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 이 제민 신부)


계산

주인이 종들에게 각각 한 탈란트 두 달란트
또는 다섯 탈란트를 맡기고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은 종들과 셈을 한다.

두 탈란트 또는 다섯 달란트를 받은 종이
주인에게 자기들이 일한 것을 보고한다.
그러나 한 탈란트를 받은 종은 주인이 떠난 후
끊임없이 셈을 한다.
돈만 세는 것이 아니라 주인의 마음까지를 센다.
그리하여 주인이 자기에게 베푼 은혜를 잊는다.

우리도 이 종처럼 그렇게 셈을 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닌가?
천국에 가기 위해 몇 번 선행을 하였는지 계산하고
기도를 하면서 몇 번 하였는지 세고
세면서 미사에 참여하고 묵주기도를 하고
화살기도도 일일이 세어가며 쏘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우리는 계산을 하면서 부활을 기다리고
내 죽으면 부활하여 살 곳이 어딘가 계산하면서 신앙하는 것은 아닌가?
부활과 천국은 셈을 포기한 자만이 체험할 수 있다.
영생은 셈을 포기한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신앙은 셈을 포기하게 만든다.
자기에게 돌아올 행복과 평화를 세면서 신앙하는 것은 신앙이 아니다.
우리가 믿는 것은, 종교를 가지는 이유는, 기도하는 목적은
셈을 충동질하는 인생에 셈을 포기하기 위해서이다.

셈을 포기할 때 부활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자기가 천국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하느님을 만나 뵙게 될 것이다.

댓글

아이구~~~나는 언제

셈을 포기할 수 있을라나요...?
저만 쳐다보고 있는 똘망똘망한 눈 12개가 (실은 6개인데, 모두 안경을...)
나를 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네요...

그나마 이게 무슨 말인지 말끼나마 알아 듣게 된 것만 해도
개가천선한거지요....뭐...
주님,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샤, 감샤...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