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부활 메시지----정진석 추기경님

찬미 예수님

2008년 부활 메시지

부활의 믿음으로 진리와 정의, 사랑의 길을 갑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부활절을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온 국민과 해외의 모든 동포들에게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사흗날에 다시 살아나시어,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셔서(1코린 15,3-4) 우리 모두를 영원히 살리는 주님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죽음으로 끝날 우리의 인생이 절망을 넘어서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시는지를 잘 보여 주셨습니다.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은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죽음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큰 부와 권력을 누린다 하더라도 죽음으로 끝나 버린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입니까?
우리가 인생에서 열심히 애쓰고 추구하는 것이 죽음 앞에서는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을 극복하여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닌 모든 사람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그분을 주님으로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도
부활의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의 신앙은 한 마디로 부활을 믿는 것이며 그리스도교 신자란 부활을 믿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만약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가 믿는 믿음은 모두 헛된 것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관은 쓸모 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인간의 삶은 결국 멸망과 죽음으로 끝나게 됩니다(1코린 15,14). 주님의 부활은 모든 죽은 자의 부활의 시작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생명의 보증이 됩니다.

또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로 결합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누리게 될 영원한 생명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과 그 죽음의 세력을 이기신 부활을 통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도 반드시 부활한다는
이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처지에서도 실망하지 않고 희망을 갖게 합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죽겠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요한 11,25)고 말씀하신
약속처럼 우리도 영원히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주님이심을 알게 되고 예수님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와 친교를 맺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에게 또 다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을 통해 거짓과 불의, 그리고 악과 미움에 대해
결국에는 진실과 정의와 선과 사랑이 승리한다는 것을 알려 주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유혹과 어려움에도 진리와 정의, 사랑의 길을 가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먼저 그 길을 가셨기 때문입니다.
얼마 후 우리는 국민을 위해 일할 봉사자를 뽑는 선거를 하게 됩니다.
이번 총선은 어느 때보다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나라의 미래와 행복에 바람직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서
국민의 신성한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이번 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 복음화를 이루도록 권고합니다.
또한 지도자들은 가정과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정의와 사랑이 흘러 넘치는
참다운 평화의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총선을 통해 정직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많은 지도자들이
국민의 화합과 일치를 이루고 우리나라를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지도자들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들을 섬겨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지도자들은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 주고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펴야 할 것입니다.
이천 년 전 주님의 부활을 통해 초대 교회는 절망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도 그 같은 부활의 믿음으로 새 봄과 함께 기쁨과 희망이 우리 안에 흘러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영광스러운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여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 부활의 생명과 빛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2008년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여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추기경 정 진 석

댓글

정말,,

추기경님 말씀대로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가 많이 필요한 것 같아요.

요즘 고국의 소식을 들으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을 위해 정치하지 않고, 다수 소외되고, 곤경에 한숨짓는 국민들을 위해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주기를 기도합니다.

또 다른 바벨탑

어쩌다 보니 창세기를 처음부터 다시 읽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오만, 그리고 부와 권력에의 욕심으로
또 다른 바벨탑을 쌓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권력투쟁의 중심에 서있는 그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유권자들도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들러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사람을 뽑을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할 밖에요...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