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4/25 금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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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금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 마르코 16,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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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곧 내 이름으로 마귀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언어들을 말하며, 손으로 뱀을 집어 들고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으며, 또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마르 16,15-20)


<무대 뒤의 마르코>

크게 성공한 한 CEO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수성가를 이룬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밑바닥에서 차근차근 밟아 최고경영자까지 도달한 사람이었기에, 무척이나 겸손했습니다. 아랫사람들이 겪는 고충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어깨에 힘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가 일관된 겸손을 유지하게 된 데는 자신의 사무실에 걸려있는 한 ‘특별한 그림’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 특별한 그림의 주인공은 한 마리 거북이였습니다. 거북이 한 마리가 높다란 담 위에 앉아있는 조금은 이상한 그림이었습니다. 그 겸손한 사업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그림을 바라보면서 이런 묵상을 거듭한다고 합니다.

“저 거북이, 혼자 힘으로는 절대로 저 높은 벽 위까지 올라갈 수가 없다. 그 누군가가 저 거북이를 거기에 올려놓았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야. 내가 비록 지금 이렇게 성공했지만, 이 성공은 나 혼자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절대로 아니야. 그 누군가의 도움과 협력에 힘입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능했던 거야.”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생각해야만 합니다. 보름달이 뜰 때 사람들은 흔히 달 자체에서 빛이 발산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달은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기 때문에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삶이 빛을 발산한다면 하느님의 광채가 우리 삶을 비추기 때문에 빛이 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참으로 겸손했던 한 인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입니다. 그는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란 큰 인물 뒤에 철저하게도 감춰진 인물입니다.

마르코는 바오로 사도의 협조자인 동시에 베드로 사도의 통역관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사도들이 예수님에 대해서 가르친 바를 충실히 기록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르코는 복음 선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마르코를 안티오키아로 데려다가 45-49년경에 이루어진 제1차 전도여행에 참여시켰습니다.

긴 여행을 하다보면 마음이 맞지 않아 서로 길을 갈라서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마르코 역시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여행 도중에 전도를 그만두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2차 전도여행 때 바오로 사도는 마르코를 데려가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마르코는 바르나바와 함께 키프로스 섬으로 가서 전도를 하기도 합니다.

그 후 마르코는 로마로 가서 베드로 사도를 도와 교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바오로 사도가 고초를 겪을 때, 과거의 갈등을 뒤로 하고 극진히 그를 보살폈습니다.

사도들 사이에서도 이런 갈등이 벌어졌다는 것, 생각해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인간미가 풍기기도 합니다.

대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가 이룩한 위대한 복음 선포 사업, 그 뒤에는 충실한 비서이자 보좌관인 마르코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몫이 있습니다. 누군가 무대 전면에서 빛을 발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어두운 무대 뒤에서 비지땀을 흘립니다.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가 복음 선포의 제1선에 서서 용감히, 큰 목소리로 외치는 사람들이었는가 하면, 마르코는 뒷전에서 묵묵히 뒷바라지에 충실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마르코의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는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일거수일투족을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초세기 신자들의 요청에 의해 예수님의 행적과 말씀을 세밀하게 기록했습니다. 세심하게 사도들의 일정을 점검 했습니다. 꼭 해야 할 일을 챙겼습니다. 사도들의 방패막이가 되었습니다. 겸손했기에, 순명했기에, 예수님을 극진히 사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마르코를 베드로 사도는 유난히 아꼈습니다. 그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소아시아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마르코를 ‘내 아들’이라고 칭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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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값지다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혜안을 청합니다.
모든 것이 자기의 잘난 탓인양 으시대는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남의 공을 볼 수 있는 혜안을....

나의 복음 묵상

"복음을 선포하여라."

이제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성경에는 분명히 '선포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 삶의 모습이 복음적 삶의 모습을 보여야 하다는 정도로 이해해 봅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복음 선포'임을 다시금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멘.
안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