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8/14 목요일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8월 14일 목요일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마태오 18,21―19,1
그때에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그러므로 하늘나라는 자기 종들과 셈을 하려는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셈을 하기 시작하자 만 탈렌트를 빚진 사람 하나가 끌려왔다. 그런데 그가 빚을 갚을 길이 없으므로, 주인은 그 종에게 자신과 아내와 자식과 그 밖에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갚으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종이 엎드려 절하며, ‘제발 참아주십시오. 제가 다 갚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 종의 주인은 가엾은 마음이 들어, 그를 놓아주고 부채도 탕감해 주었다. 그런데 그 종이 나가서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을 빚진 동료 하나를 만났다. 그러자 그를 붙들어 멱살을 잡고 ‘빚진 것을 갚아라.’ 하고 말하였다. 그의 동료는 엎드려서, ‘제발 참아주게. 내가 갚겠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그는 들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서 그 동료가 빚진 것을 다 갚을 때까지 감옥에 가두었다. 동료들이 그렇게 벌어진 일을 보고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죄다 일렀다. 그러자 주인이 그 종을 불러들여 말하였다. ‘이 악한 종아, 네가 청하기에 나는 너에게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러고 나서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마태 18,21-19,1)
<용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가운데, ‘하느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가끔씩 예수님 말씀이 ‘제대로다!’며 무릎을 ‘탁’ 칠 때가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 특히 나름대로 한 가닥씩 한다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수도 공동체 생활, 때로 본의 아니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미운 감정이 생겨납니다. 특히 제 내면이 불안정할 때, 제 영적 생활이 엉망일 때 더욱 그렇더군요.
그래도 저희 같은 수도자들은 결혼생활하시는 분들에 비해 훨씬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서로만을 바라보며 살아가시는 분들, 미운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채, 끝도 없는 평행선을 달릴 때, 얼마나 고통이 크겠는가, 상상해봅니다.
그 누군가를 향해 미운 감정을 가지기 시작할 때 하나의 과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합니다만, 점점 분노가 쌓입니다. 직접 대면해서 할 말 안 할 말 ‘화끈하게’ 한번 털어놓아버리면 속이라도 시원할 텐데, 그게 또 여의치 않습니다. 혼자서 속으로만 꿍꿍 앓습니다.
성격이라도 대범해서 술 한 잔하고 마음 한번 확 바꿔먹는다든지, 그도 아니라면 적정선에서 포기하면 좋을 텐데, 그게 또 생각 같지 않습니다.
눈만 뜨면 그 사람과의 불편했던 사건이 떠오릅니다. 내게 던진 모욕적인 언사가 생각납니다. 그 사람 생각만 해도 속에서 불길이 확확 타오릅니다. 심장박동수도 빨라집니다.
용서 못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다보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밥을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습니다. 소화기능이 떨어 지다보니 혈액순환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기력증에 빠집니다. 육체가 맛이 가니 정신도 슬슬 맛이 갑니다.
어느덧 미워하는 그 사람이 내 삶의 중심에 떡 버티고 들어앉아 있습니다. 내 삶을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좌지우지합니다. 매사가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결국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못한 생활입니다. 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보십시오. 우리가 그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할 때 파생될 수 있는 실제 상황입니다.
용서하지 못할 때 우리의 영적 생활이 받게 될 타격과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용서 없이 영적생활도 없습니다. 용서 없이 하느님 체험도 없습니다. 용서 없이 참 사랑의 실천도 불가능합니다. 결국 용서만이 우리의 살길이며, 용서만이 구원과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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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
마음으로부터 용서를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요...
머리로는 다 용서했건만
문득 문득 밀려오는 섭섭함과 미움...
고백성사를 통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고백성사 본지가 꽤 오래 입니다. 잘 준비해서 오는 주일에 고백성사를 봐야겠다.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