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4월 10일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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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부활 팔일 축제 내 토요일 - 마르코 16,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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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주간 첫날 새벽에 부활하신 뒤,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셨다. 그는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주신 여자였다.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여자에게 나타나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지 않았다. 그 뒤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그래서 그들이 돌아가 다른 제자들에게 알렸지만 제자들은 그들의 말도 믿지 않았다. 마침내, 열한 제자가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 되살아난 당신을 본 이들의 말을 그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9-15)


<천국 같은 봄날>

지난 몇 주간, 수도원 마당은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 꽃이 피어나면 저 꽃이 떨어지고,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꽃이 고개를 내밀고...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잠시나마 꿈결 같은 꽃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꽃향기가 얼마나 그윽하던지 지나가던 사람들까지 들어와서 잔뜩 분위기를 잡곤 했습니다. 꽃그늘 아래서 포즈도 잡고, 사진도 찍고 그렇게 기뻐들 했었지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뿐이네요. 무심하게 우리 곁에 다가온 봄은 낙화(落花)와 더불어 멀어져 갑니다. 낙화의 순간이 또 어김없이 찾아온 것입니다. 춤추듯 바람에 날리는 꽃잎들, 그렇게 또 다시 이봄도 저무는 가 봅니다.

꽃 같은 순간은 잠시뿐이네요. 화사한 날들도 찰라군요. 새하얀 싸리 꽃이 떠나가는 꽃들을 배웅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 같던 봄도 떠나갑니다. 우리도 이젠 아쉬움을 접고 일어설 시간입니다.

자연의 순환을 신기한 눈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꽃잎들이 떠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연초록 잎들이 앞 다투어 솟아오릅니다.

‘꽃잎의 낙화에 이은 새순의 등장’을 바라보며 예수님의 생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 한분의 희생으로 인해 뭇 생명들이 되살아났습니다. 예수님 한분의 죽음으로 인해 수많은 죄인들이 희망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한분의 부활로 만물이 소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부활로 인해 모든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의 문이 활짝 열린 것입니다.

예수님 십자가 사건 이후 제자들의 삶은 그야말로 암울함 그 자체였습니다. 다들 깊숙한 동굴로 숨어들어갔습니다. 상실감, 패배감, 낙담, 두려움이란 육중한 바위로 꽉 막혀있는 어두운 동굴 속에 자신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제자들의 눈을 가로막고 있던 불신과 의혹의 바위를 치우십니다. 제자들 한 명 한 명의 내면 안으로 부활하십니다. 제자들이 그토록 오랜 나날 염원해왔던 스승과의 참 만남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부활 예수님과의 일대 일 만남 이후 제자들의 인생은 180도 바뀝니다. 그야말로 화사한 봄날로 바뀝니다. 더 이상 두려움도 없습니다. 더 이상 절망하지도 않습니다. 더 이상 의혹을 품지도 않습니다.

제자들은 다시금 청춘을 되찾았습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천국 같은 봄날입니다. 비록 제자들의 인생이 전과 같이 부침을 거듭한다할지라도 그들의 내면에는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굳게 형성되어 계시기에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더 이상 그 무엇도 그들을 속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더 이상 방황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더 이상 어두운 동굴 안에 갇히지 않을 것입니다.

부활 이름으로 다시금 제자들을 찾아가신 예수님, 그 날 이후 제자들의 인생은 항상 봄이었습니다.

부활 예수님이란 이름으로 내게 오신 당신, 그날 이후 제 인생도 항상 봄이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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