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26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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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 마태오 5,20ㄴ-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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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 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 !’ 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 !’ 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마태 5,20ㄴ-26)


<꼽냐?>

언젠가 소년 분류 심사원에서 데려나왔던 한 아이가 기억납니다. 나이에 비해 체격이 땅땅한 것이 아주 야무졌습니다. 마음이 여리고 착했지만 첫인상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척 보면 "깍두기" 계보라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눈빛이 사납다보니 본의 아니게 친구들과 자주 싸우게 되었습니다. 이 아이는 별 생각 없이 쳐다보는데도 상대방에서는 "저것이 내게 감정이 있나?"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눈빛이 날카로웠지요.

소년원이나 심사원, 또는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자주 체험하는 일입니다. 우리 가정이나 공동체 안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여러 사람들이 밀집되어 생활하다보니 사소한 일로 마음 상하고 또 심하게 다투기도 하고 급기야 큰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대형사건의 첫 시발점은 너무도 사소한 것이어서 웃음이 다 나올 지경입니다.

머리가 터지고 갈빗대가 나가는 전치 5주쯤 되는 싸움의 원인을 추적해 가다보니 "왜 째려봐?"였습니다. 상대방이 "내가 언제 째려봤다고 그래?" "그래서 꼽냐?" "그래 꼽다." "아니,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하면서 주먹을 한 대 날립니다.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날아든 주먹에 코피가 터진 상대방은 격분한 나머지 있는 힘을 다해 상대방의 턱에 시속 100Km짜리 헤딩으로 응수합니다. 턱이 얼얼해진 상대방은 눈에 보이는 것이 없게 되어 흉기가 될만한 것을 집어듭니다. 이런 식으로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전치 10주의 부상, 결국 살인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심한 다툼의 원인을 보니 라면이 좀 더 맛있으려면 "라면 스프를 먼저 넣느냐? 면을 먼저 넣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우리 인간들의 "욱하는 마음", "부족한 인내심"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싸움이 나중에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가지 않도록 아예 불화나 다툼의 원인을 원천봉쇄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손상시키는 말은 아예 애초부터 하지도 말라는 말입니다.

상대방에게 "바보"라는 말을 던지면 저쪽에서는 더 심하게 "바보 병신"으로 응수합니다. 이쪽에서 "미친놈" 하고 화살을 날리면 저쪽에서는 "죽일 놈"으로 응수합니다. 순식간에 증오와 반감이 쌓이고, 순식간에 둘은 원수지간이 됩니다.

회개의 첫걸음은 다른 무엇에 앞서 그릇된 우리의 언어습관을 고치는 일입니다. 왜곡된 언어구조, 비꼬는 습관, 공격적인 대화, 헐뜯는 식의 말들을 고치는데서 회개는 시작됩니다.

격려와 위로가 되는 말, 삶의 의미와 희망을 주는 고운 언어습관을 통해서 우리와 동행하는 이웃들에게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우리의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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