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 혼다 선생님을 생각하며,

유코 혼다 선생님을 생각하며 이글을 씁니다.

아들이 바이올린을 시작하고 첫번째 선생님께서 이사가시면서 남은 제자들을 유코에게 맡겼습니다. 미국선생님에서 일본선생님으로 바뀌니 같은 동양인이라 편하기도 하고 또 늘 아이들에게는 엄격한 선생님이면서도 일단 레슨이 끝나면 아이들을 눈에 보일 정도로 이뻐해주셨던 분이셨습니다.

큰 아이 일로 콘서트를 데리고 갈 수 없을 때는 언제든지 자기 차에 태우고 데려가 주시고 또 한 번은 콘서트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는데 경찰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겼었습니다. 길 가에서 가는 길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나가시다가 차를 돌려서 아이라도 데리고 가겠다고 해결하고 오라며 아이를 콘서트에 데리고 가시던 그 열성, 그렇게 음악을 아끼던 분이셨습니다.

가끔씩 혼자 살면서 무얼 해 먹을까싶어 빈대떡 등 먹을 것을 갖다드리면 그 자리에서 맛있게 드시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늘 외로워 보였습니다.

자신의 경력은 인정받는 유능한 선생님이셨지만 개인생활은 불행하셨습니다. 연주 여행을 하다보니 자연 가족에게 소홀하셨겠지요. 어느 날, 연주 여행을 다녀오니 아들 둘과 함께 남편이 사라지고 없더랍니다. 그리고 거의 20년을 아이들을 보지 못하고 사셨어요. 아이들이 성장하여 제가 Seattle에 있을 때 가끔 방문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지요. 오랜 시간이 지난 탓인 지 그렇게 원만해 보이지는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유난히 저희 아들을 이뻐해 주셨었지요.

다른 미국 엄마들이 처음에 선생님 아들인가 했다고 할 정도로 작은 얼굴하며 생김새가 많이 닮았었지요. 그런데 선생님을 바꿀 시기가 되어 다른 선생님으로 옮겨갈 때 너무나 서운해 하셨어요. 많이 저희 모자를 원망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곳에 내려와서 저희 애가 협연을 한 후 Tape를 만들어 보냈더니 너무 반가와 하시면서 기뻐해 주셨어요.

그리고 해마다 카드를 주고 받았었는데......

암에 걸리셨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와 우리 한 번 연락드리자 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답니다. 돌아가신 그 분께 달리 해드릴 것이 없고 둘이서 그 분을 위해 미사를 올렸습니다. 늘 세상일이 자기 의지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시던 그 분, 이제는 하느님 안에 평안한 안식을 얻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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