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과의 만남 그리고 기도의 열매

하느님과의 만남 그리고 기도의 열매

작성자 토마스 그린 작성일 08-11-15 조회수 29 파일

[이 글은 필리핀 예수회 잡지 "Windhover"에 한 독자가 예수회 영성에 관하여 질문한 내용을 토마스 그린 신부님께서 답하신 글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기도 중에 단지 상상이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만남은 어떻게 나의 영적 생활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은 많은 사람들이 묻는 질문이다. 십자가의 성 요한 역시 바로 이 질문을 자신이 영적지도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받았다. 그는 여기서 유명하고도 간단한 답을 한다. 이 답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먼저 왜 이 질문이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문제가 되는지 살펴보자.

이러한 어려움은 하느님을 우리가 만나는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처럼 볼 수 없다는데 있다. 철학자들에게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참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에게 있어 이것은 더욱 신비로운 일이다. 그분은 우리의 감각세계에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나의 종교적 체험이 참으로 하느님과의 만남인가? 아니면 단지 내 상상일 뿐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제 요한의 전통적인 답변을 알아보자. 그는 우리에게 있어 가장 좋은 확신은 "내가 그분을 기대할 때 그분이 계시지 않고, 내가 그분을 기대하고 있지 않을 때 그분이 나와 함께 하신다면 그것은 분명 하느님이시다."라고 말한다. 만일 당신이 원할 때마다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다면, 요한은 (저자 역시 동의하는바) 당신은 매우 훌륭한 상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성령세미나에 참석할 때마다 그리고 성체 앞에 나아갈 때마다 종교적으로 절정인 감정에 다다른다면, 아마도 그 체험은 대부분 당신 자신으로부터 또는 주변 상황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당신 스스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컨트롤할 수 있듯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기도 중에 무엇이 일어날지 기대할 수 없었다면 - 여러분의 노력이나 주변 환경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때론 당신 기도가 건조함을 느끼고 또 때론 깊은 위안을 느낀다면 - 그 위안은 나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으로 오는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예를 즐겨 사용한다. 당신의 생일이 왔고, 천상이 함께 기쁨의 노래를 불러야한다고 생각할 때, 당신의 기도가 매우 단조롭고 건조함을 느꼈다고 하자. 근데, 몇 일이 지난 후에 당신이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갑자기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로잡힘을 느꼈다면, 당신은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주님, 뭔가 당신 달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일은 3일 전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당신을 만날 적절한 장소가 아닙니다." 이 때 요한은 이야기한다. 이 체험이야말로 분명 당신 자신에게서 또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두 번째 질문은 첫 번째 질문과 깊은 관련이 있다. 종교적인 체험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지 머리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성 이냐시오가 말했듯이, 지적인 사고는 그것이 우리를 사랑으로 인도하는 한 좋은 것이다. 사랑은 우리 기도의 핵심이다.(영신수련 #3) 또한 그가 영신수련 마지막 부분인 "사랑을 얻기 위한 명상"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사랑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할 것이다."(영신수련 #230) 우리는 이냐시오의 이러한 영신수련의 지침을 통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도 중에 마음 안에서 있었던 주님과의 만남이 어떻게 나의 영적인 삶에 도움을 주었는가?" 그것은 단지 아름다운 느낌이나 위안의 눈물이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내 행동 안에서 열매 맺어야할 것이다. 즉, 그러한 만남이 참된 것이었다면, 그것은 삶 안에서 참으로 기쁜 마음으로 우리를 보다 겸손하고, 보다 관대하고,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에 보다 민감하고, 우리 삶의 중심이 내가 아닌 주님이 될 수 있도록 나를 이끌 것이다. 요한의 첫째 편지에서도 우리가 볼 수 없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이웃 사랑으로 드러난다고 말하고 있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 바오로 성인은 성령의 열매를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절제, 겸손 그리고 주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이러한 것들이 내 생활 안에 현존한다면, 위의 두 가지 질문이 모두 답되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열매들은 궁극적인 확증이며 동시에 그것들을 통한 하느님과의 사랑 가득한 만남은,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 안에서, 우리의 영적인 삶이 보다 성장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울 것이다.

from The Windhover (The Philippine Jesuit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