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4월 4일 예수 부활 대축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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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예수 부활 대축일 - 요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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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한 20,1-9)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순간>

흘러간 우리 옛 가요들에 단골손님처럼 자주 등장하던 단어들이 있습니다.

‘일편단심(一片丹心)’-그 어떤 일이 있어도 변치 않는 한결같은 마음을 말합니다.

‘오매불망(寤寐不忘)’-자나 깨나 잊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망부석(望夫石)’-신라시대 박제상은 일본에 볼모로 가있던 왕자를 구출하고 자신은 체포되어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가 떠난 후 아내는 매일같이 높은 바위 위에 올라 임이 가신 남쪽을 바라보곤 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 자리에 돌부처로 남게 되었답니다.

이런 단어들 바라보시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이 없으십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떠올랐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그녀는 참으로 특별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녀의 삶은 그야말로 예수님을 향한 일편단심 민들레였습니다. 그녀는 꿈에도 예수님을 잊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잠시나마 예수님이 떠나가신 후 마치 망부석처럼 그렇게 예수님 무덤가에 서있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그녀는 누구였습니까?

복음서에 따르면 그녀는 한때 일곱 마귀가 들렸던 여인이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일곱 마귀입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서너 마리도 아니고 일곱 마귀입니다. 발악을 해대는 일곱 마귀로 인해 그녀가 겪었던 고통은 끔찍한 것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삶 그 자체가 생지옥이었습니다.

이런 그녀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셨습니다.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건네셨습니다. 죽음을 향해 걸어가던 그녀의 발걸음을 돌려세우셨습니다. 새 삶으로 건너오게 도와주셨습니다.

그 처참한 인생길을 걸어가면서도 언젠가 반드시 하느님께서 손을 내밀어주실 것임을 굳게 믿었던 마리아 막달레나, 그녀는 참으로 대단했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역경이 그토록 암담했지만, ‘숨이 붙어있는 한 희망이 있습니다(Dum Spiro, Spero)’는 말을 끝까지 믿었던 마리아 막달레나, 끝까지 잘 견뎌낸 마리아 막달레나였기에 예수님과 옷깃을 스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처지가 아무리 서글퍼도, 아무리 절망에 빠져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에 담겨져 있습니다. 살아있어야 치유가 가능합니다. 살아있어야 회심이 가능합니다. 살아있어야 부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살아있어야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생명의 은인이신 예수님께 모든 것을 다 바칩니다. 그녀에게 있어 예수님은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은 ‘님’이 되었습니다.

이런 특별하고도 열렬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이었기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과 교차되는 은총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참사랑’은 부활 예수님을 향한 눈을 열게 만들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완전한 사랑은 부활 예수님을 최초로 목격하는 은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겠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부활 체험은 그리 요원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자나 깨나 예수님만 생각한다면, 그분의 사랑을 이웃들에게 실천한다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당신 모습을 드러내 보이실 것입니다. 망부석처럼 예수님만을 향해 서있다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우리에게 다가오실 것입니다.

사랑은 눈을 멀게도 하지만 눈을 뜨게도 해줍니다. 사랑으로만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부활 신앙! 우리 그리스도교의 가장 기본적인 신앙이자 궁극적인 신앙입니다. 그러나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신앙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있습니다. 사랑을 통해서입니다. 예수님 사랑에 ‘퐁당’ 빠지게 되면 가능합니다. 적극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면 가능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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