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EP-1234]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기도없인 구현 불가능

본당 활성화 십계명의 제3계명은 전 신자 은사계발 이다. 여기서 은사란 성령의 선물을 말한다. 곧 본당 공동체 전 구성원에게 성령께서 내려주시는 다양한 은사들을 일깨움으로써 공동체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3계명은 제2계명의 연장선에서 추구된다. 합심하여 기도하는 제2계명을 소홀히 하고서는 전 신자 은사계발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전 신자 은사계발은 기도와 함께 교회라는 조직의 영적 인프라(기초구조)를 이룬다. 본당 공동체를 나무라는 유기체에 비유할 때 은사계발은 기도와 함께 뿌리에 해당하는 인자(因子)다. 토양인 성령이 기도를 통해 신자들 안에서 다양한 은사로 표출되는 것이다.
 
 은사계발 왜 중요한가

  초대 교회 공동체는 성령의 은사가 잘 드러난 공동체였다. 사도 바오로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다양한 성령의 은사를 주시는데 그 은사들은 곧 지혜의 은사 지식의 은사 믿음의 은사 치유의 은사 기적의 은사 예언의 은사 식별의 은사 방언의 은사 방언을 해석하는 은사 등이다(1 코린 12 7-11). 중요한 것은 이 은사들이 공동선을 위한 것 곧 교회의 유익과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다(1코린 12 7; 14 1-13.22 참조).

 초대교회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오늘에도 교회 공동체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으려면 성령의 다양한 은사들이 공동체 구성원들에게서 계발돼야 한다. 이는 참여 민주주의 또는 참여 사회 라고 하는 시대적 분위기와도 맥을 같이 한다. 따라서 전 신자 은사계발이란 신자들이 단순히 사목 대상으로 수동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교회의 주체가 돼 능동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은사계발 어떻게 할 것인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인용된 리브스의 우화 동물학교 는 은사계발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옛날 동물들이 신세계에서 직면하게 될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를 열었다. 그들은 달리기 오르기 수영 날기 등으로 교과목을 짜고 동물들 모두가 똑같은 과목들을 수강토록 했다. 오리는 수영 과목은 교사보다 잘했고 날기도 꽤 훌륭했다. 그러나 달리기는 매우 부진했다. 그래서 방과 후에도 나머지 공부를 했고 나중에는 달리기 연습 때문에 수영 수업에도 빠지게 됐다. 그러다 보니 물갈퀴도 닳아서 약하게 됐고 수영에서도 평균 점수밖에 못 받게 됐다. 토끼는 달리기는 일등으로 시작했으나 수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느라 신경쇠약에 걸렸고 다람쥐는 오르기는 뛰어났지만 교사가 맨 땅에서 날아 오르도록 했기 때문에 좌절에 빠졌다. 학년말이 되자 수영은 아주 잘 하나 달리기ㆍ오르기ㆍ날기는 약간만 잘 하는 이상하게 생긴 뱀장어가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받아 졸업생 대표가 됐다.

 이 예화는 각자의 고유한 은사를 존중하지 않으면 교회 공동체 역시 이렇게 하향 평준화에 빠지는 비극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일깨워준다.

  전 신자 은사계발이란 오리는 오리로 토끼는 토끼로 뱀장어는 뱀장어로서 타고난 자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기를 살려주며 그 은사들을 활용할 공간과 여지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 신자 은사계발에서 사목자의 역할은 특출한 능력으로 신자들을 훌륭하게 돌보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잘하는 사목은 전 신자가 각자의 은사들을 발휘하도록 깨우치고 돕고 기회를 주는 사목이다.

정리=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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