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연중시기가 시작되면서 복음도 예수님의 일상생활에서 시작됩니다.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고 다른 병자들도 고치시고, 기도하시면서 전도여행을 떠나시는 모습들이 예수님께는 일상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 21절부터 28절까지 포함해서 보통 예수님의 전형적인 하루 일과라고도 합니다. 찬찬히 예수님의 일상의 삶을 더듬어 봤으면 하는데, 한 차례 기도 양으로서는 좀 많은 듯합니다. 따라서 부분적으로 나눠 봐도 좋겠습니다. 복음관상을 하기엔 아주 적합한 대목입니다.

먼저, 시몬의 집에 가셔서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시는 장면을 보는데, 우선은 회당에서 나오셔서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의 집까지 걸어가시는 모습을 보셨으면 합니다. 무슨 대화를 나누시는지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그러곤 시몬의 장모와 마주하셨을 때 장모의 표정이나 태도, 방 분위기, 시몬의 집 전체적인 분위기 등을 보고나서, 예수님께서 장모를 고쳐주시는 구체적인 장면을 봅니다. 이어서 병을 털고 일어난 시몬의 장모가 예수님 일행에게 어떤 시중을 들고 있는지도 살펴보십시오.

다음으로 해가 떨어진 저녁이 되었을 때 몰려든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들을 고쳐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꼼꼼하게 들여다보세요. 어떤 식으로 고쳐주시는지, 예수님의 표정은 어떤지, 그 일대의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보세요.

끝으로 몰려든 사람들을 고쳐주고 난 다음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드시는지, 그러곤 어떻게 새벽에 일어나 외딴곳으로 가 기도하시는지를 눈여겨보십시오. 그때 시몬과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와 건네는 대화 내용들도 들어보시고 예수님의 생각들을 헤아려 보십시오.

유 시찬 신부 (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