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 피고 있는 '산호세의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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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전에 테오도라 수녀님으로 부터 받은 메일인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많이 늦었네요...여기서 소리 없이 떠난 꽃씨가 멀리 볼리비아까지 날아가 말 없이 들꽃으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수녀님께서 직접 '산호세의 들꽃'이라 이름지어 주셨는데 너무 풋풋하고 아름답지 않아요?

산호세의 들꽃들과 함께 하시고자 하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jdyoon [at] gctsemi [dot] com)

아래 수녀님 편지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 사진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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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2007

+ 평화를 빕니다

형제님,
5월 1일에 두명의 수련자 착복과 한 명의 청원자 착복을 하는 볼리비아 인디오 출신 자매들이 지금 피정을 하고 있어서 오늘은 주방에서 식사준비했어요. 이제 막 사무실에 들어와 컴퓨터를 열었는데, 자매님이 여러분들의 이름으로 내주신사랑을 마음을 전해받고 ... 모든 것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해서 눈물부터 났습니다.

여러 가지로 많은 마음을 써주고 계시는 형제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나눔이 하나씩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귀한 열매들을 맺어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형제님,
제가 미국을 다녀와서 모금한 돈의 사용을 위해 저희 수녀님들이 결정한 것은 첫째가 볼리비아 교회의 미래이며, 이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모든 곳이 다 열악하지만 우선 저희 수녀들이 일하고 있는 지역 네 곳의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젊은이들을 돕기로 했어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조금만 치료를 받아도 나을 수 있는 병을 가난과 무지로 ... 약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생명을 잃는 이들을 위해, 현재 제가 살며 일하고 있는 시골에 1주일에 한번 정도 의사를 모시고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작은 진료소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모든 것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좋으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리고 시작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어제는 우리 수녀원에서도 가깝고, 공소 바로 앞 남의 땅에 있는 비록 헛간 같은 곳이긴 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는 공간이 있어서 그곳의 열쇄를 맡고 있는 이를 찾아가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어서 둘러보았어요.

그곳에 진료실과 사무실 비슷한 공간을 만들고, 의사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셔서 병원에 갈 처지가 되지 못한 이들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진료비는 자신들이 낼 수 있는 만큼만 내고 나머지는 저희가 돕고 ... 아무것도 없는 어려운 이들은 우선 치료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가정을 직접 방문해서 보다 구체적인 도움을 주려고해요.

진료소를 생각하게 된 계기 중의 하나는 제가 산호세를 거쳐 뉴욕에 갔을 때, 어느 개신교에 다니시는 의사분께서 남미의 사정을 잘 안다며 이런 저런 약품을 많이 챙겨주셨답니다. 그래서 그 약들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나름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 볼리비아에 오래 살고 있는 공동체 수녀님들께서 진료소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고, 이것이 바로 주님의 뜻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려운 결단으로 시작하는 일이지만 ... 좋으신 주님께서 모든 것을 잘 인도해주시리라는 믿어요. 형제님께서도 이 모든 일들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저와 저희 수녀들을 믿고 마음으로 도와준 이들의 사랑의 나눔이 가난한 이들에게 보다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저희들 또한 열심히 주님의 뜻을 찾으며 노력하고 있답니다. 정말 어렵고 힘들게 사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천리길도 멀지 않게 느껴지고, 어떤 험한 일도 어렵게 느껴지니 ... 이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형제님,
산호세의 마음 고운 여러분들의 모임에 이름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들꽃은 이름이 없으나 서로 어우러져 아름답고, 소리없이 피었다 말없이 지지만 ...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기쁨을 주고 생각을 맑게 해주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서 여러분들의 사랑도 이와 같기를 바라는 바램으로 '산호세의 들꽃' 이라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한 분 한분께 대한 고맙고 고마운 마음 ... 가난한 기도로 대신합니다.

볼리비아에서, 테오도라 수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