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1/8 연중 제31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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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연중 제31주간 토요일-필리피 4장 10-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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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 마음을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루카 16,9ㄴ-15)


<삶을 만끽하십시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필립 11ㄴ-12)

가끔씩 만나게 되는 인생의 참 스승들이 계십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들, 경지에 이른 사람들, ‘득도(得道)’하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지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편안합니다. 초연합니다.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불평불만이 하나도 없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관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런 모습들이 한결같습니다.

그들의 삶은 마치 한 마리 어여쁜 나비 같습니다. 세상 온갖 대상이 모두 다 신기한 구경꺼리들입니다. 인생의 풍파들도 기쁨의 대상입니다. 다양한 삶의 고초들도 연구의 대상일 뿐입니다. 세상 모든 존재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나를 미워하고 나를 박해하는 사람조차도 그저 측은하게 보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그랬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필리피인들에게 보낸 서간을 통해 바오로 사도는 당신의 내적 생활, 영적 삶의 현재 상황을 가감 없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바오로 사도는 이미 깨달음의 경지, 삶의 최고봉에 도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몸은 비록 이 세상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이 세상을 떠나있었습니다.

오직 한분 예수 그리스도만이 그의 삶 전체를 충만히 채우고 있었기에, 그 어떤 것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권력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좋은 것 앞에서도 현혹되지 않았습니다.

불평불만이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만사가 잘 안 풀리는 그러시겠지요. 세상 모든 일이 다 귀찮은 분들도 계십니다. 자신의 처지에 늘 비관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매사가 실타래 풀리듯 술술 잘 풀리면 그러겠습니까?

이런 분들, 삶이 근심걱정으로 가득 차니 기분이 늘 우울합니다. 그러다보니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 소모가 많습니다. 언제나 심신이 피곤합니다.

오늘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이해하지 못할 난감한 상황, 언제 끝날 지 파악이 안 되는 좌절,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난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분들, 바오로 사도의 서간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극도의 고통 가운데서도 항상 기뻐하고, 언제나 감사하며, 순간순간 하느님을 찬양했던 바오로 사도의 생애를 묵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하루라도 빨리 삶을 전환시켜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실 때는 삶을 즐기면서, 인생을 만끽하면서, 최대한 행복하게 살아보라고 보내셨지 죽지못해 살아가라고, 울적하게 살아가라고 보내신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필리피, 2장 14-15절)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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