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0장 사람의 위로가 없을 때 하느님께 의탁할 것
1. 제자의 말: 성부이신 주 하느님이여, 이제와 또 영원히 찬미를 받으소서. 당신이 원하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되었나이다. 또 당신이 하시는 일은 다 좋사옵니다. 당신 종은 당신 안에 즐거워할 것이오며, 자기 안에나 다른 무엇에 즐거워하지 말게 하소서. 주여, 당신 홀로 참즐거움 이시며, 당신만이 내 희망이시오, 내 화관이시오, 내 기쁨 이시여, 내 영광이신 까닭이로소이다. 당신 종은 공로 없이 당신께로부터 받은 외에 가진 것이 무엇이옵니까? 당신이 주시고 행하신 그 모든 것은 다 당신의 것이옵니다. "어려서부터 기를 못 펴고 고통에 눌린 이 몸, 당신 앞에서 두려워 몸둘 바를 모르옵니다"(시편 88,15). 내 영혼이 어떤 때에 눈물을 흘리기까지 슬퍼하나이다. 또 어떤 때는 달려드는 사욕으로 인하여 스스로 혼란 되어 있나이다.
2. 평화의 즐거움을 나는 원하나이다. 주께서 위로의 빛으로 기르는 당신 자녀들의 평화를 내가 구하나이다. 내게 평화를 주시고 거룩한 즐거움을 내려 주시면, 당신 종의 영혼은 미묘한 음악 중에 잠겨 있을 것이요, 당신을 찬미하는 데 신심이 나리이다. 그러나 매우 흔히 행하시는 바와 같이, 당신이 얼굴을 돌이키시면 당신 계명의 길을 갈 수가 없고, 가슴을 치기 위하여 무릎을 꿇으리이다. 당신 종의 머리 위에는 당신 광명이 비치고 당신 깃의 그늘 밑에서 보호를 받아 닥쳐오는 시련을 피하던 어제와 그제와는 다른 까닭이옵나이다.
3. 공의로우시고 늘 찬미하올 성부여, 당신 종이 시련을 당할 시기는 이르렀나이다. 사랑하올 성부여, 당신 종은 당신을 위하여 이 시간에 무슨 괴로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옵니다. 영원토록 공경하올 성부여, 당신 종이 겉으로는 잠깐 동안 눌리고 안으로는 항상 당신과 살 그 때에 왔사오니, 당신이 무시로부터 이 때를 미리 아셨나이다. 당신 종이 다시 당신과 더불어 새로운 광채 속에 부활하여 천상에서 영광을 받기 위하여, 천대를 받고 멸시를 당하고 사람 앞에서 면목을 잃고, 사욕과 고통으로 눌려 부서져도 관계치 않으리이다. 성부여, 당신이 이렇게 원하셨사오니, 당신이 친히 명하신 대로 그렇게 되었나이다.
4. 세상에서 당신 사랑을 위하여 괴로움과 역경을 당하게 되는 것은 다 그 몇 번이든지 또 누구에게서 받게 되든지, 당신 벗에게 주시는 은혜이옵니다. 당신의 계획과 안배가 없고, 또 원인이 없이는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되지 못하나이다. 주여, "고생도 나에겐 유익한 일, 그것이 당신 뜻을 알려 줍니다"(시편 119,71). 모든 교만한 마음과 주제넘은 마음을 없애시는 데는 나를 낮추신 것이 좋사옵니다. 부끄러움으로 내 얼굴을 가리옴은 내게 유익하오니, 그로 인하여 사람에게보다도 당신께 위로를 구하게 된 까닭이옵나이다. 당신이 의인을 죄인과 다름없이 괴롭게 하시오나, 공평과 정의가 없어서 그러시는 바는 아니오니, 이로써도 당신의 통달할 수 없는 심판을 두려워하기를 배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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