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비치해야 할 성물
가정에 비치해야 할 성물
사제의 축복을 받아 성별된 것이나 그 자체로서 거룩한 것을 성물이라 하는데 신자 가정에 비치해야 할 성물은 다음과 같다.
성서
성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의 편지'이다. 우리는 성서를 통해 하느님이 누구신지, 하느님은 우리를 얼마나 어떻게 사랑하고 계신지,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알 수 있다. " 우리가 성서를 읽을 때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때이고, 우리가 기도할 때는 우리가 하느님께 말씀을 드리는 때이다 "라는 성 아우구스띠노의 말처럼 우리는 성서를 가까이 두고 매일 읽음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께 사랑의 응답을 드려야 할 것이다.
가톨릭 기도서
기도서는 우리의 공동기도를 가능하게 하고 우리에게 기도의 방법을 가르쳐주며 주님께 대한 애정을 일깨워준다. 함께 기도할 때, 무엇을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를 때, 주께 대한 정이 메마를 때 기도서를 사용하면 좋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어린이의 몫까지 준비하여 언제든지 기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미사경본
미사경본에는 주일미사, 축일미사, 평일미사, 신심미사, 성사미사, 기원미사, 위령미사, 특별미사 때 바치는 고유한 기도문이 실려 있다. 미사는 사제와 신자가 함께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 기원과 속죄의 제사이므로 사제만이 바치는 부분과 신자가 바쳐야 할 부분이 있다.따라서 우리는 마땅히 미사경본을 보면서 사제와 함께 미사를 봉헌해야 할 것이다.
성가집
성가는 우리가 한 공동체를 이루어 아름다운 목소리로 더 열정적으로 더 장엄하게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이다. 혼자서 성가를 노래함도 좋으나 여럿이 모여 기도할 때 함께 성가를 부름은 공동체 정신을 드러내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러므로 기도서와 함께 성가집을 준비해둘 것이다.
가톨릭 교리서
교리서는 성서와 성전에 근거하여 우리가 구원을 얻기 위하여 알고 또 실천해야 하는 진리를 요약한 책이다. 여러가지 교리서가 있으니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단계적으로 구입하여 읽을 것이다. 영세한지 오래된 신자일수록 계속 공부하여 자신의 신앙을 돈독히 하고 자녀들이나 이웃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므로 가톨릭 신자로서 신앙을 다져가고 이웃을 그리스도께로 이끌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년에 한권의 교리서를 읽고 공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십자고상
십자고상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어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 아버지께 희생제물로 드리신 모습이며, 주께서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고 계심을 드러낸다. 우리는 십자고상을 바라 볼 때마다 우리를 구원해 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리고, 어떤 시련도 이길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구하며, 십자가를 통하여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고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제의 축복을 받은 십자고상을 가족이 모이는 방이나 거실의 벽에 걸든지 탁상 위에 모시는 것이 좋으며 방마다 모시면 더욱 좋다. 되도록 품위있는 십자고상을 모시도록 하고, 깨끗이 보존하며, 기도할 때나 묵상할 때에는 이 십자고상 앞에서 할 것이다.
성모상
성모 마리아는 예수님의 어머니시고 우리의 어머니시다(요한19,26참고). 그러므로 우리가 성모 마리아상을 모시고 그분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성모상을 모실 때에는 사제의 축복을 받는 것이 좋고, 벽에 모신 십자고상 아래나 탁상 위에 모신 십자고상 옆에 모신다.
성화와 성상
예수님의 상[예수 성심상], 성모상[성모 성심상]과 함께 가족의 주보성인들의 성상이나 상본도 모실 수 있으나 십자고상이 항상 중심이 되어야 한다. 신자가정에 성상이나 성화가 모셔져 있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가정임을 드러내는 무언의 신앙고백 이기도하다. 성물이 파손되었을 때는 축복[방사]도 무효가 된다. 태울 수 있는 것은 태우고 그렇지 않으면 땅에 묻는 것이 좋다. 상본은 축복를 받지 않는다.
