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8일 사순 제2주간 월요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루카 6,36-¬38)
휴식 시간에 형제들이 오순도순 모여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의 일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신부님께서 껄껄 웃으시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여러분들, 우리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있어 제일 좋은 사순절 보속이 뭔지 아십니까?”
다들 호기심에 가득 차서 물었습니다.
“그게 뭔데요?”
“평소보다 더 잘 먹는 것입니다.”
성덕이 뛰어나신 신부님께서 의외의 말씀을 던지셨기에, 다들 의아해하면서 다시 여쭈었습니다.
“신부님, 교회에서는 사순기간 동안 덜 먹고, 덜 마시라고 가르치는데, 신부님 말씀은 교회 가르침에 반대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덜 먹고, 덜 마시는 대신 형제들에게 인상 빡빡 쓰고 다닌다면 그게 잘 하는 짓이겠습니까? 차라리 저는 더 잘 먹고, 형제들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더 잘 마시고 아이들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참으로 의미 있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마디 더 덧붙였습니다.
“신부님,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덜 먹고 덜 마시면서 형제들과 아이들 더 사랑하면 더 좋잖아요?”
음식 앞에 좀 약하신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그것은 나보고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비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이 사순시기, 우리가 단식에 단식을 거듭해서, 피골이 상접해진다하더라도 그 안에 사랑이 담겨져 있지 않다면 그 단식은 아무 의미가 없겠습니다.
이 사순시기, 우리가 아무리 많은 봉사와 희생을 실천한다할지라도 그 과정에 자비가 생략되어 있다면 그 모든 것은 다 물거품과도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단식을 많이 했는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가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비의 실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모든 행위 안에서 우리가 쏟는 ‘사랑의 밀도’입니다.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 하나하나, 몸짓 하나하나, 매번의 전화 통화 한 통화 한통화가 우리 생애에 최고로 사랑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내일이면 다시 못 볼 사람처럼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는 일입니다.
사랑 없이 우리는 절대로 하느님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사랑 없이 우리는 하느님을 알 수도 없습니다. 사랑 없이 우리는 절대로 이웃들에게 하느님을 전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웃을 위해 불속에 뛰어든다할지라도, 우리가 이웃을 위해 자신의 몸까지 넘겨준다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그 모든 행위가 에너지 낭비일 뿐입니다.
기도한다는 것, 묵상한다는 것, 관상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그것은 예수님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더욱 충실히 따르기 위해 전념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내 안에 형성시키기 위해 나를 비운다는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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