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① 총론

[EP-1234] 본당 이렇게하면활성화된다 - ① 총론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2004 교세통계」에 따르면 고해ㆍ혼인성사 참여자는 갈수록 줄고 있고 쉬는신자는 전체 신자의 3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회 활성화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소공동체 운동도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영향으로 갈수록 활력을 잃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수는 없습니다. 교회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평화신문은 이 파고를 이겨낼 방향타로 EP-1234 를 제안합니다. 이번 호부터 EP-1234 가 어떤 것인지 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두 12회에 걸쳐 살펴볼 것입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원하는 본당에 프로그램을 실제로 적용하는 시도도 해볼 것입니다. 본당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는 사목자와 사목위원 및 단체장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글 싣는 순서

① 총론
② EP 1 - 교회 토양: 제 1 계명 -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  
③ EP 2 - 교회 뿌리: 제 2 계명 - 합심하여 기도한다
④ EP 2 - 교회 뿌리: 제 3 계명 -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
⑤ EP 3 - 교회 줄기: 제 4 계명 -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⑦ EP 3 - 교회 줄기: 제 6 계명 - 뉴 리더십을 발휘한다  
⑧ EP 4 - 교회 가지: 제 7 계명 -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⑨ EP 4 - 교회 가지: 제 8 계명 -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⑩ EP 4 - 교회 가지: 제 9 계명 -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⑪ EP 4 - 교회 가지: 제10계명 -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  
⑫ 종합

 신자수 4000명의 A본당. 주일마다 성당에는 신자들로 가득찬다. 주임신부와 보좌신부는 고해ㆍ혼인ㆍ병자성사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이상하다. 주임신부는 늘 바쁘기는 한데 뭔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 이라고 말한다.

 주일미사에 정기적으로 나오는 신자 비율도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성당에 나오는 이들도 건성건성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도대체 신자들 눈에서 열성을 읽을 수 없다. 쉬는신자도 30%를 넘고 있다. 본당에서 무슨 행사를 하려고 해도 신자들이 잘 모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민이 또 하나 늘었다. 유아세례자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주임신부는 결심했다. 다른 본당에서 실시해 큰 성과를 거뒀다는 좋다는 약 들을 찾아 나섰다. 우선 평화신문에 보도된 본당 활성화 사례들을 찾아봤다. 결론이 내려졌다. 선교운동 소공동체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고리기도 방문ㆍ거리선교 묵주기도 봉헌운동 구역반 미사가 이어졌다. 남성 신자 신앙 활성화를 위해 아버지 모임 과 축구단 모임 도 만들었다. 결과는 당연히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신자들은 예전보다 더 뚱 한 표정이다. 왜 귀찮게 하느냐 는 표정들이다. 도대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주임신부는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품는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왜 신자들이 따라오지 않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많은 본당에선 어느 본당에서 어떤 방법(프로그램)을 사용했더니 좋은 성과가 나왔더라 는 소문을 들으면 그것을 곧바로 도입하려 한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성과를 가져올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성과를 전혀 가져오지 못할 때가 많다. 본당 주임신부 역량이나 신자들 자질 부족 때문이 아니다. 사목상황 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본당에서 성공한 활성화 모델이 다른 본당에 적용될 경우 어느 경우에는 통하고 어느 경우에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경험이다. 방법적 접근이 지니는 한계 때문이다. 방법적 차원만 흉내내서는 진정한 본당 활성화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진단이다. 각 본당 성공 사례에 깔려있는 그 원리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 이제 본당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는 원인들을 분석할 때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교회들이 있었고 실패한 교회들이 있었다. 이중 성공한 교회들에는 비밀이 있다. 바로 EP-1234 다. EP-1234 를 개발한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소장 차동엽 신부)는 EP-1234 가 단순히 공허한 이론적 기획이 아니라고 말한다. EP-1234 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성공한 교회들의 성공비결 을 원리적으로 종합한 사목모델이라는 것. 덧붙이자면 일선 사목현장(본당 사목)에서 열매를 맺는 것으로 검증된 인자(factor 본당 활성화를 가능하게 하는 요소들)들 만을 체계적으로 집성한 모델이다.

  EP-1234 에서 EP 는 복음적 사목(Evangelical Pastoral) 약어. 사목 전체를 총괄하는 사목 비전을 의미한다. 1234 는 ▲1: 교회 토양(교회 활성화를 위한 동력원)에 속하는 한 가지 요소(성령) ▲2: 교회 뿌리(영적 인프라)에 속하는 두 가지 요소(기도 영성ㆍ전신자 은사 계발) ▲3: 교회 줄기(시스템 및 조직)에 속하는 세 가지 요소(소공동체ㆍ기능적 조직ㆍ뉴 리더십) ▲4: 교회 가지(사명 및 열매)에 속하는 네 가지 요소(수용중심 선포ㆍ은총의 축제ㆍ고감도 사랑ㆍ토털 서비스)를 각각 의미한다.

 1 2 3 4에 속하는 요소를 모두 모으면 10가지 본당 활성화 인자가 된다. 이 인자들은 전체 교회 유기체적 질서(토양-뿌리-줄기-가지) 안에서 서로 지원하고 열매 맺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결국 EP-1234 는 10가지 활성화 인자를 교회 전체 차원에서 인식하고 연결시킬 때 본당 활성화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는 제안이다.

 이 인자들을 종합하면 교회 활성화를 위한 10계명이 제시된다. ▲1계명: 성령이 현동하게 한다(교회 토양) ▲2계명: 합심하여 기도한다 ▲3계명: 전신자의 은사를 일깨운다(이상 교회 뿌리) ▲4계명: 소공동체를 세포조직으로 만든다 ▲5계명: 조직이 기능을 최적화 한다 ▲6계명: 뉴리더십을 발휘한다(이상 교회 줄기) ▲7계명: 수요 중심으로 복음을 증거한다 ▲8계명: 은총의 축제로 전례를 행한다 ▲9계명: 고감도 사랑의 친교를 이룬다 ▲10계명: 토털 서비스로 섬긴다(이상 가지)가 바로 그것.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정월기 신부는 지난 4월 미래사목연구소가 주관한 EP-1234 제안 학술발표회 에서 EP-1234는 내ㆍ외적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한국교회에 원리를 바탕으로 체계적 접근방식을 담고 있는 희망적 대안 이라며 본당이 경영 합리화를 꾀하지 않으면 종교 시장화 물결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적절한 본당 활성화 모델이 제공돼 환영한다 고 말했다.

우광호 기자 kwangho [at] pbc [dot] co [dot] kr
[평화신문 2005.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