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1월 24일 연중 제3주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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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연중 제3주일 - 루카 1,1-4; 4,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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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엮는 작업에 많은 이가 손을 대었습니다. 처음부터 목격자로서 말씀의 종이 된 이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것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 존귀하신 테오필로스 님, 이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자세히 살펴본 저도 귀하께 순서대로 적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는 귀하께서 배우신 것들이 진실임을 알게 해드리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루카. 1,1-4; 4,14-21)


<출장뷔페가 차려진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좋아하십니까? 결혼식 끝나고 의례 출장뷔페가 차려진 홀로 안내가 되지요. 그리로 가시면 제일 먼저 어떤 음식에 손이 가십니까? 갈비를 수북이 담아 와서는 환한 얼굴로 신나게 먹어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조금은 서글퍼지더군요.

저 같은 경우 요즘 ‘뜯는 작업’이 필요한 갈비나 고기류에는 전혀 손이 가지 않습니다. 제일 먼저 제 눈에 들어오는 음식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불쌍하게도 호박죽입니다. 집에서도 늘 먹는 밥이나 김치 정도입니다.

한때 그렇게 정신없이 좋아하던 양념갈비였는데, 한때 그렇게 먹고 싶던 삼겹살이었는데, 이제 별 관심도 없습니다. 이거다 하는 맛도 느끼지 못합니다. 절차가 복잡한 음식은 싫습니다. 그저 간단히 한 그릇 먹는 게 최고입니다.

제가 요즘 영적생활만 너무 강조하다보니 그런가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제 입이 고급으로 변했나, 생각해보지만 그것도 아닙니다. 그저 맛있는 것, 특별한 것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시시해졌습니다.

어울리지 않게 결혼식 뷔페석상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 것들의 특징이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말입니다. 우리의 촉각을 곤두서게 하는 세상 것들이 대부분 지닌 한 가지 특징은 유한성입니다.

돌이켜보십시오. 한때 우리가 그토록 혈안이 되어 찾아다녔던 세상의 재미들이 세월과 더불어 이제는 우리들의 관심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한때 목숨조차 걸 정도로 절대적인 것으로 여겼던 대상들이 이제 별것 아닌 것들로 전락되었습니다.

살레시오 회원인 저이기에 어쩔 수 없는가봅니다. 요즘 제게 가장 큰 관심사는 어쩔 수 없이 사랑스런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이 어찌 그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표현이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한 아이가 아픈 과거를 훌훌 털어버리고 활짝 웃으며 일어서는 것을 볼 때면 보*탕 몇 그릇 먹는 것보다 훨씬 기쁩니다. 한 아이가 악습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 영혼의 순수성을 회복하고, 제 갈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3만 원 짜리 뷔페 10번 가는 것 보다 훨씬 더 기분 좋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추구해야 될 보다 항구한 대상, 보다 차원 높은 대상, 결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대상이 필요합니다. 그 대상은 바로 예수님이시며, 그분께서 남겨주신 복음이며, 복음의 핵심정신인 사랑입니다. 그분께서 즐겨하실 영적생활입니다. 영혼에 우위성을 두는 삶입니다.

예수님, 그분은 만날 때 마다 새롭습니다. 그분께로 돌아갈 때 마다 뭔가 색다릅니다. 그분의 복음 역시 단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펼칠 때 마다 복음의 모든 페이지는 우리에게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선택할 대상, 마지막으로 돌아갈 대상은 우리 주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우리의 기쁨입니다. 희망입니다. 구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무질서한 향락의 세계를 추구한다 하더라도 우리만큼은 늘 단정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지속적으로 예수님을 선택하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예수님의 요청에 따라 첫 사도 단에 가입한 제자들의 성소 여정을 묵상해봅니다. 제자들은 어제까지 지녀왔던 생활양식이나 사고방식을 떨쳐버려야만 했는데, 그것은 꽤 큰 부담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시면서 총체적인 삶의 전환을 당부하셨습니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길,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인생을 새로이 시작해야만 했던 제자들은 걱정이 앞섰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큰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모험을 꺼려합니다. 반면에 기존의 생활양식을 고수하는 안정된 생활을 추구합니다. 왜냐하면 편안하기 때문입니다. 안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떠나기를 힘들어합니다.

그러나 복음은, 또 예수님께서는 시시각각으로 우리에게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여행길을 떠날 것을 요청하십니다. 매일 매 순간 변화될 것을 당부하십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다는 것, 과거의 생활방식을 탈피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목숨이 붙어있는 한 변화되고 성장하기를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그 옛날 사도들처럼 지난 과거를 주님 자비에 모두 맡기고 다시 한 번 그분의 부르심에 기꺼이 따라나서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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