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파이
안데르센의 작품에 가난한 노부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노부부는 집에서 유일하게 값나가는 말 한 필을 시장에 끌고 가서
좀 더 쓸모 있는 물건과 바꿔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영감이 말을 끌고 시장에 갔다.
우선 암소와 바꾸고는 암소를 다시 양과 바꾸었고,
다시 양을 살찐 거위와 바꾸고,
그 거위를 다시 암탉과 바꾸었다. 그
리고 마지막으론 암탉을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바꾸었다.
다른 물건과 바꿀 때마다 그는 마누라에게 기쁨 한 가지씩을 주고 싶었다.
그가 자루를 메고 어느 작은 주점에 들러 쉬고 있을 때 두 명의 영국인을 만났다.
한담을 나누다가 그는 자신이 시장에서 겪은 일을 얘기하게 되었다.
두 영국인은 박장대소하며 그가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늙은 마누라에게 혼나게 될 거라고 말했다.
영감은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대응했다.
그러자 두 사람은 금화 한 자루를 걸고 내기를 걸어왔다.
두 사람은 영감을 따라 같이 집으로 갔다.
늙은 마누라는 영감이 돌아오자 매우 기쁘게 맞이했다.
마누라는 영감이 시장에서 겪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영감이 한 가지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 얘기를 들어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끊임없이 감탄이 흘러나왔다.
“와, 우유를 먹을 수 있겠군요!”
“양젖도 맛있지요.”
“거위 털이 얼마나 예쁜데요!”
“와, 계란을 먹을 수 있겠어요!”
마지막으로 영감이 짊어지고 온 썩기 시작한 사과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녀는 화내기는커녕 흥분하여 말했다.
“그럼 오늘 저녁엔 맛있는 사과파이를 먹을 수 있겠네요!”
그녀는 듣는 내내 남편에 대한 탄복으로 가득했다.
물론 두 영국인은 내기에 져 금화 한 자루를 잃게 되었다.
잃어버린 말 한 필 때문에 애석해하거나 삶을 원망하지 마라.
기왕에 사과 한 자루가 생겼으니 사과파이를 만들면 될 게 아닌가.
이렇게 살아야 운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며,
예상치 못했던 수확도 생기는 것이다.
유이싱·싱췬린 <잘했어, 코끼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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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세상을 살다보면..
손해나는 그리고 후회스러운 거래를 할 때가 많치요.
그때마다 속상해하면, 몸과 마음이 상하게되고,
또한 가족간의 불화도 생길수 있겠지요.
위 동화 이야기처럼..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화속의 노부부는 정말 세상을 즐겁게 살면서
장수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