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1/11 화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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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화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루가 1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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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7,7-10)


<저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돈보스코 성인의 청소년 교육 사업이 확장일로에 있던 1800년대 후반 당시 서적이나 일간지, 잡지나 회보지등의 인쇄매체가 활발하게 발간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살아있는 성인’, ‘가난한 청소년들의 아버지’, ‘위대한 교육가’로 전 유럽에 명성을 떨치고 있었던 돈보스코를 기자들이 그냥 두었을 리 만무합니다. 수도 없이 많은 인터뷰들이 쇄도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인터뷰의 결론이 늘 한결같았다는 것입니다.

기자들의 마지막 질문은 대체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돈보스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간 해 오신 일, 지금 하고 계신 일을 보니 입을 다물 수가 없군요. 정말 기적입니다. 어떻게 이 많은 일을 혼자서 동시에 다 해오셨고, 또 그 모든 일 마다 성공하셨으니 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비결이 도대체 뭡니까?”

사실 돈보스코는 당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많은 일을 해왔고, 또 하고 있었고, 또 더 많은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차기 총장이 된 루아 신부님은 돈보스코께서 펼쳐놓으셨던 일 수습하느라 엄청 고생하셨지요.

돈보스코의 일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한 오라토리오 설립 및 운영, 대대적인 교사 및 봉사자, 후원자 모집, 관리, 살레시오회, 살레시오 수녀회, 재속3회격인 협력자회 창립 및 운영, 유럽 전역을 비롯한 남미 대륙, 아시아 선교사 파견 및 지원, 출판사 설립 및 운영, 학교 설립 및 운영, 대성전 건립, 수많은 저술 및 강연...

‘비결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돈보스코는 단 한 번도 우쭐대거나 기고만장해지지 않았습니다.

돈보스코는 겸손하게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성모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하느님 은총에 힘입어 이루어진 일입니다. 저는 부족한 도구일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봉헌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하느님과 세상 앞에 어떻게 서야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모델과 기준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고, 맡은 바 모든 일을 충실히 이행하고 나서 이렇게 말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한 마디로 종의 자세로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꼴불견 중의 꼴불견이 있는데, 수도자가 겸손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거, 내가 다 했어’ ‘내가 누군데’ 하는 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정말 못 봐줄 일이 성직자가 기를 쓰고 자신을 들어 높이는 것입니다. 봉사가 천직인데, 군림하고 섬김만 받으려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올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려가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묘하게도 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할 때, 올라가고자 발버둥 칠 때, 예수님께서 멸시당하고 창피 당한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험합니다.

역설적이게도 나 자신을 감추고자 할 때, 나 자신을 낮추고자 할 때, 예수님께서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시고 예수님께서 영광 받으신다는 것을 생생하게 체험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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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뭔가 어줍잖게 해 놓고는
아는 척 해 주지 않는다고 짜증내곤 하는 있는 저를 두고 하는 말씀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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