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성화
가톨릭교회에서 거행되는 가장 중요한 전례의식으로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 미사는 예수그리스도가 친히 제정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함께 한 최후의 만찬 때, 예수가 빵을 들어 사례한 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며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바칠 내몸이니라>하고, 또 식사 후 잔을 들어 사례한 다음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네 피의 잔이니, 너희와 모든 이의 죄사함을 위하여 흘린 피니라>하였다.
그리고는 <너희는 이 예를 행함으로써 나를 기념하라>고 제자들에게 명하였다. 이것이 미사의 기원이다. 제자들은 예수의 명에 따라서 저녁 때 함께 모여 <빵을 나누는 예식>을 거행하기 시작했다.
이 예식에 유대교의 의식을 본뜬 성서봉독과 설교가 첨가되는 등, 시대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태의 미사를 거행하게 되었는데, 로마 전례·비잔틴 전례·콥트식 전례 등 다채로웠다.
1570년 트리엔트공의회의 결정에 의해 로마식 전례가 확정되었는데, 이것이 가톨릭교회 전체의 미사 전례문이 되었다. 이것은 라틴어로 되어 있었으므로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똑같은 미사가 거행되어 교회의 일치와 통일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라틴어를 모르는 일반 신자는 미사의 깊은 뜻은 이해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미사에 참례하는 폐단이 있었기 때문에, 1962∼1965년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각국이 그 나라의 말로 미사를 드리도록 결정했다.
미사의 의의는 첫째로 구세주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을 상기하고, 그 신비에 참여하는 것이다. 미사는 한갓 의식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빵과 포도주로 상징되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의해 그리스도의 속죄의 역사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사는 성사(聖事)의 하나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의 영광이 미사중에 현재화(現在化)한다. 신자는 미사에 참례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자신의 몸을 바치고, 그리스도를 본받는 생활을 할 수 있는 활력과 은총을 기원한다.
둘째로, 미사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초대교회에서는 미사를 <주(主)의 만찬>이라 하여, 신자들이 주 예수를 중심으로 함께 식사를 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런 점에서 미사는 하느님의 자녀가 함께 모여 식사하는 가족적 식사이며, 아울러 아버지인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의식이다. 미사는 크게 창(唱)미사와 독송(讀誦)미사로 구별되는데, 미사집전사제가 보좌신부나 부제(副祭)와 함께 드리는 창미사를 장엄미사라고 한다.
미사는 개회식,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 폐회식(파견식)의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개회식은 삼위일체적 신앙 안에서 만남의 기쁨을 인사로 나누고, 주님 안에서 그리고 공동체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순서이다. 말씀의 전례는 3개의 독서(제1독서는 《구약성서》편에서, 제2독서는 《신약성서》편에서, 제3독서는 복음서에서 택한다)에 이어 강론 및 신앙고백과 신자들의 기도로 이루어진다. 미사의 핵심이 되는 성찬의 전례는, 신자들이 자신들을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바치는 봉헌예식,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하는 축성예식을 통해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찬미하는 성찬기도, 주의 기도와 평화의 기도 및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공동체의 기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거룩하게 변화된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먹고 마시는 성찬식(영성체)의 4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폐회식(파견식)은 강복, 복음전파를 위한 파견의 말씀(해산 선언), 파견에 응답하는 성가로 이루어진다.
<미사>라는 말은 원래 라틴어의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가십시오, 의식이 끝났습니다)>에서 유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