로사리오
로사리오란 장미꽃 다발이라는 뜻으로서 우리가 로사리오 기도를 하는 것은 장미로 엮은 꽃관을 성모마리아께 드리는 것과 같다는 상징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로사리오[묵주]의 기도는 그리스도의 일생과 구원의 역사를 묵상하면서 성모님께 우리의 성화와 이에 필요한 은혜를 전구해주시도록 비는 기도이며, 성모 마리아께서 모든 신자들이 열심히 그리고 자주 바치도록 권하신 기도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로사리오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로사리오를 잘 보이는 곳에 두거나 혹은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다. 로사리오는 사제에게 축복을 받아 사용한다.
성수
성수는 영원한 생명과 죄의 씻음, 즉 성세성사의 은총을 상징하고 죽음의 세력을 멀리 해준다. 교회는 부활 성야의 예식 중에 물을 축성하여 나눈다. 각 가정에서는 이 성수를 조금씩 준비하였다가 기도할 때나 환자가 생겼을 때, 특히 임종 전후에 이를 뿌려 악의 세력을 멀리하게 한다. 성수를 사용할 때마다 통회하고 성세의 은총을 기억할 것이다.
성당에 들어갈 때 성수를 찍어 성호경을 그으며 "주여! 이 성수로써 내 죄를 씻어 없애시고, 마귀를 쫓아 몰으시고 악한 생각을 없이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그것은 자기 죄를 씻고 성전에 들어감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올 때 는 찍을 필요가 없다.
성 초
밀초는 수천 마리의 벌들이 만든 것이다. 우리 교부들은 벌들이 동정성과 단체성을 가졌기 때문에 동정녀 성모 마리아와 교회의 상징으로 보았다. 그래서 성초는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잉태되어 탄생한 예수의 몸을 상징하고 초심지는 생명과 힘의 중심인 그리스도의 영혼을 상징한다. 또 성초는 스스로를 태워 빛과 열을 주므로 자신을 희생하여 세상을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온 가족이 모여 기도할 때, 특히 환자와 함께 기도할 때, 위령기도와 초상때 이 초를 켜고 영원한 빛의 근원이시며 그 빛의 전파자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있는 어두움을 몰아내시고 광명으로 밝혀주시기를 기도한다.교회는 주의 봉헌 축일[2월 2일]에 초를 축성하고 나눈다. 이 때 초를 축성하지 못했을 경우 개별적으로 사제에게 축복을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성지
성지는 그리스도의 승리와 그리스도왕께 대한 우리의 충성을 표시한다. 교회는 4세기부터 예수수난 주일 즉 성지주일[부활 전 주일]에 푸른 나뭇가지를 축성하여 나눈다. 우리가 성지를 받는 것은 주님의 영광스러운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며 주님을 따라 우리도 십자가와 부활신비[빠스카 신비]를 자신 안에 구현하겠다는 신앙고백이다.
성지주일 전례 중에 받은 성지는 집에 모셔둔 십자고상과 함께 두고,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신 것을 묵상하고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할 것을 다짐할 것이다. 성지는 재의 수요일 전 주일까지 본당에서 모아 재의 수요일을 위한 준비를 한다. 만일 그때까지 본당에 보내지 못하였으면 재의 수요일 이후에 집에서 정중히 태워 없앨 것이다.
기도상
가정마다 작은 상을 마련하여 흰 보를 덮고 그 위에 십자고상, 성모상, 성초, 성수, 성서, 묵주 등을 얹어 놓고 꽃으로 장식하는 정성을 드리면서 언제나 우리 가정에 함께 계시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할 때 이 기도상을 중심으로 모인다면 하느님이 가까이 계심을 더 잘 느끼게 되고 온 가족이 보다 깊은 신앙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