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4월 7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양승국 신부님

카테고리:

?


4월 7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 루카 24,13-35

?

[안식일 다음날]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주더랍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루카 24,13-35)


<인간과 나란히 걸어가시는 하느님>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모습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모습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동반하시는 모습, 다시 말해서 하느님께서 인간과 나란히 걸어가시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형 이후 제자들이 받았던 가장 큰 충격은 ‘예수님의 부재’로 인한 막막함이었습니다.

엠마오를 향해 걸어가던 두 제자의 어깨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화는 침통하기만 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형으로 인해 더 이상 자신들의 삶을 인도해줄 스승이자 영적 동반자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엠마오 사건’은 제자들에게 너무나 은혜로운 일이었습니다. 하느님 부재 상태에서 하느님 임재 상태로 뒤바꿔놓는 희망의 사건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당신의 부활을, 하느님의 현존하심을 일깨워주시는 예수님의 태도를 한번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질책도 하십니다: “어찌 이리 굼뜨냐?”(25절)-제자들을 자극하십니다. 목표치도 설정하십니다. 제자들을 고무(鼓舞)하고 격려하십니다.

-차근차근 알아듣기 쉽게 설명도 해 주십니다:“설명해 주셨다.”(27절)-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부족한 이웃들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자상하고 친절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제자들과 구체적인 삶을 공유하셨습니다:“제자들에게 빵을 떼어 나눠주셨다.”(30절)

두 제자 사이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살짝 끼어드시는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다정다감합니다. 그들의 근심어린 표정에 걱정하시며 “무슨 일이냐?”며 물어봐 주십니다.

그들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시고 풀이해주십니다. 날이 저물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숙소에 드십니다. 스스럼없이 그들의 식탁에 앉으십니다. 자상하게도 손수 빵까지 떼어 제자들에게 먹으라고 나누어주십니다.

엠마오 길에서 두 제자에게 발현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십시오. 잠깐 동안이었지만 함께 걸어가면서,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빵을 나누면서, 천천히,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제자들을 영적으로 동반하십니다.

잠시나마 스승부재로 인해 그들이 겪고 있던 절망, 상심, 낙담, 두려움의 상태를 기쁨, 감사, 환희, 감동의 분위기로 전환시키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자상하고 친절한 모습에서 참된 영적동반자가 어떤 모습인지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들이 걸어가는 이 거친 여행길에도 절친한 친구처럼 동행해주시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엠마오 사건은 영적동반의 본질은 물론이고 영적동반의 구체적인 방법까지도 잘 설명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이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은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오늘의 묵상 방에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 방에 가시면 매일 풍성한 묵상글을 올려주시는 많은 분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

가톨릭 인터넷 굿 뉴스 바로가기

안셀모 짧은 생각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래 나도 소풍을 떠나자.
찌들린 기다림에서 벗어나 소풍을 떠나자.
그러면 나도 눈이 열리려나....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소풍 떠난 듯이 하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