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5/24 연중 제7주간 토요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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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연중 제7주간 토요일-마르코 10장 13-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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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언짢아 하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마르 10,13-16)


<아름다음 늙음>

늙으면 추해진다, 나이가 들어가면 아름다움이 사라진다는 말은 결코 일반화시킬 수 있는 논리가 아니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세상과 몇 겹이나 분리된 한 수도원에서 기도에 침잠 중인 한 은수자를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예수님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연로해지셔서 등은 굽었고, 머리도 하얗게 세었지만, 그의 얼굴은 미소년과도 같았습니다. 눈은 총기로 반짝였으며, 얼굴은 광채로 빛났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그를 그토록 아름답게 만든 것입니다.

올리비에 클레망이란 신학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방교회에서는 늙음을 매우 사랑한다. 늙으면 오로지 기도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늙은 사람은 모든 짐을 벗는다.

사람들은 열 살 내지 열두 살의 어린이일 때까지는 기도한다. 그러난 그 나이를 넘기면 삶이 마치 싸움판처럼 변하며, 기도를 잊고 살기 쉽다. 기도를 잊어버린 사람에게는 늙음이 무의미하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러나 이 세상은 그 누구보다도 기도하는 노인들을 필요로 한다. 기도를 위해 늙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가까이 다가오는 어린이들을 축복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어린이들을 유심히 바라보십시오. 어린이들이 지닌 삶의 경향 가운데 두드러진 것 한 가지는 천진난만하다는 것입니다. 순수하다는 것입니다. 사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 근심 다 잊고 놀이에 푹 빠질 줄 안다는 것입니다.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자신의 나약함과 무력함을 잘 알기에 겸손하게, 때로 집요하게 청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모습 안에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어린이의 단순한 모습은 한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 아버지께 다가가야 하는 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 사라져버린 낙원을 복구하는 길은 바로 어린이처럼 되는 것입니다. 어린이처럼 하느님의 거룩함 앞에 넋을 잃고 경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순수한 마음이란 영원히 살아계시며,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하느님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마음, 관상하는 마음입니다.

순수한 마음이란 자신이 범한 악에도, 자신이 행한 선에도 더렵혀지지 않는 마음입니다.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을 모두 세상 밖으로 던져버리십시오. 단순한 마음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만 바라보십시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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