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8/1 금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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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금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마태오 13, 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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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시어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그러자 그들은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으므로 그곳에서는 기적을 많이 일으키지 않으셨다. (마태 13,54-58)


<더 이상 쓸쓸하지도, 허전하지도>

형제들과 한 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수도공동체 청빈생활에 대해 점검하면서, 저희 살레시안들의 아버지이자 스승이신 돈보스코의 말씀들을 묵상해보았습니다.

돈보스코는 평생 얼마나 청빈하게 사셨는지, 그리고 몸소 실천한 청빈생활을 얼마나 자주 형제들에게 강조했었는지, 가끔씩 회원들 사이에서 ‘이거 해도 해도 너무하시는군. 이렇게 먹고 어떻게 견뎌내겠어?’하는 불만이 터져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청빈생활과 관련해서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하신 돈보스코의 몇 가지 권고들입니다.

“한가함이나 논쟁을 피하고, 음식이나 음료 및 침실을 극히 간소하게 하십시오.”

“여러분의 옷이나 음식이나 거처가 가난하다는 것을 세상 모두 인정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하느님 앞에서 부유해지며 사람들의 마음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편리함과 안이함과 욕망이 우리 안에 자라날 때 우리 수도회는 그 갈 길을 다 간 것입니다.”

“불편한 방에서, 허술한 가구를 놓고 사는 것, 검소한 의복을 사용하고, 검소한 식사를 하는 것들은 청빈을 서원한 사람에게 오히려 크나큰 영예가 되는 것이니, 이는 그를 예수 그리스도와 닮게 하기 때문입니다.”

수도자로 제대로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사는 것일까요? 갖출 것 다 갖추고 사는 것일까요? 누릴 것 다 누리고 사는 것일까요? 부족함이나 불편함 하나도 없이 희희낙락하며 사는 것일까요?

절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정 반대일 것입니다.

어느 정도 춥고 배고프다면 수도자로 잘 사는 것일 것입니다. 늘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그래서 허전하고, 아쉽다면 수도자로 잘 사는 것일 것입니다. 쓸쓸하고 외롭고 고달프다면 수도자로 잘 사는 것일 것입니다. 사람들로부터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고, 권력자들이나 세력가들로부터 박해를 받으면 수도자로 잘 사는 것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 예언자이자 모든 수도자들의 모범이신 세례자 요한께서 그렇게 살아가셨기 때문입니다.

대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의 청빈하고 당당한 삶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늘 세례자 요한을 보다 편안한 곳으로, 보다 잘 갖춰지고 안락한 곳으로, 보다 빛깔 좋은 곳으로 끌어내리려고 기를 썼습니다만, 그럴수록 세례자 요한은 더 깊은 광야로 들어갔습니다. 더 깊은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결국 부패 권력 앞에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다가 순교당하는 영예를 차지하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이 그리도 당당하고 의연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었을까요? 다른 무엇에 앞서 그는 철저하게도 하느님 중심으로 살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들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뜻에 반하는 일과 맞서기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각오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용기의 바탕에는 그 무엇 앞에서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정도(正道)만을 추구했던 삶이 있었습니다. 청빈하고 티 없이 깨끗한 삶이 있었습니다.

양심에 따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제대로 살아가는 신앙인의 삶은 때로 고독하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성실한 구도자의 길은 언제나 쓸쓸하고 고독하고 외롭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언젠가 주님께서는 그 쓸쓸함, 그 고독함, 그 외로움을 충만한 기쁨으로 바꿔주실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더 이상 쓸쓸하지도, 고독하지도, 외롭지도 않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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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인생살이 거의 모든 것이 줄서기인 것 같습니다.
어느 집안 출신이냐, 어느 학교 출신이냐 하는 것이 인생살이 출발의 반 이상 아니 80 내지 90 %를 결정해 버리는 것이 사실인 듯 합니다.
별볼일 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저는 그나마 괜찮다는 학교를 졸업하는 행운을 가질 수 있어 다행입니다.

같이 일할 직원을 뽑기 위해 면접을 할 때 정말 난감함을 많이 느낍니다.
기껏해야 30분 정도 이야기 해보고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력서에 적힌 몇몇 정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상을 많이 봅니다.
웃는 얼굴, 편안한 얼굴에 후한 점수를 줍니다.
대부분 성공하지만,
실패해서 곤욕을 치런 경우도 꽤 있습니다.

표면상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하면 어떻게 하면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을까요?
같이 부대며 살아 보는 수 밖에는 없는 것일까요...???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선입견 없이 상대를 대하는 하루....아멘.
안셀모

다른 눈을 가지라고...

오늘 강론에서 예수님의 눈을 가지고 이웃을 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안셀모 형제님처럼 선입견없이 볼 수 있는 주님의 눈을 달라고 기도하여야겠습니다.
동감입니다. 모두가 주님의 사랑받는 사람들인데....
좋은 하루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