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점 I

▶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점

- 역사적 차이
가톨릭 교회의 시작은 '성령강림일'부터 라고 합니다. 예수께서 승천하신 다음에 그 제자들이 성모님과 함께 열흘간 기도하고 약속된 성령의 은총을 받아 전도활동에 나서게 되는데 이 시점을 가톨릭 교회의 시작으로 봅니다. 이 과정은 '사도행전'에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가톨릭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기독교의 공통적인 근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정확히 '가톨릭(Catholic)'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세기 무렵부터인데, 가톨릭은 '전체적', '보편적'이라는 의미를 지니는 그리스어 Katholikos 에서 유래합니다.

개신교의 역사는 16세기에 루터에 의해 시작됩니다. 1483년 독일 아이슬레벤에서 태어난 루터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들어간 후 사제로 서품받았습니다. 그가 공적으로 가톨릭을 떠난 것은 1517년 10월 31일, 뷔텐베르크 성교회 문에 유명한 '95개조 제의'를 붙이면서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유럽의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로마교회를 떠나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 루터의 종교 개혁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끊임없이 생겨나서 한 교파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후로 유럽 각지로 종교 개혁이 퍼져나가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진영이 성립된 것이죠.

- '교회' 이해

마르틴 루터는 당시의 교회에 있었던 여러 가지 폐단과 함께 그 원인이라 생각했던 로마 교황의 권위와 교계제도까지도 부정했습니다. 루터는 '인간이 구원받는 데는 하느님의 은총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타락한 로마 교회와 같은 조직은 인간에게 구원을 주기는커녕 방해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성서로만(sola scriptura), 은총으로만(sola gratia), 믿음으로만(sola fides)'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곧, 눈에 보이는 교회는 불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개신교 교회라는 조직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인간이 만든 것이요, 참된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앙으로 맺어진 신자들이라고 말합니다. 개신교의 교회 이해가 이러하기 때문에 자연히 그리스도 교의 가르침이나 성서해석 따위에 관하여 의문이 생길 때 그 해석은 각자의 양심에만 맡겨지게 됩니다. 따라서 신자를 구속하는 따위의 교회의 '권위'는 인정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톨릭에 있어서의 '교회'는 매우 다른 성질을 갖습니다. 신앙과 성령의 역사하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눈에 보이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그리스도)의 구원을 모든 사람들에게 부여하기 위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 자신은 하나의 눈에 보이는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이 가톨릭의 기본적인 가르침입니다. 그 구성원은 모두 인간이고, 역사적으로 보면 눈에 보이는 이 교회에 인간이 만들어 덧붙인 것이 여럿 있으나, 기본적인 구성은 어디까지나 그리스도의 직접의지에 입각해 있으며, 인간은 이것을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임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르치는 임무' -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신자를 신앙과 도덕에 관하여 교도하는 일

2. '성화하는 임무' - 눈에 보이는 일곱 가지 성사로써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생명과 은총을
신자들에게 나누어주어 그리스도와 맺어주는 일.

3. '다스리는 임무' - 신앙생활과 교회 활동 면에서 지도하고 규정을 세워 그리스도의
양떼를 다스리는 일.

개신교가 눈에 보이는 '교회'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과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연결을 중요시한다면, 가톨릭은 그 직접적인 연결이 올바르다는 것을 보장하는 역할을 '교회'가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교회 안에서 인간과 그리스도가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 가톨릭 교회의 특징
앞서 이야기한 가톨릭의 교회관에 의해 나타나는 가톨릭 교회의 주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톨릭에서는 교회가 '오직 하나'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는 하나밖에 없다는 믿음에서 비롯됩니다. 개신교와 달리 전세계에 퍼져 있는 가톨릭 교회는 어디서건 같은 교회입니다. 민족의 차이가 있어도 전세계의 가톨릭 신자는 같은 교리를 믿고 같은 미사에 참여하며, 같은 로마 교황의 지도 아래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개신교의 많은 종교단체는 자기 나름의 특징과 역사를 갖고 있으며 명칭도 다양합니다. 이는 신자 개개인의 신앙이 모두 올바른 것이라 보는 특성 때문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둘째,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사람들을 성화할 임무를 갖고 있다는 데에서 '거룩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개신교의 견해로는 그리스도만이 사람을 성화하는 것이며, 눈에 보이는 교회가 사람들을 성화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셋째, 가톨릭 교회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세워진 '보편적(catholic)'인 교회입니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하나의 나라, 하나의 민족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교회입니다.
마지막으로, 가톨릭 교회는 '사도 계승'으로 이어져 내려옵니다. 이것은 교회가 그 가르침, 성사, 직분에 있어서 사도들의 그것과 동일하며, 교회의 목자는 사도들로부터 그 권능을 정통으로 이어받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