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맛들이기] 예수마음 기도 - 어떻게 분심을 다루며 기도할 것인가?

권민자 수녀(성심수녀회, 예수마음 배움터 피정 지도)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라"(루카 10,27)고 하신 계명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느님은 영이시고 우리도 영적 존재입니다. 영적으로 참되게 기도할 때 하느님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그분과의 사랑의 관계가 형성되고 지속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를 드리는데 있어 가장 힘들게 다가오는 걸림돌 중의 하나가 바로 분심입니다.

분심은 기도를 방해하는 여러 생각(잡념)들이지만 그중에는 우리 내면의 지향이나 욕구를 대변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기도하는 중에 분심이 든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분심들 중에 물리칠 것은 물리치고, 돌봐야 할 것은 돌보면서 기도해 가는 것입니다. 시간을 기준으로 분심을 미래분심, 현재분심 그리고 과거분심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영적 수련을 위해 예수마음기도를 바칠 때 일반적으로 먼저 등장하는 분심들은 대개 미래에 관련된 것들입니다. 이런 미래 분심들이 떠오르면 그것은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이므로 물리쳐야합니다. 예를 들어 미래의 분심이 어떤 일에 대한 계획이라면 스스로에게 '이 기도 마친 후에 계획할 시간을 줄 테니 지금은 내가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너는 가서있어'하고 타이르면서 그 분심을 물리치는 것입니다.

기도가 끝난 후에 자신이 약속한 바를 실천하면 됩니다. 기도 중에는 이렇게 미래분심을 물리치고 나서 다시 온전히 현재에 머물러 계속해서 기도문을 바치는 것입니다.

기도 중에 갑자기 과일을 먹고 싶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면 이런 분심을 현재의 분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욕구가 올라오면 '지금은 기도하는 중이니 나중에 기도 마친 후에 과일 줄게'하고 자신에게 약속하며 그 분심을 물리쳐야 합니다. 또 기도 중에 마음이 답답해 전화로라도 어느 친구와 당장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면 마찬가지로 기도가 끝나면 그것을 해주겠다고 자신을 달래며 그 분심을 물리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 후에 자신에게 약속한 바를 지키게 되면 다음번 기도에는 그런 분심들이 더 잘 물러갈 것입니다. 분심잡념들을 이렇게 물리치는 것도 그 자체로 훌륭한 기도입니다. 늘 깨어 하느님 현존 앞에 머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분심은 물리치지 말고 현재로 가져와서 기도를 드려야합니다. 예를 들면, 죄를 지어서 마음이 아팠던 생각이나 남에게 상처 받아서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과 그중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 떠올랐다면 그러한 내용들을 가지고 지금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자신이 남을 아프게 한 것이 떠오르면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기도를 드리고 남에게 상처를 받아서 아직도 그 아픔이 남아 있을 때에는 그때의 아픔을 하느님께 솔직하게 말씀 드리는 기도를 드려야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와 같이 솔직하게 하느님께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댓글

미래와 현재의 분심을...

나중에 하기로 약속을하고 현재에 머물러라....

기막힌 방법이네요.
한번 해 봐야겠습니다.

안셀모

철부지 아이처럼...

세상을 살아야겠는데 그것이 문제로다.

장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