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점 III

- 신부와 목사

개신교의 목사가 가정을 가지는 데 비하여, 가톨릭의 신부는 독신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본질적인 차이점은 아닙니다. 본질적인 차이점은 가톨릭의 주교나 사제는 신자의 영적 지도를 위해 특별한 '성사'(서품)을 받은 사람인데, 개신교의 목사는 신자의 영적인 지도는 하지만 다른 신자와는 다른 '성사'를 받은 사람으로는 이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즉, 동등한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가 모두 동등하게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가톨릭의 사제가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명한 바는 아니나, 상당히 옛날부터 거의 모든 가톨릭 교회에서 관습이 되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후 거의 모든 가톨릭 교회에서는 교회의 규정에 의해 결혼하지 않을 것이 서품의 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예컨데 기원후 300년경 스페인의 에르빌라에서 열린 교회회의의 결의에서 그리고 그후 로마 교황과 공의회에 의하여 주교의 결혼은 금지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금지는 거의 모든 가톨릭 교회에서 통하는 사항이요, 지금도 서품을 받기 전에는 결혼할 수 있다고 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 성모 마리아

성모 마리아에 대한 가톨릭의 가르침을 개략적으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모든 성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은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입니다. 그것은 성모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참된 어머니로써 하느님의 은총을 충만히 받아, 모든 성인과 천사를 능가하는 지위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리하여 성마리아는 원죄에 물듦이 없었으며, 원죄의 결과인 죽음의 부패에서 벗어나,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뒤에는 그 영혼도 몸도 하늘 나라에 올림을 받았습니다.
셋째, 십자가에 달리신 주 예수 그리스도가 사도 요한을 향해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고 했을 때, 성모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의지와 은총으로 모든 신자의 영적 모친이 되었습니다.

이는 성서와 성전에 있는 바로써 가톨릭 교회가 귀중하게 지켜온 가르침입니다. 가톨릭 신자는 개신교 신자와는 달리 자주 성모 마리아께 기도를 합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에로의 전달자로서 그분을 통해 가장 강력한 기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마리아를 '예수의 어머니' 라는 것 이상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성서에 나타나지 않기도 하거니와, 성전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개신교 신앙의 핵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마리아의 동정 잉태 혹은 원죄 없는 잉태, 승천 등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 성인(聖人)

가톨릭 교회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존경받는 성인은 성모 마리아입니다. 그 외에도 가톨릭에는 많은 성인들이 있는데, 개신교의 모든 교파에서는 '성인'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성인이란, '우리의 모범이 되는 천국에 있는 분'을 말합니다. 따라서 죽은 사람만이 성인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 성상과 성화

가톨릭에서는 성모 마리아 상이나 성인의 상, 예수의 상이 걸려있는 십자가 등을 모셔두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이러한 성상이나 성화를 모시는 행위를 '우상숭배'라 하여 금하고 있습니다. 물론 개신교도 십자가와 같은 상징물을 사용하고 있고, 요즘에 들어서 선교의 한 방편으로 개신교에서도 성화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가톨릭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 하면 가톨릭에서는 이러한 성상이나 성화를 '성별(聖別)' 한다는 점입니다. 즉, 사제에 의해 '축성'받은 것들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아 기도나 예식의 매개물이 될 수 있습니다.(물론 집이나 자동차를 축성받는 것은 다른 의미겠죠.) 그래서 성별된 물건들은 아무렇게나 버릴 수도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톨릭에서도 이러한 성별된 '성물(聖物)' 자체를 숭배하는 것은 금하고 있습니다. '성물'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 연옥의 존재

'연옥(purgatory)'이라는 말은 성서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개신교에서는 당연히 이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톨릭의 견해로는 작은 죄가 있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당분간 보속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행하는 곳이 바로 '연옥'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연옥'은 결코 즐거운 곳은 아니지만, 우리가 기도를 바침으로써 연옥에 있는 영혼은 위로를 받고 보다 빨리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혹 모든 사람이 죽어서 바로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면, 그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할 필요가 없으며, 그것은 헛된 일이 됩니다. 하지만 성서에는 죽은 이를 위하여 기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 되어 있기 때문에(2마카 12,39-45), 비록 성서에 '연옥'이라는 말은 없어도 이러한 사실이 있다는 전제가 있기에 교회의 '성전'에도 이러한 가르침은 아주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 교회법

하느님이 구약시대에, 또 그리스도가 신약시대에 계명을 지켜야 할 것이라 명하셨음은 매우 분명합니다. 예컨대 십계를 보면, 그 세 번째는 '안식을 거룩하게 지켜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자신은 이 안식일이 어떠한 날인지, 또 어떻게 구체적으로 거룩하게 보낼 것인지에 관하여는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가톨릭의 견해로는 이러한 구체적인 적용의 문제를 그리스도께서 당신 스스로 세우신 교회에 맡겼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톨릭 교회는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생활을 지도할 사목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 되며, 이 때문에 각 시대와 나라의 사정을 고려하여 교회에서는 계명을 정해왔습니다. 하지만 개신교는 신자 개개인의 '성서 해석의 자유'를 인정하기 때문에, '교회의 규정'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개신교의 경우에는 주일에 하는 예배의 참석이 권장되고는 있지만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톨릭에서는 주일 미사 참여가 의무 사항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