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2/5 대림 제1주간 금요일…양승국 신부님
12월 5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 - 마태오 9,27-31
그때에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는데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자 그 눈먼 이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예, 주님!” 하고 대답하였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들의 눈에 손을 대시며 이르셨다.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렸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도 이 일을 알지 못하게 조심하여라.” 하고 단단히 이르셨다. 그러나 그들은 나가서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그 지방에 두루 퍼뜨렸다. (마태 9,27-31)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에서 이루어지는 구원>
근동지방의 거지들은 끈질기고 집요하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짓궂기도 했지만 엄청 성가시게 달라붙었습니다. 그들로 인해 행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심각한 것이었고, 귀찮기에 어쩔 수 없이 빨리 돈 좀 집어주고 그 자리를 벗어나곤 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두 소경 역시 구걸로 연명했던 거지였는데, 줄곧 예수님 일행을 따라 다니면서 구걸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청하는 구걸은 다른 거지들의 구걸과는 질적으로 달랐는데, ‘구원’을 간청하고 있었습니다.
팔레스티나 속담에 ‘소경처럼 외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의 의미는 ‘아주 크게 외친다.’ ‘창피하게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는 것입니다. 두 소경은 줄기차게 따라다니면서 있는 힘을 다해서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더욱 괴로웠던 일이 한 가지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고된 여정에 지친 예수님께서 좀 쉬시려고 어느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이 두 소경은 그 집 안까지 따라 들어와서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이 두 소경에게 예수님의 측근들은 화도 엄청 냈을 것입니다. 그러지 말라고 여러 차례 경고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태도는 훨씬 완강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에게 다가온 일생일대의 기회, 마지막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정녕 한 번 새 삶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한번 사람답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한번 눈을 떠서 광명의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 두 소경의 간절한 염원을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십니다. 무엇보다도 꼭 이루어지리라 믿고 목숨 걸고 달려드는 두 소경의 단순하지만 확고한 신앙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마침내 그들의 오랜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새 삶을 선물로 주십니다.
당시 유다 사회에는 이 두 소경 말고도 수많은 다른 소경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예수님께 한번 가볼까 하는 마음은 간절했지만 행동이 따라주지 않았던 소경들도 많았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그저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며 그냥 지나쳐 버린 소경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두 소경은 간절히 원했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진실로 예수님의 메시아성을 믿었기에 예수님으로부터 새 삶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오늘 두 소경이 치유되는 복음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당신 백성들을 향해 베푸시는 자비와 은총의 표현은 너무나 각별하고, 은혜로운 것이라는 사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수님은 어떻게 해서든 사람을 살려놓고 보는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생명의 길로 초대하셨습니다. 수렁에 빠진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서든 건져내주려고 각고의 노력을 다하셨습니다. 병고에 허덕이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서든 병고에서 해방시켜주려고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죽음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만나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서 생명의 길로 되돌리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그분은 정녕 생명의 하느님이셨습니다.
더욱 은혜로운 사실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예수님의 은총, 자비, 구원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 자리, 내 눈앞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믿음을 가지고 간절히 청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바라보는 눈앞에서 바로 그 자리에서 즉각적인 구원체험을 맛보게 하셨습니다.
다른 예언자나 지도자들처럼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좀 기다려보십시오, 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예약부터 하십시다. 일주일 후에 만납시다, 라고 미루지 않으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에서, 바로 내 안에서 나를 살리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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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너희는 믿느냐?”
“예, 주님!”
일상의 삶 속에서 가끔
주님께서 물어오실 때가 있습니다.
"너는 믿느냐?"
이럴 때 저는 보통
"... ... 글쎄요 ... ... 어째 확신이 안 ... ..."
제가 손해보는 일이다 싶을 때도 지체 없이
"예, 주님!" 할 수 있는 단순 순박한 믿음은 언제 가능할까요?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주말을 단순 순박하게 ... ...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