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7/12 연중 제14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카테고리:


7월 12일 연중 제14주간 토요일-마태오 10장 24-33절

?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제자가 스승처럼 되고 종이 주인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람들이 집주인을 베엘제불이라고 불렀다면, 그 집 식구들에게야 얼마나 더 심하게 하겠느냐?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마태 10,24-33)


< 우리는 모두 아름답고 거룩한 이콘(eikon) >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 인간들을 향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로 미물 같은, 때로 하루살이 같은, 때로 하찮기 그지없는 인간이 대체 무엇이기에, 하느님께서 이렇게까지 챙기실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하느님께서는 우리 각자를 소중히 여기십니다.

다음의 복음 구절을 통해서 우리 각자를 향한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을 알 수 있겠습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우리 각자는 너무나도 비참하지만, 너무도 나약하지만, 마치도 깨지기 쉬운 질그릇처럼 연약하지만, 하느님께서 함께 하실 때 강건해집니다. 든든해집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가슴 찔리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만일 연약한 질그릇 같은 우리 자신만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참으로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진정 가치 있는 것은 우리 내면의 보화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투박한 질그릇 안에 깃들어계시는 그리스도의 빛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부족해도 힘과 용기를 내어 끝없는 정진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시피 우리는 이토록 철저하게도 부족하고 나약하지만 주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심으로 인해 존귀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동행하심으로 인해 가치 있는 존재가 됩니다. 주님께서 오른편에 서서 인도하심으로 인해 우리는 강건합니다.

이 세상에 사람처럼 존귀한 존재는 없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모상, 이콘(eikon)이 되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 그 어떤 대상보다도 더 아름답고 거룩한 이콘입니다. 결국 우리 그리스도인 각자는 그리스도의 이콘입니다. 결국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앞에 또 다른 그리스도의 얼굴을 보여 줘야할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 각자는 세상 사람들 앞에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를 풍겨야합니다. 세속에 찌든 세상의 악취가 아니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향긋한 냄새를 발산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우리 인생을 보다 유심히 관찰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단 한번 뿐인 너무나 소중한 인생인데, 함부로 살아갈 일이 절대로 아닌 듯합니다.

‘될 대로 되라’가 절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지’도 결코 아닙니다. ‘아니다’ 싶을 때는 적절한 순간, 우리 삶의 방향키를 과감하게 돌릴 필요도 있겠습니다. 단 하느님을 향해서 말입니다. 왜냐하면 막 살기에는, 그냥 되는대로 살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우리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그냥 포기하면서,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할 그 무엇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걸고, 삶 전체를 걸고 추구해야할 그 무엇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 할지라도 그 자체로 존귀합니다. 사람이 하늘입니다. 사람이 최고입니다. 목숨 붙어있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은 존중받아야하고 그 생애는 숭고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인생, 나 자신의 삶, 때로 하찮아 보이겠지만, 시시하게 보이겠지만, 절대로 그게 아닙니다. 내 삶의 가치를 내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그 누가 인정해주겠습니까?

나부터 먼저 나를 존귀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것, 나부터 먼저 나를 사랑하고 인정해주는 것, 나부터 나를 먼저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는 것,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라 내 어깨에 먼저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하느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첨부파일크기
a20050712(0).jpg164.55 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