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묵상 】7/3 목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양승국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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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목요일 성 토마스 사도 축일 - 요한 20,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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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 20,24-29)


<하느님 체험을 위한 족집게 과외>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한 평생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염원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찐한 하느님 체험"일 것입니다.

저 역시 수도자로 살면서 늘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 한 가지는 제 신분 상 언제나 하느님을 눈앞에 뵙는 듯이 살아야 될 텐데, 하느님 두려워하며 살아야 될 텐데, 그래서 하루하루를 조심스럽게 살아가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에 대해서 이렇다 할 체험이 없이, "이거다" 하는 확신도 없이 살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물에 물 탄 듯한 생활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가끔 신자들께서 자신들이 경험했던 하느님 체험에 대해서 신나게 이야기할 때면 더욱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게 됩니다.

이럴 때마다 한 가지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수도자에 대한 특별우대가 없다는 진리를 말입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공평합니다. 성직자라고 해서 얻게 되는 프레미엄이란 없습니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기도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성직자 역시 하느님의 현존을 의심하는 비신자나 냉담자처럼 지낼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최근 제가 느끼는 갈증 가운데 가장 큰 갈증은 하느님께 대한 갈증입니다. "단 한번만이라도 예전처럼 그분 얼굴을 뚜렷하게 뵈올 수만 있다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텐데...단 한번만이라도 예전처럼 강렬하게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정말 잘 살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러나 사실 하느님은 우리의 영적 생활의 무미건조함 여부에 상관없이 언제나 우리 인생 여정에 동반하시고 우리 인간 역사에 활기차게 역사하시는 분임을 믿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 개인의 행복과 불행에 상관없이 언제나 우리 삶 가운데 현존하시는 분이심을 확신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토마스 사도는 눈으로 반드시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불신에 가득 찬 우리 인간의 삶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사도의 "죽어도 못 믿겠다."는 외침은 바로 오늘 우리의 외침입니다.

하느님은 고통과 눈물 그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는데, 하느님은 도대체 어디 계신거냐"고 외칠 때 우리는 또 다른 토마스 사도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보다 각별한 하느님 체험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그런데 하느님 체험은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는 선물입니다. 하느님 체험을 위한 속성 과정이나 암표는 이 세상 어딜 가도 없습니다.

하느님 체험을 위한 족집게 과외는 따로 없습니다. 오직 끊임없는 간절한 기도, 고통과 십자가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 하느님께 대한 항구한 충실성, 하느님께서 활동하시는 순간을 기다리는 인내심만이 우리를 보다 강렬한 하느님 체험에로 인도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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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의 복음 묵상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보고도 못 믿기가 다반사인데
보지 않고도 믿는다는 것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요?

그래도 신앙의 눈을 뜨기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천양지차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믿을 수 있습니다.

오늘도 성체와 성혈이 들어 올려질 때,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으니
정말 감사할 일입니다.

*** 나의 삶의 자리에 접지하기 ***
오늘 하루를 살면서 의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믿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멘.
안셀모