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대회[퀘벡]

찬미 예수님

제49차 캐나다 퀘벡 성체대회 이모저모

성찬례는 하느님과 하나되는 결속의 신비

  캐나다 퀘벡에서 22일 폐막미사로 8일간의 일정을 마친 제49차 세계성체대회는 매일 소주제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번 대회를 비롯한 한국 참가단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폐막미사는 22일 폭우 속에서 진행됐다.
미사 시작은 오전 11시였지만 미사가 봉헌된 아브라함 평 원은 새벽부터 참례자들로 가득찼다.
 미사 중에 폭우가 쏟아져 미사 봉헌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신자들과 사제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미사 를 마쳤다.
신자들은 각 대륙의 과일을 봉헌하며 전 세계 일치를 기원했고 퀘벡교구 첫 주교인 복자 라발 주교가 타고 온 배 모형을 봉헌하며 선교 열정을 되새겼다.
 미사 참례자들은 로마에서 생중계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강론을 대형 화면을 통해 경청했다.
 ○…대회가 열린 퀘벡시는 성체성사의 신비가 곳곳에서 묻어나는 거대한 은총의 도시가 됐다.
 순례객들은 대회기간 퀘벡 출신으로 처음 주교가 된 복자 프랑스와 드 라발 주교 무덤,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우르슬라 콘벤트 등 캐나다 가톨릭의 역사적 현장을 방문했다.
 또 19일에는 퀘벡시 엑스포 전시장 곳곳에서 고해성사가 하루 종일 진행돼 수백 명의 사제들이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는 장관이 펼쳐졌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클라우디오 후메스 추기경은 "제단(altar)은 '화해의 식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 죄에 대한 용서와 사함은 우리를 제단으로 이끌어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에는 사제서품식이 거행돼 성체대회 의미를 더했다. 20일 퀘벡 하키경기장에서 각기 다른 교 구와 수도회 소속 사제 12명이 새 사제로 태어났다. 사제서품식에 참가한 순례객들은 박수와 환호, 눈물과 감 동으로 새 사제 탄생을 지켜봤다.
 교황 특사 요제프 톰코 추기경은 서품미사 강론에서 "성체성사는 하느님의 선물이자 특별한 은총이고 사 제는 이 은총과 선물의 증거자가 돼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 참가단은 17일 북미주 3대 성지 중 하나인 보프레의 성녀 안나 성당을 순례했다.
17세기 초 세 인트 로렌스 강에서 난파된 선원들이 성녀 안나의 전구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다음 이곳에 지은 성당으 로, 이후 병자들의 병이 낫는 기적이 끊임없이 일어나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18일에는 캐나다의 우크라이나 동방가톨릭 수장인 로렌스 후쿨락 대주교 주례로 봉헌된 비잔틴 미사에 참 례. 기도 대부분을 노래로 부르고, 여러 번 향을 치고, 촛불을 사용하는 등 두시간에 가까운 화려하고 장엄한 전례로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비잔틴 전례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18일 오후 프로그램은 퀘벡대교구 본당과 수도회들이 대회 참가자들을 초청해 형제적 친교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하며 문화체험을 하는 '아가페 만찬'(Agape meals). 한국 참가단은 대회장으로부터 1시간 반 가량 떨어진 뱅쌩뽈이라는 작은 도시의 한 수녀원으로 가서 인근 5개 본당 신자들과 사제들, 수도자들 환대를 받았 다.


▲ 한국 참가단이 19일 태극기를 들고 퀘벡 시내를 돌며 성체행렬을 하고 있다.

세계성체대회장 우엘레(퀘벡대교구장) 추기경은 세계성체대회 영어권 담당 책임 주교인 알베르 르가 주교 를 이곳에 파견해 특별 강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르가 주교는 "한국이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순례 단을 파견했기에 대회 본부측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벤쿠버한인본당의 경우 부활절에 130여 명의 성 인 영세자를 배출한다는 소식에 캐나다 다른 주교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한국교회의 활발한 전교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참가단은 드가 주교 강연 후 이 지역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119년된 수녀원의 역사 박물관과 경당을 둘러본 다음 수녀원 식당에서 신자들과 만찬을 가졌다.
거리 산책 시간에는 이곳 특산물인 발삼전나무 수 액 제품 가게가 한국 참가단을 위해 일부러 문을 열어 특산품을 살 수 있도록 배려했고, 저녁기도 시간에는 이 곳 신자들이 한국 참가단에게 한국 성가를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등 시골 마을 같은 따뜻한 인심을 느끼게 해 줬다.
21일은 토론토ㆍ몬트리올ㆍ해밀톤 등 캐나다 각지 한인공동체에서 온 신자들과 한국 참가단이 한 곳에 모 여 한인들만의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갖는 '한인의 날'로 진행됐다.
한국 참가단은 대회 본부측이 한인 신자들을 위해 특별히 내준 노트르담성당에서 전날 사제품을 받고 이날 첫 미사를 집전한 새 사제로부터 첫 강복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이어진 교리교육 시간에 최기산(인천교 구장) 주교는 성경과 교부들, 공의회와 교황들 회칙 등 교회 문헌에서 가르치는 성체성사 교리를 전했고, 박정 일(전 마산교구장) 주교는 성체성사와 순교자 시성운동에 관해 강의했다.
  오후 4시 미사는 노트르담본당 신부와 캐나다 신자들이 한국 참가단과 함께한 가운데 최기산 주교가 한국 어로 주례하는 특전 미사로 봉헌됐다.
계획되지 않은 공동미사였지만 가톨릭 신앙과 성체성사 안에서 두 나라 신자들은 언어에 상관없이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한 감격적 자리였다.


▲ 한복을 입은 한국 참가단이 22일 폐막미사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22일 거행된 폐막식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태극기를 흔드는 한국 참가단은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연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웃음을 멈출 수 없는 모델 역할을 해야했다.
미사가 폭우로 어수선한 가운데 끝났지만 한국 참가단과 교포들은 최원오(주교회의 사무국장) 신부 제안으로 '순교자 찬가' 를 힘차게 부른 뒤 제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세계성체대회에 두 번 이상 참가한 이들이 15명이나 될 정도로 성체신심에 각별한 참가자들은 다음에 더블린에서 열리는 세계성체대회에도 함께 가자며 아쉬움을 달랬다.

기사 및 사진제공=박정우(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신부,
주교회의 미디어팀, 외 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