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장 신심 있는 사람들의 성체께 대한 열성

1. 제자의 말: "당신의 주시는 복은 어찌 이리 크시옵니까? 당신을 경외하는 자들을 위하여 간직하신 그 복을 당신께 피신한 사람에게 사람들 보는 앞에서 베푸십니다"(시편 31,19). 주여 신심 있는 이들이 지극한 신심과 사랑으로 영성체하는 것을 생각할 때에 내 마음은 산란해지고 부끄러워지오니, 이것은 내가 당신 제대나 영성체 난간에 나갈 때에 내 마음이 이렇게 미지근하고 냉랭하며 건조하고 사랑이 없으며 내 하느님이신 당신 대전에 완전히 타지 않는 까닭이옵니다. 많은 열정 있는 자들은 성체 영하기를 너무나 사모하고 마음에 관능적으러 사랑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 나는 이렇게 열절하게 이끌리지 못하고 이런 정이 없나이다. 저들은 영혼과 육신의 입으로 생활한 샘이신 하느님 당신을 간절히 사모하면서, 당신 성체를 아주 재미스러움과 영신적 욕망으로 영하지 아니하고서는 제 기갈을 덜고 풀 방법이 없었나이다.

2. 오! 그들의 뜨거운 진실할 신앙이여! 이 신앙은 당신이 이 성사에 계신 것을 근사하게 증명하는 것이옵나이다. 그들은 "빵을 떼어 주실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예수시라는 것을 알아보고"(루가 24,35),그들과 더불어 길을 걸으시는 예수께 대하여 그들의 마음은 비상히 열절하옵니다. 이런 정과 신심, 이런 뜨거운 사랑과 열심히 내게서는 흔히 멀리 있나이다. 어지시고 다시고 인자하신 예수여, 내게 인자를 베푸소서! 이 불쌍한 걸인에게 영성체할 때 가끔이라도 마음의 열절한 사랑을 은혜로이 느끼게 하시어, 내 신덕을 견고케 하시고 당신 인자에 대한 망덕이 늘어가게 하시며, 한번 완전히 타 내 애덕은 천상 만나를 체험한 후에 다시 없어지지 못하게 하소서.

3. 당신은 인자하시니, 내가 사모하는 이 은혜를 내게 베풀어주소서. 또 당신이 좋아하시는 날이 오거든 나를 찾아 주옵소서. 나는 지극한 신심이 있는 자들과 같은 열절한 마음이 없어도 당신의 은총으로써 이 크고 열절한 사랑을 사모하며 당신을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모든 이 가운데 풀고, 저들의 거룩한 반열에 들기를 빌고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