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7/6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 복음 묵상 】7/6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7월 6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17-22)
신부들은 정장 차림으로 끌러지(clergy) 셔츠에 로만칼라를 합니다. 그런데 이 끌러지 셔츠의 색깔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검은색을 많이 입지만, 때로는 흰색이나 회색 등의 색깔도 많이 입습니다. 저 역시 지금은 다양한 색깔의 끌러지 셔츠를 가지고 있지만, 한때 모든 끌러지 셔츠의 색깔이 검은색이었답니다. 그래서 환한 색깔인 흰색 끌러지 셔츠 한 벌을 맞추었습니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색이었지요. 그러다보니 그냥 막 입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검은색 끌러지 셔츠를 입고, 특별한 날이나 의미 있는 날에 흰색 끌러지 셔츠를 입겠다는 생각으로 옷장에 넣어두었습니다.
갑곶성지에서 간석4동 성당으로 이동하는 날, 저는 옷장을 정리하다가 옛날에 특별한 날이나 의미 있는 날에 입으려고 구입했던 흰색 끌러지 셔츠를 발견했습니다. 아낀다고 한 번도 입지 않은 것이지요. 그래서 이동하는 날이 특별한 날이고 의미 있는 날이니까 한 번도 입지 않은 이 흰색 끌러지 셔츠를 꺼내 입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그 동안 살이 너무 찐 것입니다. 어깨도 좁게 느껴졌고, 목도 쪼여서 너무나 답답한 것이었지요. 비싼 돈 내고서 맞춘 끌러지 셔츠였는데, 특히 마음에 드는 끌러지 셔츠였는데……. 한 번도 입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입지 못하는 옷을 보면서,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것은 지금 당장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별한 날, 의미 있는 날을 따지면서 뒤로 미루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삶을 생각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정말로 짧은 삶입니다. 25세라는 젊은 나이, 사제서품을 받은 지 1년 만에 주님을 증거하다 순교를 하십니다.
사실 상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서 종교의 자유가 없는 우리나라로 돌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해야만 가능했지요. 그렇지만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주님께서 지금 당장 원하시는 일이 조선으로 돌아가 목자 없는 양들을 보살피는 것임을 알았던 것이고, 지금 당장 그 일을 실천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이라면 죽음의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고 지금 당장 실천하는 김대건 신부님을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지금 당장 해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말을 지금 당장 해야 하고, 좋은 행동을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이웃을 향한 사랑을 지금 당장 해야 하고, 이웃을 위한 기도를 지금 당장 바쳐야 할 것입니다. 미움보다는 사랑을 지금 당장 간직하고, 다툼보다는 용서를 지금 당장 행해야 합니다.
물론 세상의 모습이 아닌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기에 때로는 세상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힘차게 지금 당장 사랑을 실천했으면 합니다.
+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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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오늘 양승국 신부님 복음 묵상글이...
연중 제14주일 복음에 대한 글이라
대신 빠디킹 신부님의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복음 말씀에 대한 묵상글을 올립니다.
양승국 신부님의 묵상글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