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3월 13일 사순 제3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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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사순 제3주간 토요일 - 루카 1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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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카 18,9-14)


<기둥 뒤에 숨어 서서>

오늘 복음의 비유에 등장하는 바리사이파 사람의 신앙생활은 참으로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일주일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꼬박꼬박 단식을 계속해왔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일이지요. 가톨릭교회에서 일 년에 두 번 있는 단식조차 깜박하고 잊어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한 주에 두 번씩이나 단식을 계속했다니 보통 열심한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그는 매달 받는 200만원의 월급에서 정확한 10%인 20만원을 교무금으로 바쳤습니다. 우리 같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요.

뿐만 아니라 그는 도덕적으로 전혀 흠잡을 곳이 없었던 사람, 윤리적으로 아주 건전한 생활을 했던 모범적인 신앙인이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윤리적으로나 신앙적인 측면에서 전혀 꿀릴 일이 없던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기에 행동도 거침이 없습니다. 매사에 자신만만했습니다. 성전에 들어가서도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기도할 때도 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면서 열렬히 기도했습니다. 참으로 사람들 눈에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었던 바리사이파 사람의 자신만만하고 열렬한 기도보다 한 가엾은 세리의 기도를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 세리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인 관계로 지금은 비록 동족들의 혈세를 착취하는 세관원으로 살아가지만 한때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생활고에 짓눌려 어쩔 수 없이 세관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언제나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가 성전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삶에 지쳤던 세리, 너무도 큰 죄책감에 시달리던 세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없는 시간, 조심스럽게 성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래도 불안했던 세리는 성전 기둥 뒤쪽에 몸을 붙이고 기도를 시작합니다.

꿈결조차 그리웠던 하느님의 성전에 들어서니 눈물부터 앞섭니다. 돌아본 지난 세월이 너무도 하느님 앞에 죄송스러웠기에 감히 고개를 들지도 못합니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깊이 떨구고 가슴을 치며 세리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세리가 바친 이 한 구절의 기도는 아주 간단해 보이는 기도이지만 기도중의 기도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리의 기도는 진정 마음 가장 밑바닥에서 저절로 우러나온 기도였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한 가장 간절한 기도가 이 세리의 기도였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솔직한 인정을 바탕으로 오직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의 모든 삶을 내맡기는 겸손한 기도가 세리의 기도였습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이 기도야말로 죄 투성이인 우리가 화살기도로 바치기에 가장 적합한 기도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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