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4월 10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4월 10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요한 6장 44-51절
그때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 ‘그들은 모두 하느님께 가르침을 받을 것이다.’라고 예언서들에 기록되어 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 그렇다고 하느님에게서 온 이 말고 누가 아버지를 보았다는 말은 아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이만 아버지를 보았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요한 6,44-51)
<영혼의 곡기>
임종환자들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곡기(穀氣)’의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특히 노환으로 인해 임종이 가까워진 어르신들, 어느 순간까지는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숟가락으로 미음을 떠서 입 가까이 가져다 드리면 어렵사리 드시곤 하십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숟가락을 가져가도 입을 꽉 다무십니다. 고개를 저으십니다. 곡기를 끊으시는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체력은 급격히 저하됩니다. 에너지 공급이 안 되다보니 건강은 순식간에 악화됩니다. 의식도 점점 몽롱해집니다. 그리고는 며칠 못 넘기시고 임종을 맞이하십니다.
‘곡기’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한 우리들에게 있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것 별 일 아니라고 생각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은혜로운 일인지 모릅니다.
소화기능이 약하신 분들 가운데 죽 한 그릇 앞에 놓고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실랑이를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먹고는 싶은데 몸에서 안 받는 분들 그분들이 겪는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모릅니다.
삼시세끼 잘 먹어줘야 흡수된 음식물이 에너지로 변환되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며칠 밥 못 먹으면, 곡기 끊으면 그길로 내리막길이요, 황천길입니다.
‘육신의 곡기’도 이처럼 중요하지만 ‘영혼의 곡기’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육신의 곡기’는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특A급’으로 챙기지만, ‘영혼의 곡기’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 계십니다. 참으로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앙생활, 영성생활에도 곡기가 아주 중요합니다. 신앙생활에 있어 곡기란 다름 아닌 성경말씀과 성체입니다. 매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성경말씀을 꼭꼭 씹어 드셔야만 합니다. 매일 무상으로 우리에게 건네지는 성체를 지극한 정성으로 받아 모셔야만 합니다.
우리가 성경말씀과 성체로부터 멀어진다면, 마치도 곡기를 끊은 임종환자처럼 생명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고사상태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성경말씀과 성체와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쩌면 그는 살아있어도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영혼의 양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은 우선 재미가 없습니다. 세상만사가 시시합니다.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많은 감사거리 앞에서도 매사에 불평불만입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살기를 원한다면 영혼의 곡기를 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삼시세끼 밥 먹듯이 지속적으로 영혼의 곡기를 드셔야만 합니다.
성경 말씀과 성체 중심의 삶을 통해 우리 영혼은 깨어날 것입니다. 진정으로 숨 쉬게 될 것입니다. 그제야 우리는 참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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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곡기(穀氣)란 단어는..
제게는 난생 처음 들어본 말입니다.
좋은 양식의 말씀 감사합니다. 이미지(그림)도 너무 좋습니다.
감사는...
양승국 신부님 매일 묵상글을 받아다 매일가톨릭 굿 뉴스에다 올려 주시는
얼굴도 모르는 그분께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단지 그분께서 올려주신 것을 지게짐 져올 따름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좋은 하루...
안셀모
나의 복음 묵상
"내가 줄 빵"
예수님께서 주시는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예수님 자신의 살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주시어 세상에 생명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 세상에 줄 수있는 빵은 어떤 빵일까?
가진 것이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으니,
내어줄 것도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습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이 몸뚱아리 하나, 주님께서 쓰시도록 맡깁니다. 아멘.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