란 새로운 기종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실내 엔진소음을 획기적으로 제거했다는 A380 대형 항공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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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항공기 엔진 소음을 최소화시켜 마치 조용한 호텔분위기를 조성하도록 잘 설계되었는데, 조종사와 승객들로부터 오히려 씨끄럽다는 불만들이 나오는 것이랍니다. 기사의 일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 조용해서 문제가 발생

비행기를 타 보신 분들은 경험한 것이겠지만, 항공기 안은 실상 굉장히 시끄럽다. '윙~~~ 쉬이~~~익' 하는 엔진 소리는 엄청나게 큰 소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행 중에는 연속적으로 들리는 소음인지라 미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마치 나이트클럽의 큰 소음 안에서는 잠을 자기도 하지만, 조용한 집에서 자그맣게 발생하는 소음에는 잠을 못 이루는 것과 비슷하다.

엔진 개선 등으로 인해 외부 소음이 줄어드니, 상대적으로 그동안 큰 엔진소음에 묻혀 느껴지지 않던 항공기 내부 소음이 의외로 크게 부각된 것이다. 승객들의 대화 소리, 아기 우는 소리, 화장실 문을 여닫거나 물 내리는 소리, 승무원 부르는 호출 버튼 소리 등이 더욱 크게 들리게 된 것이다.

저 역시 조그만 가게를 하면서, 주방에서 일할 때 실수로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리거나 싱크대에 그릇 부딪히는 소리를 내면, 조용한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소음이 매우 크게 들리기 때문에 가끔 손님들이 일하는 사람들이 화난 것으로 오해하여 눈치를 보는 웃지못할 일이 생기곤 합니다. ^^;

이 기사를 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곳에는 어디나 '말(혀)'에 대한 조심을 강조합니다. 무심코 뱉은 말에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에 대한 경각심은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데 듣는 '귀'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귀뿐만 아니라 사물을 인지하는 '시각', '청각', '후각', '감각' 역시 그러하고 사물을 판단하는 '생각' 또한 얼마든지 간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말'은 하기 전에 조심조심해야겠지요. 그러나 누구나 말실수를 많이 합니다. 저역시 마음은 다르지만 좌중을 즐겁게 하기 위해 때론 과장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실수로 말할 때가 많습니다. 엄밀히 말해 성사감이죠.. ^^; 그러나 들을 때에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여유가 있다면 '말실수'로 인한 상처는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시 '말'과 '귀'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의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공동체를 꿈꾸어봅니다. 속마음과 달리 별생각없이 한 말이 몇단계 건너뛰면 매우 악의적인 '말'로 둔갑하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말'이나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통하는 그런 '공동체', 상대의 '말실수'를 좀더 넓은 아량으로 포용해줄 수 '귀'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신앙공동체는 하늘나라와 더 가까와질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