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14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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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4일 연중 제1주간 수요일 - 마르코 1,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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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마르 1,29-39)


<또 다시 익숙한 곳과 작별하며>

어려웠던 시절, 아시아권으로 선교를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고통이 예견되는 일이었습니다. 이 땅에 오신 많은 선교사님들을 뵐 때 마다 ‘정말 큰 십자가들을 지고 살아가시는 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언어습득 문제는 그분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지요. 다행히 언어감각이 뛰어나셔서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면 다행스런 일이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요? 선교사님들 거의 한평생 언어 때문에 고생하십니다.

뿐만 아닙니다. 젊은 시절 고국을 떠나 30-40년 이 땅에 청춘을 바쳤으니, 거의 이 나라 사람이 되신 것입니다. 고향에 가시면 오히려 어색하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분들 삶의 무대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아는 사람도 없고 재미도 하나 없습니다.

이제 연세도 지긋하게 드시고, 이곳에 정도 많이 들고, 지인들도 많이 생기고… 이제 이 땅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러나 그 노령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가방을 꾸리시는 선교사들을 봅니다. 늘 어제와 결별하고, 늘 익숙한 곳과 작별하고,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곳으로, 조금이라도 더 일손이 필요한 곳으로, 조금이라도 더 낮은 곳으로 떠나는 선교사 정신 때문이겠지요.

마치 오늘 복음에 등장하시는 선교사로서의 예수님을 뵙는 듯합니다.

베드로의 장모가 앓고 있던 열병을 치유하셨고, 악령 들린 사람을 구해주신 예수님에 관한 소식은 순식간에 갈릴래아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안식일이 지나면서 ‘안식일 규정’에서 자유롭게 된 사람들은 수많은 환자들, 악령 들린 사람들을 데리고 예수님께서 머무시는 곳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밤새 대대적인 치유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 은혜가 풍성하게 내린 이 호숫가 작은 마을의 밤은 감사와 환희, 기쁨과 설렘과 함께 그렇게 깊어갔습니다.

먼동이 트기 전, 이른 새벽이었습니다. 피곤에 지친 제자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외딴 곳으로 가셔서 기도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자 어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시몬 베드로의 집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안보이자 사람들은 그분이 어디 계시냐고 다들 아우성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아룁니다.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이 순간 예수님의 태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준비가 덜 된 복음 선포자였다면, 덕이 덜 닦인 선교사였다면 우쭐하는 마음에 사람들에게 달려갔을 것입니다. 자신을 열렬히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마음껏 능력발휘를 한번 해보고도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인기에 영합하지 않으십니다. 단호하십니다. 일어서셔서 홀연히 앞장서 가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가파르나움 외에도 갈릴래아 호숫가에는 많은 고을들이 있었습니다. 종려나무와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인 조용한 마을들이 많았습니다. 그곳 사람들도 예수님께는 소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모든 선교사, 복음선포자들의 모범이십니다. 자신의 인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오직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성취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실 뿐이지 자신은 조금도 챙기지 않으십니다.

오직 죄인을 부르기 위해서, 잃어버린 양들을 찾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많은 사람들의 몸값을 치루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살아가셨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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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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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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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국보다 여유 시간이 많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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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이럴 때 피정집을 찾곤 했었는데... ...
영적인 에너지는 고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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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