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234]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EP-1234] ⑥ EP 3 - 교회 줄기: 제 5 계명 - 조직 기능을 최적화한다

EP-1234 십계명에서 5계명인 조직 기능의 최적화는 소공동체 및 새로운 지도력과 함께 교회 유기체의 줄기인 EP(복음적 사목 Evangelical Pasto-ral)-3 에 해당한다. 교회 유기체가 왕성한 생명력을 유지하려면 조직이 효율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조직은 공동체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조직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그 조직에 필요한 은사를 지닌 평신도 지도자들의 발굴이나 지도력의 위임이 가능하다.
 
 ▨기능 조직이란 무엇인가

 조직은 세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직계 조직이다. 직계 조직에서는 명령체계가 상부에서 하부로 내려간다. 권한과 책임이 위에서 아래로 주어지며 위에서는 생각하고 기획하고 지시하며 아래에서는 그 지시에 따라 행동한다.

 둘째는 구조 조직이다. 구조 조직에서는 명령체계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지만 아래에서는 서로 연합하고 협동해서 일할 수 있다. 명령을 받아 시행하면서도 각 분과와 부서간 상호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셋째는 기능 조직이다. 기능 조직은 구조 조직 형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하부 부서나 분과에 자율적으로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어느 정도 위임돼 있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자기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며 맡은 업무의 책임과 권한의 한계가 분명하다. 또 자체적으로 필요한 분야 인재를 양성해 일을 시킬 수 있다.
 
 ▨왜 기능 조직인가

 교회 조직이 기능 조직이고 또 기능 조직이어야 하는 이유는 교회 조직을 운영하는 3대 원리에서 연유한다. 교회 조직의 3대 운영 원리는 교계원리와 협의체원리 보조성원리를 말한다. 이 세 가지가 조화롭게 맞물려 운영될 때 교회 조직은 훌륭한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교계원리는 교회가 위계조직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을 말한다. 초대 교회는 위계제도에 따른 교계직무를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섬김 또는 봉사 로 이해했다. 하지만 시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위에서 시혜를 베풀고 명령을 내리고 아래에서는 주어지는 은사를 받고 명령을 이행하는 일방적 형태로 흐르는 경향이 많았다.

 이를 바로잡은 것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가 사목 대상일 뿐 아니라 사목 주체임을 또한 교계직무가 봉사와 섬김을 위한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교계직무가 교회 공동체를 위한 봉사와 섬김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때 그 권위가 바로 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권위주의에 빠지고 만다.

 협의체 원리 역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확인하고 요청한 교회조직 운영 원리다. 주교회의나 교구사목평의회 본당사목평의회(사목회) 등은 모두 협의체 원리에 따른 것이다. 함께하는 교회 모습을 구현하는 게 바로 협의체 원리다. 함께하는 교회는 또한 참여하는 교회다. 참여 는 교회 정신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실제로도 큰 힘을 발휘한다. 참여를 통해 공동체의 일체감이 증대되고 힘을 안배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고 참여하는 협의체 원리가 실행 과정에서만이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때 참여는 통합적 참여 가 아닌 형식적 참여 로 그치고 만다.

 보조성 원리란 상위 집단은 하위 집단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하위 집단에 개입할 때는 도와주는 차원에서만 개입해야 함을 말한다. 이 보조성 원리는 상호존중 원리라고 할 수 있다. 보조성 원리는 교계원리의 우선권을 인정하되 그 독단을 경계하며 협의체 원리를 지원하되 그 부작용인 다수의 횡포를 용인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조성 원리는 모두가 사는 길이다.

 ▨어떻게 기능조직을 최적화할 것인가

 교계 원리와 협의체 원리가 무리없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려면 보조성 원리가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한다. 본당에서는 본당신부 사목평의회 소공동체 사이에 보조성 원리가 잘 반영된다면 그 본당은 최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공동체(반ㆍ구역 또는 지역)의 자율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본당 공동체와 연대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재정 활동 계획 등에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반ㆍ구역ㆍ지역ㆍ사목평의회 등 각각의 차원에서 협의체적으로 수렴되고 결정된 사안을 각각의 상위 조직 차원에서 잘 수용돼 기능이 올바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또 범본당 차원의 결정(교계원리)을 간섭이나 지시로 오해하지 않도록 구역ㆍ반 조직의 중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200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