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0/27 연중 제30주간 월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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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 루카 1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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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다. 마침 그곳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분개하여 군중에게 말하였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그분께서 하신 그 모든 영광스러운 일을 두고 기뻐하였다. (루카 13,10-17)


<사랑이 내게로 다가온 날>

장영희 교수님의 영미시 산책 ‘생일’을 읽고 있습니다. 주옥같은 명시들에 대한 간략한 해설을 통해 사랑, 낙관, 희망, 축복, 감동과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고통은 희망의 또 다른 얼굴이며, 때로 지루해 보이는 일상들이 사실 가장 큰 축복이며, 칠흑 같은 어둠도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위로의 메시지들로 가득합니다.

‘생일’에 대해 재해석하는 표현이 너무나 아름답고 의미심장합니다.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내 마음은 세상의 모든 것들보다 행복합니다.

이제야 내 삶이 시작되었으니까요.

내게 사랑이 찾아왔으니까요.”

육체적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 생일도 중요하지만, 사랑에 눈떠 영혼이 다시 태어나는 날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을 부여받는 생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일은 단 한번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랑이 내게로 온 그날, 그날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생일입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맛본 그날에야 비로소 참 삶이 시작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 중에 정녕 중대한 과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 누군가와 제대로 된 사랑을 한번 해보는 일입니다. 참사랑의 맛을 보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여인은 어떤 면에서 참사랑을 만난 행운의 여인이었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사랑을 찾아 헤매었지만 야속하게도 그녀를 찾아온 것은 거듭되는 불운과 고통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18년이란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제대로 된 사랑을 맛보게 된 것입니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허리가 굽어 조금도 펼 수가 없었다.”는 표현을 통해 그 여인의 처절한 고통을 잘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 두 해도 아니고 18년입니다. 아이를 낳아 대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18년이지 않습니까? 그 세월은 정말 길고도 긴 세월이었습니다. 군대 생활 2년이나 3년도 그렇게 길었는데, 18년은 군대를 6이나 7번 다녀올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그녀는 똑 바로 한번 누워보지도 못했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 전방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땅만 보였습니다. 식사는 어떻게 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감당했겠습니까?

그녀가 살아왔던 18년 세월은 죽음이었지 삶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사랑이 다가갑니다. 축복이 다가갑니다. 그 사랑과 축복은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날 그녀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예수님을 맞아들인 그 날은 그녀의 또 다른 생일이 되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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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주님께서 주신 안식일인 주일이었던 어제 저의 하루를 돌아봅니다.
속박에서 풀려나야 한다는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안식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주님 안에사 편히 쉬면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이런 저런 세속의 삶으로부터의 속박에서 풀려나는
그런 안식일이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내가 내 자신을 속박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하루...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