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2월 18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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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루카 9장 22-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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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 (루카 9, 22-25)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또 다시 맞이한 재의 수요일입니다. 매순간 젊은이들과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 평소 단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삼시새끼를 꼭 챙겨먹던 사람들이었는데, 아침미사 후 식당으로 가지 않고 각자 청소구역으로 가자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단식하는 날만 되면 존경하는 한 원로신부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우리 살레시안들은 사순시기에 더 잘 먹어야 합니다. 더 잘 먹고 그 힘으로 더 자주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더 그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살레시안들에게 가장 큰 보속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나 깨나, 기쁜 마음으로 청소년들 사이에 현존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 첫날 교회는 우리에게 한 가지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위선의 극복’입니다.

위선(僞善)이란 무엇입니까?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겉으로만 착한 척함.’ 실제보다 잘 보이려는 것, 본래는 별것도 아닌 데 ‘있어 보이려고’ 기를 쓰는 것이 위선이 아닐까요?

세상의 모습이 대체로 그런 것 같습니다. 한번 꽤나 좋아 보이는 물건이었는데, 가격도 아주 괜찮길래 하나 사들고 와서 포장을 뜯어보았습니다. 포장은 요란했습니다. 광고도 그럴 듯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내용물은 너무나 허접스러웠습니다. 참으로 실망이 컸었지요.

한번은 복어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끌어올려놓자마자 녀석은 겁주려고 그러는지 있는 힘을 다해 자신의 몸을 부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크게 부풀리는 녀석의 모습에 무섭기는커녕 웃겼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대단해 보이는 연예인들, 위대해 보이는 스포츠 스타들, 엄청 높아 보이는 정치인들, 최선을 다해 자신을 꾸밉니다. 본래 자신의 모습과는 너무나 먼 또 다른 사람으로 존재하려고 하니 삶이 피곤하기만 합니다. 그들 역시 까놓고 보니 정말 우리와 똑같습니다. 너무나 나약한 한 인간 존재일 뿐입니다.

이번 사순절,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는 애써 포장한 나, 있는 힘을 다해 부풀린 내 모습, 때 빼고 광낸 내가 아니라 부족한 나, 방황하고 갈등하는 나약한 나를 더 사랑하십니다.

겉모양, 형식, 법, 결과물, 사람들의 평가나 시선을 더 중요시하는 우리 인간에 비해 하느님께서는 마음, 내용, 과정, 관계를 더 중요시여기십니다.

나를 잔뜩 포장하기보다 위선과 가식의 때를 벗겨내는 사순절이길 바랍니다. 본래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 자연스런 나를 추구하는 사순절이 되길 바랍니다.

모든 위선과 가식, 이중성과 자기중심적인 삶을 벗겨내고 또 벗겨내면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진리입니다. 진리를 온 몸으로 사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진리의 결과인 희생의 삶, 십자가만이 남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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